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오피아 예가체프
낯선 이름의 커피 한잔을 주문 하고서야,
나는 비로소 이방인이 되었다.
있어야 할 곳이 아닌 곳에 숨은 듯 자리한 카페.
비깥의 생경한 이른 봄 맞이 풍경은 가슴에 바람으로 앉는다.

그네.
빈 그네에 기억을 찾아 앉혀본다.
안 주머니 깊숙히 숨겨 두었던 그 가을의 청아한 웃음소리를,
해지는 들녘 잿빛 카페에서,
그리움이란 이름으로 그네에 태웠다.

떠남 이었을테다.
다시는 돌아 오지 말자는 떠남 이었을테다.
그 바람도,
그 햇살도,
내 기억마저도......
그러나 진정은 돌아 와 마주 앉고픈,
어슬픈 이별 연습 이었나보다.
조각난 해 그림이 머문다.
비워진 자리를,
비워두고 지켜보는 기다림으로 벽에 기댄다.
낯선 곳에서 마셔보는
이디오피아 예가체프.
그리운 사람의 부드러운 입술이었다.

떠남은 돌아옴의 연습 이었을 뿐이다.
첫댓글 멋진풍경.스산한.아름다움이묻어있네요
즐거운여행하셨어요?
오랜만에 듣네요
바람 믾이 많이 담아 오세요~~
감상 잘 잘했어요...^^
아름다운 사진
바람불어오는님 덕에 추억에 잠겨보는 시간이 있어 참 좋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