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12코스 - (3) 산경도예를 거쳐 신도 바당올레길
↙↙↙↙↙↙ 신도 앞바다에서 만난 텐무 ↙↙↙↙↙↙
녹남봉을 내려서자 비바람이 몰아쳐서 사진을 찍을 수 없는 수준이다.
할 수 없이 카메라는 접어서 비옷 속 안주머니 깊이 넣고
비에 맞서는 육탄전을 감행한다
옛 신도초등학교로 이어지는 제주올레길 12코스
신도리 마을 안길을 따라 걷는다.
마을길로 접어들자 작은 시멘트 골목길은 이미 작은 시내가 되었고
지붕으로 내린 비는 지붕끝으로 모여 작은 폭포를 이룬다.
이 골목길에 세계 골프계의 다크호스로 등장한 양용은의 생가가 있다.
그의 생가는 제주 어느 마을에 가도 만날 수 있는,
소박하고 작은 집이었다.
다시 시원하게 펼쳐지는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모습이 보인다.
신도 초등학교 앞, 천진스럽게 뛰어 노는 옛날 나의
그때 그시절의 나를 느껴본다...
학교 담에 올레꾼들을 환영하는 플래카드가 있고...
녹남봉을 돌아 내려와 마을을 지나 도착한곳은...
도자기 만드는 곳인데...
폐교가 된 신도 초등학교를 활용한 곳...
산경도예...
운동장 옆 휴식공간위에 그늘막에는 등나무가 꽃을 피우고 있어
그나마 여행자의 눈길을 잡아 주었다.
내리는 비속에 그나마 등나무 아래서 잠시 쉬며
우리의 비상식량 곶감을 먹었다.
산경도예를 나와 바로 이어지는 마을을 지난다.
아기자기한 제주도 돌담으로 이어지는
자그마한 마을길을 지난다...
엄청나게 내리는 비로 샌달은 이미 온통 비에 젖어
가끔씩 시냇물되어 흐르는 물에 이제 신발채로
발도 씻어가면서 비바람을 즐긴다... ㅠㅠ
이런 길을 제주도에서는 '올레'라 부른다.
전봇대에 올레 방향을 알리는 표식을 그려놓았다.
푸른 밭을 지나 한참 가다보면 파도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내륙길을 나와서바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비가잠시 그쳤나보다...저 멀리 수평선이 아스라이 바라보이고,
깊은 바다는 옥빛으로 일렁인다...
텐무에 밀려드는 하얀 파도가
포말을 이루며 해안으로 내달리고 있다...
시원한 바람이 바닷바람을 실어 얼굴에 와 닿는다.
태풍이 조금 잦아드나 보다..
가랑비 수준의 비와 세찬 파도 소리만...
긴 들판을 걸어오면서 갑갑했던 마음을 잠시 바다구경을 하여
시원하게 풀었다...
금강산 아니 올레길도 식후경...ㅋㅋㅋ
도원횟집에서 점심을 먹으며 조금 쉬기로 하였다.
펠릭스 뭘 먹을까요?
음...하비에르를 위해 옥돔구이를 시키고
비를 맞아 좀 추우니 메로지리탕으로 속을 녹이기로...
ㅋ~
아침내내 텐무와 맞서 오느라 피곤한 몸과 마음을
따스한 메로 국물로 녹였다..
식사하고 나서는 또다른 신도락의 플러스 알파...ㅋㅋ
한잔의 커어피..
카~ 맛있다
도원 횟집앞은 흰 파도가 끝없이 부딪히는
제주의 서해바다이다.
신도 바닷가에는 용암이 만든
크고 작은 네개의 도구리가 있다고 한다.
도구리는 나무나 돌의 속을 둥그렇게 파낸
돼지나 소의 먹이통이란다.
신도바당 도구리에는 파도에 쓸려 온
물고기와 문어등 종종 볼 수 있다고 하는데...
한번 보러 가 볼까나..ㅋㅋㅋ
간세는 우릴 바다로 가라고 하는데...
뒤에서 도원횟집 아줌마가 태풍으로 파도가 너무 심하니
오늘은 바다 올레길로 가면 안된다고 하네요...
이곳 도원횟집을 지나면 바당길로 이어진다.
제주 화산암으로 형상된 바당길을 걸으며
제주의 마그마가 녹으며 형성된 제주 바다의 모습..
그리고
그 바다를 깨우는 태풍 텐무를 만나는 곳...
바당 올레길로 가지는 못하고 해안길을 따라 걸어가는 길...
화산암 위로 크고 작은 돌이 길가를 장식해 두었다.
태풍이 지금 제주를 지나고 있다...
그리고 그 바닷가를 우리 가족 3명이 용감하게
걷는다..
문득 뉴스에서 태풍이 부는 부둣가에서
사진기자가 파도에 휩쓸려..(ㅠㅠ)
그렇게 높은 파도는 아니기에 즐기면서 걷는다...
태풍이 깨끗하게 올레길을 세수시킨 것 같다
길과 길가에 자란 풀들이 더욱 푸르게 빛난다
하비에르가 파도를 사진에 담느라고 여념이 없다.
하비에르도 태어나서 이런 태풍을 몸으로
직접 맞으며 걸어 보는 건 처음이라
많은 걸 느끼게 해 주었으리라 생각해 본다..
기특한 우리아들 잘 자라주어서 참 고맙다..
태풍이 불어서 바다는 흰 파도를 일으키며
대기의 산소를 호흡한다고 한다.
꼭 살아있는 생명체 처럼..
태풍의 힘을 이용하여 바다에 몸을 의지하고 살아 가는 수많은
물고기와 해초들에게 쓰일 산소를 흡입하는 것이다..
자연의 신비는 신비롭기만 하다.
신도포구를 지나 저멀리 수월봉이 보인다..
눈에 보이는 수월봉이 바로 앞인데 돌아가는 올레길을 보면서
그냥 직진해서 가고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았다...
오늘같이 태풍과 함께하는 올레길에선...
또 다시 흰파도가 검은 화산임을 파고들며
큰 파도소리를 낸다.
제주도를 상징하는 돌과 바람과 여자...
돌과 바람만으로도
이렇게 아름다운 제주도 풍경을 만들어 주고있다...
그런데 왜???
태풍이 무서워서??
제주도 올레길 12코스가 지나는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2리 신도포구 어귀 이곳에...
제주도 푸른바다 해안가 바로 앞에
제주인들의 생활과 염원이 담긴 방사탑을 만난다...
육지의 장승과 솟대와도 같은
속신 역할을 한다고 한다.
제주도 마을 곳곳을 돌다보면 마을어귀나
바닷가 근처에 세워져 있는 방사탑들은
제주인들의 마을 공동체적인 민간신앙이
깃들어진 돌탑으로 풍수지리에 의해 불길한 징조가 비치거나,
허한 곳으로 들어오는 액운을 막으려고 세운 탑이라고 한다.
서쪽이 허다하고 하여 해안 변에 2기의 탑을 세웠다.
마을 사람들은 이 탑이 세워져 있기 때문에
그 마을이 재앙을 막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단다.
이 탑은 비교적 평탄한 지형에 원통형모양으로 쌓고
높이 2.4m이며 탑위에는 높이 1m의 하루방이 아닌 남자상이 있다.
지나는 길에 안내판이 있다.
이곳은 신도 2리..
녹남봉에서 5km를 걸어왔고...
다음 가는 곳 수월봉까지는 5km가 남았네...
아... 지금 이시간..
태풍이 다 지나갔으면 참 좋겠다.
방사탑이 세워진 마을을 지나 해안가를 지난다.
바다와 돌, 그리고 들풀을 만나니
가슴이 탁 트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