|
이충식의
' 클래식은 영화를 타고 '
< 쇼생크 탈출 -
The Shawshank Redemption >
"두려움은 너를 죄수로 가두고
희망은 너를 자유롭게 하리라..."
(Fear can hold you prisoner ,
Hope can set you free...)
여기,
모차르트 음악이 헌사한 ' 희망을 통한 구원
(Redemption), 그리고 자유...'의 서사가 있습니다.
촉망 받던 은행 부지점장 앤디 듀프레인
(팀 로빈슨분)은 아내와 정부를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받고 메인 주립교도소 '쇼생크'에 투옥되지요.
극 중 화자(話者)인 흑인 장기 복역자
엘리스 보이스 레드 레딩 (모건 프리먼 분)은 회고합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예전의 날들은 사라져버리고
과거를 생각해 볼 끝없는 시간만이 남는다.
앤디는 어딘가 조용한 면이 있었다.
타 수감자와 다르게 걷고, 다르게 말했다..."
강력범들이 수감된 이곳에서 재소자들은 짐승
취급당하는데다,
혹여 간수 눈에 잘못 보였다가는 개죽음 당하기
십상이지요.
처음엔 적응 못하던 앤디는 교도소 내 모든 물건을
구해주는 레드와 친해지며 쇼생크 생활에 적응하려
하지만,
악질 수감자에게 걸려 성폭행까지 당하는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날,
공장 지붕을 수리하는 공사에 작업자로 차출됐다가,
'죽은 동생으로부터 3만 5천불을 상속받았지만,
상속세로 뜯기면 남는게 없다'며 연신 불평하는 캡틴
바이런 해들리(클랜시 브라운 분) 의 말을 듣게된 앤디...
그는 목숨을 걸고 접근해 합법적인 면세 방법을 알려주죠.
'당신을 배신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 안에서 배우자에게
증여할 경우 6만 달러까지 한번은 세금이 면제된다'는
기지어린 조언과 함께 앤디의 운명은 극적으로 달라지게
됩니다.
교도소의 세탁장에서 '옷 세탁'을 하던 신세에서
교도소 간부들의 '돈 세탁'을 돕는 조력자로 변한
게지요.
"수수료는 무료로 해드릴테니,
대신 제 동료들에게 맥주 3병씩만 주세요.
야외에서 일하는 남자들은 맥주 한잔에 일할 맛이
난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만..."
그리하여 1949년 봄,
지붕 보수작업을 했던 죄수들 모두는 한 줄로 나란히
앉아,
쇼생크 역사상 가장 악랄했던 간수장이 선사해 준
시원한 맥주를 마시게 됩니다.
그런데 정작 앤디 본인은 휴식시간 동안 그늘에 앉아서
뜻 모를 미소만 지은 채, 술을 끊었다며 동료들이 맥주를
마시는 걸 그저 지켜보고 있지요.
레드는 기억해 봅니다.
"간수에게 잘 보이려고 그랬을까?
아니면 우리들 중에 친구를 만들기 원했을까?
내 생각은?(me?)
그는 평범했던 자신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게 아닐까?
아주 잠시만이라도..."
앤디는 은행가였던 자신의 능력을 십분 활용하여
간수들의 연말 결산이나 교도소장의 돈 관리 등을
도맡아 해결해 주면서, 그를 괴롭히는 죄수들은
더이상 나오지 않게 되지요.
그런 앤디는 레드에게 자조(自嘲)적으로 얘기합니다.
"재미있는 건 난 사회에 있을때 정직했다는 거에요.
오히려 교도소에 와서 사기꾼이 됐죠..."
그렇듯, 쇼생크 교도소 내 '악어새' 같은 존재가 됐던
앤디가 수감 생활을 한지도 어언 19년째.
속절없는 세월의 흐름 속에 그의 방을 장식해 준
핀업 걸은,
스티븐 킹의 중편 원작 제목인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구원 '(Rita Hayworth and Shawshank
Redemption)의 글래머 스타 '리타 헤이워드'로부터
시작해,
앤디의 감옥 10주년 기념(?)이라며 레드가 선물한
당대의 유명 여배우 '마릴린 먼로', 그리고 '라켈 웰치'로
바뀌어 갑니다.
이처럼 이제 어느정도 고참이 된 앤디.
그는 가석방된 후 너무 변해버린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채,
끝내 스스로 목을 매달아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 선배
수감자 브룩스 하틀렌(제임스 위트모어 분)를 추모하는
'브룩스 기념도서관(Brooks Halten Memorial Library)'
의 사서로 생활하지요.
교도소 소장의 두터운 신임을 얻은 앤디는 도서관의
소장 도서를 확충하는 일에 애정을 쏟습니다.
간수들의 회의 섞인 시선에도 주 의회에 탄원서를
거듭 보낸 끝에 중고 책과 음반들을 살 수 있는 기금을
지원받게 되지요.
그런데, 배달된 레코드 판 중에서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음반을 발견한 앤디...
그는 잠시 망설이다 교도소 방송실의 문을 걸어 잠근 뒤,
스피커를 통해 이 '피가로의 결혼' 중 3막 속 '편지의
2중창'으로 잘 알려진 , '저녁 산들바람에 띄우는'
(Che soave zeffiretto)'을 틀어줍니다.
평생 거칠고도 빈한한 삶을 살았던 쇼생크 감옥의
재소자들은 느닷없이 울려 퍼지는 서정적인 듀엣에
귀를 기울이며,
마치 천사가 노래하는 듯한 그 꿈결같은 천상의 선율을
통해 그간 까맣게 잊고 있었던 '자유'를 떠올리게 되지요.
레드는 회상합니다.
"난 지금도 그 이탈리아 여자들이 뭐라고
노래했는지 모른다.
사실은 알고 싶지 않다.
모르는 채로 있는 게 나은 것도 있다.
난 그것이 말로도 표현할 수도 없는,
가슴이 아프도록 아름다운 얘기였다고 생각하고 싶다.
그 목소리는 이 회색 공간의 누구도 감히
꿈꾸지 못했던 하늘 위로 높이 솟아올랐다.
마치 아름다운 새 한마리가 우리가 갇힌 새장에
날아들어와 그 벽을 무너뜨린 것 같았다.
그리고, 아주 짧은 한 순간 쇼생크의 모두는
자유를 느꼈다..."
그렇게, 모차르트의 노래는 아름다움의 실체를 통해
인간 본연의 '존엄성'과 인간이 누려야 할 '자유의 가치',
또한 잊거나 놓치고 있었던 '희망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연결고리였던 것입니다.
아울러 '음악이 왜 우리 곁에 존재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확실한 대답이기도 했지요.
이 2중창은 영화에서도 권력 관계가 머지않아
뒤집힐 수 있다는 암시적 장치의 역할을 합니다.
앤디 역시 교도소장의 권력 남용과 부패를 폭로하기 위해
극적인 반전을 꿈꾸고 있다는 것을 복선처럼 깔아놓은
것이죠.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소장의 경고를 묵살한 채,
'3분 여'이지만 끝까지 이 곡을 틀어 주었던 앤디.
결국 그는 이 일로 인해 '2주간'이나 독방 신세를
지게 됩니다.
쇼생크 동료들은 그런 앤디를 크게 환영하지요.
"영웅이 돌아왔네!
다른 곡도 좀 들려주지 그랬어?"
'문을 부수고 들어와서 그러지 못했다'며,
일주일이 일년 같은 지옥의 독방 생활을 다름아닌
'모차르트'를 들으며 견뎌낼 수 있었다는 앤디.
'녹음기를 갖고 들어갔었냐'는 동료들의 질문에
그는 흔연스레 대답합니다.
"머리로 듣지 , 내 가슴에도 들리고.
그래서 음악이 아름다운 거야.
어느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거든.
음악에 대해 그렇게 안 느껴봤어?"
레드는 시쿤둥하게 답합니다.
" 어릴 때 하모니카를 분 적이 있지.
이젠 흥미를 잃었지만,
여기에서는 부질없는 짓이니까. "
앤디는 힘주어 얘기하지요.
"이런 곳일수록 음악이 필요하죠.
잊지 않게 해주니까요.
진짜 세상을 말입니다.
망각하지 않는 게 중요해요.
차가운 교도소 말고 다른 세상이 있다는 걸 말이죠.
그걸 내 마음에 담아두면 아무도 손댈 수 없어요.
바로 '희망'을 말이죠!"
레드는 반박하지요.
"희망?
이봐, 지금 무슨 얘길하는 거야?
희망은 위험한 거야, 희망은 이성을 잃게 하지.
이 안에선 아무 쓸모도 없어.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게 좋아."
그러나 앤디는 차갑게 되묻습니다.
"브룩스처럼요?"
한편, 워든 새뮤얼 노튼 교도소장(밥 건턴 분)은
수감자들을 무료 인력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각종 인프라 건설 사업에 수감자를 투입하고는
업자들에게 뇌물을 받으면서 자신의 배를 불려나가죠.
물론, 이렇게 들어오는 소장의 돈세탁은 여전히
앤디의 몫.
이 밀월 관계가 짙어지며 앤디는 소장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됩니다.
"나는 두가지만 믿는다.
'규율과 성경'!"
그러면서 교도소 소장은 자신이 애송하는
요한복음 8장 12절을 앤디에게 들려주지요.
" 예수께서 또 말씀하여 이르시되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둠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쇼생크 내 정점의 권력자요,
신과 같은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교도소장 워든 노튼.
그의 뒤를 잘 따른다면 죄수들은 비록 감옥이지만
나름대로의 빛과 안식을 얻게 되는 게지요.
앤디 역시 자기가 좋아하는 마가복음 13장 35절
귀절을 교도소장에게 얘기합니다만,
"그러므로 깨어 있으라.
집 주인이 언제 올는지..."
이처럼 일부만 말한 채 뒷부분인
'혹 저물 때일는지, 밤중일는지, 닭이 울 때인지,
새벽일는지, 너희가 알지 못함이라' 의 구절은
짐짓 얼버무리고 말지요.
앤디의 포커스는 성경구절 전체가 아닌,
바로 '깨어있으라'에 있었던 게지요.
다른 수감자들은 쇼생크의 법과 규율에 순응하며,
자유와 희망을 잊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만,
앤디가 좋아하는 성경 말씀처럼 인간으로서의 본질을
되찾기 위해 '죽어 있는 돌'에 머무르지 않은 채,
'깨어있는' 수감자는 앤디 자신이 유일합니다.
그런데...
로큰롤을 좋아하는 젊은 죄수 토미 윌리엄스
(길 벨로우스 분)가 신참내기 수감자로 들어오고,
앤디는 건방지지만 왠지 미워할 수 없는 토미와
금방 친해지죠.
앤디는 토미의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도와주며,
그가 새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주게 됩니다만,
토미는 우연히 자신이 만났던 다른 감옥의 수감자 중에
앤디의 부인과 정부를 살해한 진범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를 앤디에게 얘기합니다.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수 있다고 생각한 앤디는
소장에게 자신의 결백을 밝혀 달라고 간곡히
부탁합니다만,
자신의 검은 뒷거래를 모두 알고있는 앤디를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었던 소장...
그는 오히려 자신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한 앤디를
괘씸죄로 독방에 한 달간 가두어 버린 채,
사건의 진상을 알고있는 토미를 저격하여
죽여버리고 맙니다.
"토미는 내가 죽인거나 마찬가지에요.
내 성격때문에..."
절망감으로 몸도 마음도 피폐해진 앤디,
그는 레드와 '꿈과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지요.
"레드, 당신은 여기서 석방될 것 같아요?"
"나? 언젠가 흰수염이 나고 노망이 들어 헛소리를
하게 되면 내보내 주겠지..."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지후아타네오'이에요.
멕시코에 있죠.
태평양에 접한 작은 마을이에요.
멕시코 사람들은 태평양을 뭐라고 하는지 아세요?
'기억이 없다'고 해요.
그곳에서 남은 여생을 살고 싶어요.
난 내 아내도 그녀의 애인도 절대로 쏘지 않았어요.
내가 무슨 실수를 했건, 그 이상의 값을 치뤘죠."
"자신을 학대하지 마 , 앤디.
이뤄질 수 없는 꿈이야.
멕시코는 저 멀리 있고 넌 여기 있어.
그게 현실이야!"
"그 말이 맞아요.
그 곳은 멀리 있고 난 여기 있죠.
선택은 하나밖에 없어요.
바쁘게 살던가,(Get busy living)
바쁘게 죽던가...(or get busy dying...)"
화면 속에서 '사느냐 죽느냐'를 스스로 결정하지 못한 채
빛과 어둠의 경계선에 엉거주춤 머물고 마는 레드와는
달리,
앤디는 어두운 그림자로부터 나와 밝은 빛의 위치로
나갑니다.
그는 단연코 '사는 것'을 선택한 것이지요.
앤디가 포스터를 레드에게 구해달라고 부탁한 건
무료함을 달래는 감상을 위해서가 아닌 벽을 감추기
위한 용도였고,
성경책 역시 작업에 쓸 망치가 들키는 걸 막는
위장용이었습니다.
"소장, 당신이 옳았어.
이 속에 구원이 있었어..."
그 망치야말로 '자유'를 향한 길을 만드는데 꼭 필요한
'희망'이자, '구원'으로 가는 첫걸음였던 게지요.
하여, 교도소장의 비밀 금고를 가리는 십자수의 성경
글귀는 우연이 아닌, 그야말로 통렬한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내가 정한 때가 오면 나는 올바르게 심판하리라!"
또한 앤디가 망치를 감추기 위해 사용한 성서에서
구멍이 파였던 첫 장은 이집트의 노예였던 이스라엘
민족들이 탈출하는 '출애굽기'(Exodus) 대목으로,
말그대로 교도소장의 파멸적 운명이 되지요...
1966년 폭풍우가 치던 어느 날 밤,
237호 수감자 37927 앤디는 쇼생크를 탈옥합니다.
뒤늦게 교도소에서는 앤디를 추적했지만
찾아낸 거라곤 진흙묻은 죄수복, 비누 한개, 그리고
달아서 해진 '망치' 하나가 전부였지요.
굴을 파려면 6백년이 걸릴 걸로 생각했던
그 망치말입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20년도 안걸렸죠.
앤디는 냄새나는 시궁창을 무려 축구장 5개만한
거리인 3킬로미터나 기어나갔습니다.
앤디는 탈옥할 때 가져온 정장을 갖춰 입고,
그가 소장을 대신해 가상인물인 랜돌프의 계좌에
차곡차곡 모아둔 37만 달러를 전부 인출하지요.
아울러 포틀랜드 지역 신문사에 소장의 비자금을
관리하던 회계장부와 쇼생크 내의 살인과 폭력에 대해
폭로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
워든 소장과 해들리 간수장을 향한 결정타를 완벽하게
먹인 앤디.
그는 레드에게 엽서를 한 장 보낸 뒤 국경을 넘어
잠적합니다.
레드와 동료들은 앤디야말로 억지로 가둬서 안되는,
'자유로운 존재'였다고 얘기합니다만,
그가 통쾌하게 탈옥에 성공한 기쁨도 잠시,
남겨진 레드는 절친이 떠난 허전함과 쓸쓸함을 가슴 깊이
체감케 되지요.
우여곡절 끝에 가석방 판정을 받아,
40년만에 쇼생크에서 출감해 사회로 돌아온 레드는,
브룩스가 머물던 가석방 죄수를 위한 방에서 숙식하며,
또한 그가 일하던 마트 계산대에서 어렵사리 일하게
됩니다.
레드 역시 오랜 세월 단절되어 있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채 점차 절망해가며, 브룩스의 고통스런 심정을
고스란이 깨닫게 되지요.
" 처음엔 싫지만 차츰 익숙해져.
그리고 세월이 지나면 벗어날 수 없어.
그게 길들여진다는 거야."
브룩스처럼 익숙했던 감옥 생활로 되돌아가고 싶은
나머지,
그만 거리의 가게에 진열된 총을 바라보다
그 위에 놓인 나침반을 보게 된 레드...
그는 브룩스가 자살하며 벽에 남긴
'BROOKS WAS HERE'의 글귀에 덧붙여 새깁니다.
'SO WAS RED'...
그리고,
레드는 감옥에서 앤디가 그에게 만약 나오게 되면
자신이 아내와 데이트하며 청혼했던 장소에 가서
어딘가에 묻힌 물건을 찾아달라고 자세하게 부탁을
했던 것을 떠올리며, 그 장소를 향해 떠나게 되지요.
레드는 그 곳에서 앤디가 묻어둔 흑요석 상자와
그 안의 현금봉투 속에 들어 있는 편지를 발견합니다.
"친애하는 레드 ,
당신이 이걸 읽고 있다면 이제 자유의 몸이겠죠.
멕시코 마을 기억하죠?
지후아타네오!
기억하세요, 레드.
희망은 좋은 거죠.
아마 가장 소중한 것일 거에요.
그리고 좋은 건 절대 사라지지 않아요.
당신의 친구 앤디가."
결국 레드는 가석방 주거지를 이탈하여
멕시코로 떠나갑니다.
"나 하나 사라진다고 소란을 피우진 않겠지,
늙은 도둑놈 하나 쯤인데.
'바쁘게 살든지, 바쁘게 죽든지',
정말이지 맞는 말이야.
나는 지금 내 일생에서 두 번째 범죄를 저질렀다.
바로 '주거제한지역 이탈죄'다.
이제 나 같은 늙은이가 어딜 가든 검문 받을 일도
없겠지만...
친구 생각에 너무 흥분돼서
엉덩이를 자리에 붙이고 있는 게 힘들다.
이것이 바로 자유로운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기쁨이리라.
희망을 찾아서 긴 여행을 떠나는 자유로운 사람.
부디 국경을 무사히 넘기를,
나의 친구를 만나 따뜻한 악수를 할 수 있기를,
그리고 태평양이 내 꿈에서처럼 푸르름으로 가득하기를
희망한다.
나는 희망한다! "
하여, 멕시코 어느 따뜻한 바닷가에 도착한 레드는
낡은 보트를 수리하고 있던 앤디와 감격적으로
재회하지요.
'새장 속의 새는 자유롭게 날 수 없고, 감옥에 길들여진
죄수들은 바깥 세상에서 행복할 수 없다'라던
쇼생크 교도소의 암묵적 금기도 더불어 깨지며,
진정으로 자유를 되찾은 두 남자의 이야기는
그 막을 내립니다.
- 李 忠 植 -
.영화 < 쇼생크 탈출 > 예고 동영상
https://youtu.be/p8tgEikbrvc
감독 프랭크 다라본트가
'두려움(Fear)과 희망(Hope)과의 투쟁'을 절묘하게
그려낸 작품 < 쇼생크 탈출 >(1994).
극 중 레드 역의 모건 프리만을 통한 내레이션은
당사자의 시점이 아닌 관찰자의 시점으로 극을
진행해 가며,
앤디와 브룩스가 담아내지 못했던 마음과 생각들을
레드가 해석해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세번에 걸쳐 진행되는 레드의 가석방 심리를
큰 축으로 펼쳐지지요.
첫번째 심사에서 레드는 무조건적으로 자신이 잘못이
많다고 말합니다.
두번째엔 회개하며 반성하고 있다고 하죠.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 심사에선 자신의 느낌과 심정을
솔직하게 쏟아내며, 늙어 빠진 자신만 남았다고
한탄합니다.
"그 젊은 녀석은 오래전 없어지고
이 늙은 놈만 남았어
그렇게 살 수 밖에 없어.
교화(敎化)였다고?
그건 다 헛소리야.
자넨 부적격 도장이나 찍고 내 시간 그만 뺐어."
이처럼 자못 굴곡있게 이어지는 가석방 심사 건은
레드라는 케릭터의 입체성과 그 심경변화를
잘 알 수 있게 해주며,
'희망과 자유'라는 영화의 화두와도 깊게 연결되지요.
영어 원제목의 'Redemption'은
기독교적인 의미로 속죄와 구원을 뜻하는데,
앤디가 감옥 밖에서 양 팔을 뻗고 있는 모습에서
감독의 의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레드가 감옥을 나오기 전 '감옥 안의 어두운 조명'과
감옥에서 나온 뒤 '감옥 밖'의 눈부신 조명'의 대조를
통해서 자유와 행복을 강조한 치밀한 세팅과
촬영 기술은,
영화 속 마지막으로 펼쳐지는
바다 장면에서의 '눈부신 희망의 짙푸른 하늘 색'과
감옥에서 보는 '짙은 절망의 하늘 색'간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게 하지요.
심볼리즘 또한 다양하게 활용되며,
카메라 각도를 통해서 등장 인물의 캐릭터를 오롯이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배경의 철창이 없어지지 않는 브룩스의 화면은
그가 감옥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채,
진정한 의미의 자유를 찾지 못했음을 나타내는
반면,
레드를 따라가며, 의도적으로 철창을 화면에서 지우는
카메라의 시선은 그가 몸도 마음도 자유스러워졌음을
은유하고 있지요.
그리고 레드에게선 브룩스와는 다르게 조명이 한톤으로
유지되며 철창의 그림자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두 사람이 출옥해서 버스 안에 앉아 있는 위치 또한
반대로 비춰지지요.
레드는 앤디가 '희망을 절대 잃지 말라'며,
선물했던 하모니카를 아주 작게 불어 봅니다만,
레드의 자유를 향한 열망은 이 하모니카 소리처럼
자못 작고 미미함에도 결코 끊어져 있지는 않습니다.
극 중 다시 한번 하모니카 소리가 들려오는 때가
있지요.
돌밑에 남겨진 앤디의 우정어린 편지를 읽는 장면에서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하모니카 선율은 앤디의 편지가
레드에게 얼마나 큰 희망으로 다가왔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영화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새'는 자유를 의미하지요.
아울러 모차르트 음악으로 쇼생크 수감자들에게 자유를
느끼게 해주는 시점, 짙푸른 바다가 펼쳐질 때,
그리고 자유를 얻은 두 사람을 품어내는 시퀀스 모두에,
카메라는 하늘에서 그들을 내려다 봅니다.
이처럼 새와 하늘, 그리고 하늘에서 바라보는 카메라의
시선들은 다름아닌 '자유'를 나타내고 있지요.
반면, 앤디가 자유를 잃고 쇼생크 감옥으로 들어올 때엔
카메라가 땅에서 하늘을 비추다가 하늘이 점점 쇼생크의
어둠에 가려집니다.
2. 영화 < 쇼생크 탈출 > 명장면
-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Le Nozxe de Figaro) 중 3막의 '편지의 이중창'
https://youtu.be/zdpVz_Sqi7s
영화 속 교도소에서 앤디가 들려준 '편지의 이중창'은,
'피가로의 결혼' 중 3막에서 백작부인이 남편의 마음을
잃어버린 자신의 쓸쓸한 처지를 한탄하며 담아 부르는
아리아 '좋았던 시절은 어디로 갔나'(Dove sono i bei
momenti)에 이어,
백작 부인 로지나와 하녀 수잔나가 부르는 듀엣입니다.
백작은 신랑보다 첫날 밤을 먼저 치룰 수 있는 봉건적
권리인 초야권을 내세우며 호시탐탐 수잔나를 노리고
있지요.
이러한 백작의 음흉한 야욕을 꺾기 위해,
백작부인과 수잔나가 합심해 백작을 향한 거짓 유혹의
계략을 짜내는 노래가 바로 이 '2중창'입니다.
'순수와 자유', '희망과 구원'으로 표상되는 영화의
화두처럼,
'편지의 이중창'은 귀족과 하인이라는 계급의 차이를
넘어서서 공동운명체의 여자로서 느끼는 섬세한
감정을 묘사하고 있지요.
'부드러운 산들바람이 오늘 저녁 불어오네
숲의 소나무 둥치 아래로 ,
나머지는 그가 다 알아차릴거야
소리맞춰 노래해, 부드러운 산들바람아'
3. '쇼생크탈출(자유)' 탈출장면
https://youtu.be/dQt_TQoiAl0
첫댓글 '두려움과 희망과의 투쟁' 의 서사,
<쇼생크 탈출-The Shawshank Redemption>.
'순수와 자유' , 또한 '희망과 구원'으로
표상되는 영화의 화두를 감싸안으며 흐르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속
백작부인과 하녀 수잔나의 '편지의 2중창',
더불어 주요 모멘트마다 절묘하게 은유적으로
인용되는 마가복음과 요한복음, 그리고
출애급기의 성경구절들...
고비고비 가히 환상적인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하여,
'짧은 한순간 쇼생크의 모두는 자유를
느끼게 되지요...'
20년이란 길고 긴 세월을 함께 했던
친구 앤디가 탈옥해 그의 곁을 떠나갔을 때,
레드는 '자신도 모르는 희망'을 그만 또 잃어버렸지요.
덩그러니 남겨진 빈자리를 마주하며,
레드는 쓸쓸히 되뇌입니다.
" 새장 안에 갇혀서는 살 수 없는 새가 있다.
그러기엔 그 깃털은 너무 찬란했다.
새들이 비상하는 기쁨을 빼았는 것은 죄악이다.
그런 새들이 날아갈 때 그 새들이 떠난 곳이
너무 어둡고 허전하듯,
우리가 갇힌 자리에서 앤디가 떠났기 때문에
더욱 허전하다.
내 친구가 그립다..."
레드는 자신이 쇼생크에서 '희망없이 살았던
시간'에 대해 얘기합니다.
" 처음에는 저 벽을 원망하지.
하지만 시간이 가면 저 벽에 기대게 되고
나중엔 의지하게 된다네.
그러다가 결국 삶의 일부가 되어버리는 거야..."
진중한 내레이션의 '레드' 역 모건 프리맨...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1989),
'용서받지 못할 자'(1993)에 이어 출연한,
'쇼생크 탈출'(1994).
당시 57세였던 그는 이 영화 이후
현자스러우면서도 멘토적인 연기와 함께,
주인공을 절묘하게 돕는, 가히 대체불가의
독보적인 캐릭터로 자리매김합니다.
수차례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음에도
번번히 수상 문턱에서 좌절했던 그는,
명콤비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2004년 연출작
'밀리언 달러 베이비'로,
마침내 제 77회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게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