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완용(完用)이
신 현 득
“누구보다 원만하군 유능해.”
그 소리 들으며 영은문 터에서
독립문 건립원장이 되었다.
완용이라는 거미인간이.
수천 명 앞에서 애국 연설 한 마디.
박수 받고 나서 “어험!”
큰 기침 한 번.
“저런 분에게는 충성밖에 없다.”
듣는이 보는 이 모두의 생각이었지..
‘설마 매국노까지야.’
그 생각, 하는 이는 없었지.
“누구보다 세계정세를 아는 분.
나라를 일으킬 분.”
그 칭찬이 거미의 귀에도 들렸지.
그건 나도 모르네. 줄타기를 해봐야지.‘
거미의 생각.
그러면서 그도, 설마했었지.
독립협회 2대 회장을 맡았지만
갈림길에서 망설였지,
이로운 쪽을 취하는 거미였기에.
황제와 황후의 총애를 받았지만
줄타기 거미였을 뿐.
친미파에서 찬러파로 얼굴을 바꾸어
아관파천에 공을 세웠지.
대한제국 선포에도 알랑대더니,
황후를 죽인 원수들과 손을 잡는다,
“이제 나는 친일파다.”하고 나서며.
설마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
통감 이등이 자리를 준,
대한제국 총리대신 거미가
황제를 위협해서 황제를 바꾸었지.
이등이 안중근의 총에 거꾸러진 뒤에는
거미도 이재명의 칼을 맞았지만,
그래도 살아난 거미 完用이
경복궁을 들어서 바다 건너 왜국에 팔았다.
왕실을 들어서 왜국에 팔았다.
국토와 백성을 왜국에 팔았다.
설마가 이루어진 것.
“나 完用이 이름은 완전히 쓰이는 그거다.”
거미의 제 이름 자랑이
賣國에 온전하게 쓰인 것.
그런 요령, 그런 수완, 그런 줄타기로
그가 얻은 건
조선총독부 중추원부의장에, 왜왕이 내린 작위.
지을 수 없는 이름 賣國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