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매일 학교에 다니고 작업을 하다 보니 시간이 꽤 흘렀지만.. 저에게 너무도 특별했던 10월 3일의 <클로저> 후기를 남겨봅니다.
그날을 계기로 용기내어 이렇게 팬카페에도 가입하게 되어 강우님들께 인사도 드리고 싶었어요 :)
10월 3일 토요일은 최강희 배우님, (래리) 배수빈 배우님, 이도윤 배우님 (댄), 이나은 배우님 (앨리스) 캐스트의 공연이었습니다!
세트도 너무 아름다웠고, 영화 속에서 군중 사이로 댄과 앨리스가 마주보는 장면이나 채팅 장면을 어떻게 구현할지 궁금했는데 천과 프로젝터를 활용한 연출도 재치있고 좋았습니다 ㅎㅎ 또 무대가 생각보다 가까워 배우님들의 표정도 잘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먼저, 영화 <클로저>는 제가 10년 전쯤 접한 뒤 수십 번씩 다시 볼 만큼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였고,
데미안 라이스를 좋아하게 된 계기였고,
사랑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처음 고민해보게 된 작품이었고,
항상 요즘처럼 날씨가 서늘해지면 늘 생각나는 영화였습니다.
그래서 최강희 배우님께서 클로저 연극을 만난 건 운명 같다고 말씀하셨듯이 저에게도 이번 공연은 운명 같은 선물이었던 것 같아요.
연극은 영화와 예상보다 많이 달라서 익숙함과 새로움을 계속 오가며 관극했던 것 같습니다.
래리와 앨리스의 첫만남이라던지, 엔딩, 네 사람의 관계가 미묘하게 다르더라구요.
영화 속 래리보다 연극 속 래리는 더 익살스럽고 장난기 넘치는 인물로 보였습니다.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가장 거부감이 들었던 인물이 래리였는데, 10년에 걸쳐 작품을 다시 보다보면 제 시각도 변하는 게 느껴지고, 배수빈 배우님께서 표현하신 래리를 보니 그의 조금 다른 면도 보였습니다. 래리는 안나와 앨리스가 자신에게 진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느꼈고, 그 불투명함을 견디기 어려워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안나에게 댄과의 관계를 세세하게 추궁하고, 앨리스에게 진짜 이름이 뭐냐며 둘을 몰아붙이죠. 그 후에는 “솔직해줘서 고맙다”고 말하는데,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상대가 자신에게 가면을 쓰지 않았다고 믿고 싶었던 게 아닐까 생각이 들면서 안쓰러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물론 래리는 진실을 원하는 동시에, 그 진실을 이용해 관계를 통제하려고도 하죠. 가면 너머의 상대에게 사랑받고 싶어 하면서도, 가면을 벗기는 방식으로만 가까워지려는 모순을 가지고 있고, 친밀함을 원하지만 신뢰보다 확인과 추궁을 택하는 모습이 래리를 괴롭게도, 잔인하게도 만드는 것 같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영화 속 안나는 저에게는 네 사람 중 가장 행복해 보이지 않은 인물이었어요. 옳은 방식이든 틀린 방식이든 댄, 래리, 앨리스는 원하는 것을 표현하고, 관계를 실험하고, 선택을 후회하기도 했지만 안나는 한 겹의 가면을 쓴 채 어딘가 멀리 떨어져 있는 듯한 인상을 줬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어쩌면 10년 전의 어린 저에게는 안나가 가장 어른스러워 보였을지 모르겠어요.
최강희 배우님의 안나에게서는 그 가면 뒤의 치열한 갈등과 고민이 보여서 좋았던 것 같아요.
감정을 차분하게 누르고 누르며 절제하다가 폭발하는 에너지가 정말 좋은 배우라는 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두려움이 많으면서도 뛰어들고, 회피하면서도 도발적인 선택을 하는 안나의 모순적인 면과 너무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았어요.
저는 안나가 낯선 사람들의 초상, 정확히는 그들의 표면을 찍다가 후반부에는 폐허가 된 건물들을 찍게 된다는 점에 대해 오래 생각하게 됐습니다. 앨리스는 그 작업을 “추함의 아름다움”이라고 표현했죠. 사람의 표정만으로는 그 뒤의 슬픔을 알 수 없듯이 안나는 이제 낯선 사람들의 얼굴 대신 폐허에 남은 흔적을 바라보는 것 같았어요. 안나가 과거와 상처를 지우지 않고 남겨두려는 시도, 혹은 그것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려는 노력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안나가 한층 성장했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리고 영화와는 다른 결말을 맞이했지만, 극 속 앨리스가 세 명의 아이를 구한 앨리스 아이레스의 이름을 빌렸다는 사실도 인상 깊었습니다. 저는 그 세 명의 아이가 안나와 래리, 댄을 가리키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극 속 앨리스는 그들이 붙들고 있던 거짓, 환상, 모순을 드러내고 각자의 진실 앞에 서게 하는 인물 같았습니다. 어쩌면 그런 방식으로 세 사람을 구한 게 아닐까요.
이런저런 혼자만의 해석과 감상을 하다보니 강희배우님은 안나를 어떤 생각과 감정으로 바라보고 해석하셨는지도 궁금해졌습니다 ㅎㅎ
<클로저>는 정말 나눌수록 깊고 넓게 이야기할 수 있는 서사를 담고 있는 것 같아요. 강우님들의 후기도 너무 재미있게, 감탄하며 읽고 있습니다!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어 현재 원작 극본을 읽는 중인데, 다음 관람때는 어떤 감상을 할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
좋아하는 배우님의 연극을 보는 건 처음이라 퇴근길에 배우님을 뵐 수 있을지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그날 만난 분들도 아마 강우님들이시겠죠? ㅎㅎ 최강희 배우님과 강우님들이 가족처럼 따뜻하게 눈을 맞추고 대화하는 모습에서 서로를 향한 애정이 느껴져 제 마음도 따뜻해졌던 것 같아요. 배우님을 항상 마음속으로만 깊이 응원하다가 덕분에 용기를 내어 팬카페에도 가입하게 됐고, 그날이 더 특별하게 남았습니다.
사담도 글도 너무 길어졌네요 ㅎㅎ 긴 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하고, 이렇게 인사드릴 수 있어 반갑습니다!
오늘 마지막 티켓팅 오픈인데 꼭 성공해서 막공까지 재재재관람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강우님들과도 조만간 직접 인사 나눌 기회가 왔으면 좋겠네요 :)
모두 좋은 밤 되세요 🌙
첫댓글 무지 반가워요 서연님❣️
후기도 잘 봤습니다^^
저는 두번 봤는데 사는곳이 지방이라...ㅎ
막공때 만나면 좋겠어요~~
안녕하세요! 따뜻하게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저도 막공때 뵀으면 좋겠어요~ 티켓팅 화이팅입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
반가워요~
후기와 감상 너무 좋네요~
실제 앨리스가 구한 세명의 아이가 나머지 세 인물을 상징하는 건 생각 못해봤었는데
정말 그런 거 같네요! 이렇게 저렇게 생각해 볼 점이 정말 많은 연극인 거 같아요~
다음에 또 연극보러 가셨을 때 다른 팬분들께 말 걸어주시면 다들 반갑게 맞아주실 거예요~
진심이 담긴 소중한 후기 감사드립니다!! 저도 같은 강우 회원으로 다음에 뵙게되면 반갑게 인사 드릴께요 ^^
안녕하세요^^ 후기가 넘 좋네요 다음에 기회되면 뵈어요^^
와우~후기 넘 잘 읽었습니다 감탄하면서 읽었어요
4일 저도 같은 공간에 있었는데 담에 만나면 같이 인사 나눠요^^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 대한 해석 감상이 너무좋네요 저도 모르던 부분에 대한 생각도 해보게 되고 정성스런 후기 리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