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건강검진을 한다고 공가를 냈다.
일찍 해 버리려고 가까운 에스웰병원으로 걸어가니 건강검진은 안한댄다.
짚봉산을 넘어 미래로21병원으로 간다.
아침 운동을 하는 나이 지긋한 사람들 사이 한 노인이 묘지 옆에서
가리나무를 모으고 있다.
미래로병원에서 기본 검진을 마치고 택시를 타고 터미널에 간다.
10시 50분 영산포행 버스표를 사고 식당에 들러 육개장을 먹는다.
식사시간이 아닌데 밥 먹는 사람이 많다. 세상은 다양하다.
잠을 자면서 영산포 터미널에 내리니 11시 반이 지나고 있다.
시험장까지 걸어가보기로 한다.
홍어거리를 지나 영산강 다리를 건넌다.
강끝 멀리 무등산은 흐리다.
옛 역에 서 있는 미카 기관차를 본다.
쓰러져 가는 길 가의 일본주택을 본다.
도로 옹벽 위에 창의사 김천일장군묘지 비석이 보인다.
오후 1시 시험을 통과하고 나오는데 가는 빗방울이 떨어진다.
택시를 타려다가 올라올 때 보아 둔 충경서원과 김천일 묘를 보기로 한다.
파주염씨 염제신의 서원이라는데 공민왕이 그려 준 초상화가 보물이랜다.
문이 닫혀있어 밖에서 보다가 뒷쪽 묘지로 올라간다.
비석들이 가득하다. 아파트 뒤로 멀리 월출산이 보인다.
굽은 길을 건너 김천일 장군 묘지를 찾아간다.
장남 상건의 묘지가 먼저 나타난다.
건재 김천일 장군의 묘지 뒤로도 양성이씨 묘지들이 이어져 있다.
이 작은 내영산을 넘으면 나주 시내의 버스 정류장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며
산을 넘는다.
참나무 잎이 가득한 산길을 미끌어지며 내려온다.
영강초등학교 뒤로 영산강은 나무들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30여분 등짝에 땀이 배이는데 도로로 내려선다.
영산포 건너가는 다리 앞의 삼거리가 나온다.
지나가는 160번 버스를 타고 터미널에 가서 다시 다른 160번을 타고 광주로 온다.
내가 버스탔던 곳에서도 멈춘다. 난 시간과 돈을 헛되이 쓴다.
상무지구에서 내려 기훈에게 전화해 풍암동에서 만난다.
생고기 집으로 들어가니 김교장님이 생각 나 전화한다.
술에 가득 취해 어찌 집에 돌아왔는지 기억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