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일용직 노동자 협동조합, 성공할까?
“프로젝트 매니저로 출근한 첫날이었어요.
나는 약간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우리 회사의 일원이 되었다는 사실을
좋아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었어요.”
2016년 미국 볼티모어에서
건설 일용직 노동자들의
협동조합이 만들어졌습니다.
실업자와 전과자까지, 노동자 조합원들은
일당에서 몇 달러씩을 공제했고
지원단체에서 대출과 컨설팅을 받았죠.
전망은 어땠을까요?
위에 프로젝트 매니저의 증언을 보면
짐작이 갑니다.
참, 이 매니저의 뒷말을 들어보지요.
“절대적으로 좋죠. 조합원들은 갈수록
서로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우리 협동조합의 일원으로서
나는 가능성이란 무엇인지
폭넓게 바라보게 되었어요.”
조합 간부들은 유색인 위주로 구성된
프리랜서 기술자들의
협동조합도 만들었습니다.
일용직 협동조합과 프리랜서 협동조합은
마치 재벌그룹처럼
일종의 지주회사 협동조합을 만들어
협력관계를 유지하기로 했죠.
이들에게 기술은 물론이고
협동조합에 관한 사안을 교육하는
협동조합도 만들었습니다.
오브란 협동조합(Obran Cooperative)은
대기업 체제를 지향하며 만들어진
노동자 협동조합 연합체입니다.
오브란은 주거용 및 상업용 부동산을
개발·관리하는 한편
활발한 인수 합병을 통해
산하 협동조합을 다섯 개로 늘렸죠.
비록 지주회사 체제이지만
오브란의 소유지배구조는
총수 일인에게 집중된
재벌 체제와 완전히 다릅니다.
조합원들은 자신이 소속된 자회사와 함께
지주회사도 공동으로 소유합니다.
외부 투자가 필요한 경우에도
회사 지분의 51% 이상은
노동자들이 소유해야 합니다
조합원의 최소 출자금은 250달러인데
급여의 약 1%를 분납할 수도 있습니다.
모든 조합원은 주요 사업 결정에서
지분과 상관없이 1인1표를 행사하며
(모든 협동조합의 기본 조건이죠)
동등한 발언권을 가지고
공평하게 이익을 분배받습니다.
이사회 운영 또한 민주적입니다.
모회사와 자회사를 가리지 않고
조합원들은 소속과 직급별로
7명의 이사진을 선출합니다.
오브란과 협력하는 외부 투자자들 또한
2명의 이사진을 파견할 수 있죠.
참고로 미국에는 종업원 소유기업에 투자하는
여러 투자기관과 단체가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답니다.
이후에도 오브란은
저소득층이 거주할 임대주택 관리 등
여러 관련 사업을 모색하며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대기업으로 나아갈 계획입니다.
책임자의 말을 들어볼까요.
“모든 사람은 각자에게 가장 소중한 자산인
자신의 삶(their time)을 소유해야 합니다.
오브란 협동조합은
자회사 설립과 다양한 부동산 사업을 통해
노동자들에게
소유권과 교육의 과정을 부여하죠.
이 같은 협력 구조를 통해
조합원들은 장기적으로 부를 쌓고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건설 일용직은 물론이고
플랫폼 노동과 특수고용 노동처럼
비정규직 노동이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을 놓치지 않고
관련 협동조합도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죠
(좀 더 많은 지원이 이뤄지길^^;).
협동조합 체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무늬만 사장님’이 아니라
‘진짜 사장님’이 될 수 있는
최상의 길이 아닐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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