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원의 여행일기 (25) 홍도, 흑산도 ①
이번 여행은 연세대학교 법과 15기 동문들의 합동여행으로 도합 19명(부부 6쌍과 싱글 7명)이 홍도와 흑산도를 여행하게 되었다. 홍도와 흑산도는 섬 여행이 주목적이라서 혼자서 나들이를 계획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여행에 관한 전문가이며, 여행사 가이드는 저리 가라 수준
의 동기회 김기환(오륭교역 사장) 총무가 주선하는 단체여행이다.
나는 10여 년 전에 한번 가본 적이 있었지만, 오랜 시간이 흘렀다. 교통과 시설들이 많이 좋아졌으며, 고희의 동문들 끼리 단체여행을 가는 것이 여행사를 따라 나서는 것보다 훨씬 의미 있고 알찬 내용이 될 것이다. 또한 언제 또다시 가게 될지 모르는 여행이 될지도 모르겠다.
여행기간 중에는 그 어느 때보다 쾌청하다는 일기예보가 즐거운 여행을 약속하고 있다.
* 여행일정 (2013년 5월 24일 - 26일 : 2박 3일)
1일 : 이천 - 양재동 서초구청앞 출발 - 함평천지휴게소 - 목포IC - 목포 연안여객센터
- 흑산도 도착 - 흑산도일주관광 - 흑산비치호텔 - 흑산성당 - 삼합과 막걸리
2일 : 옥도 산책 - 흑산도출발 - 홍도도착 - 서해호텔 - 빠돌해수욕장 - 홍도해안일주관광
- 홍도 둘레길 - 서해호텔횟집
3일 : 서해호텔횟집 - 홍도출발 - 목포도착 - 명인집 - 목포IC - 부안 내소사 - 새만금방조제
- 군산 - 은파호수공원 - 궁전꽃게장 - 군산IC - 죽전역 - 이천도착
1. 이천 - 양재동 서초구청앞 출발 - 함평휴게소
(1) 이번 여행은 동기회에서 총무가 모든 준비를 하기 때문에 내가 특별히 준비할 것은 없다. 출발지에서 돌아오는 도착지까지 따라 다니기만 하면 된다. 이천에서 관광버스의 출발지인 서초구청 정문 앞까지 가면 출발이다.
(2) 문제는 출발시간이 아침 7시라서 이천에서 가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천에서 콜택시를 예약하고 5시에 출발했다. 서초구청에 도착하니 5시 50분이다. 요금이 8만3천원에 통행료를 더해서 9만원을 지불했다. 이천에서 출발하는 여행은 유리하지만, 서울지역에서 일찍 출발하는
경우에는 늘 문제가 있다.
(3) 우리 일행을 목포까지 실어다줄 차는 <기분 좋은 관광> 흰색 버스이다. 관광버스가 출발하자 총무가 여러 가지를 나누어 준다. 김밥과 생수, 옥수수수염차, 매실차, 오렌지, 초콜렛과 과자가 한 봉지씩이다. 뱃멀미에 대비한 멀미약과 생강과자, 진드기 방지용 스프레이 뿐만 아
니라, 배꼽 밑에 붙이면 멀미를 예방한다는 십원짜리 동전까지 있다. 여행을 위한 만물백화점이다. (덕분에 짐이 늘었지만, 총무는 그 외에도 많은 비상물품을 준비했을 것이다) 여행자가 준비할 것은 바람막이와 상비약뿐이다.
목포까지 교통수단으로 KTX보다 버스를 택한 이유는 미리 계획된 여행이 날씨로 인해 변경이 불가피할 때를 대비한 총무의 배려로 짐작이 된다.
(4) 서울을 출발하여 천안분기점, 동서천분기점을 지나, 서해안 고속도로를 탄다. 목포가 가까운 함평천지휴게소에서 소고기국밥으로 이른 점심을 떼우고, (1시 흑산도로 가는 여객선을 타기 위해서 점심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해결하고) 목포연안여객센터에 도착해야 한다.
<함평휴게소>
2. 목포IC - 목포 연안여객센터 - 흑산도도착
(1) 목포IC를 벗어나 목포 시내를 통과하여 목포연안여객센터에 도착했다. 목포시를 둘러볼 겨를도 없다. 우리가 탈 배는 흑산도를 거쳐 홍도까지 가는 남해스타호(승선인원 350명), 1시 30분에 출발이다. (남해의 여객선은 정해진 시간보다 1시간정도는 늦어지는 것은 보통이다) 승선요금은 일반 경로대우를 받아 27,800원이다. 우리가 타고 온 <기분 좋은 관광>버스와는 흑산도와 홍도를 거쳐서 돌아올 때까지 잠시 이별이다.
<목포항>
(2) 목포에서 흑산도까지는 약2시간 정도 걸린다. 배가 출발하면 창밖의 풍경뿐이다. 섬과 바다를 가로 지른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횐 건물과 산이다. (나중에 그 산이 유명한 유달산이며, 휜 건물이 신안비치호텔이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장금도와 천사도를 지나 도착한 곳이 비금도이다. 비금도와 도초도를 잇는 서남문대교도 보인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인지 졸음이 몰려온다) 비금도를 지나 잠간 졸았는데 흑산도에 도착했다. 대부분의 쾌속선은 진동이 관광버스보다 덜하다.
<유달산과 신안비치호텔>
<팔금도>
<천사섬>
<서남문대교>
3. 흑산도일주관광
(1) 목포에서 약93Km 떨어진 흑산도는 상록수가 많아 가을에도 단풍이 지지 않고 검푸르게 보여 <흑도>로 불리다가 흑산도가 되었다. 남해스타호에서 흑산도에 내리자 흑산도 일주관광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흑산도항에 늘어선 횟집들을 둘러볼 겨를도 없다. 약25Km에 달하는 흑산도일주관광 요금은 1인당 1만5천원을 받는다. 흑산도 일주 관광코스는 기사가 관광해설을 해가면서 가파른 고개의 위험한 도로를 잘도 운전한다. (롤러코스트를 타는 기분이다)
<흑산도항>
<흑산도 소녀상>
(2) 흑산도일주관광은 옛날 토속신앙의 근원지인 <신들의 정원>으로부터 시작한다. 열두 고갯길로 유명한 <상라리고개>, 교각이 없이 하늘에 떠있는 <하늘도로>, 한국 지도를 닮은 <지도바위>, 고향을 떠나온 아가씨들의 애환을 담은 이미자가 부른 <흑산도아가씨노래비>, 흑
산도아가씨 노래의 유래, 완공에 20년이 걸렸다는 천사의 조각과 함께 세운 <흑산일주도로완공기념비>, 집집마다 늘어놓은 까나리 와 갑오징어 말리기, 15년의 긴 유배 생활 중 흑산도 근해에서 채집한 물고기와 해산물 155종에 대한 기록물인 자산어보(玆山魚潽)를 남긴 정약전의 <유배문화공원>, 일곱 형제가 파도를 막기 위해 바위가 되었다는 <칠형제바위>, 사람의 얼굴을 닮은 <코바위>, 조선말 독립운동의 선구자인 최익현이 비분강개하며 조선의 독립을 주장하는 글로서, 손바닥바위 위에 새긴 ‘기봉강산 홍무일월(基封江山 洪武日月: 고조선 때 기자가 봉해진 땅이고, 명나라 홍무연간에 이성계가 나라를 세운 이후 지금은 조선시대라는 뜻)’이라는 친필로 유명한 <면암최익현선생유허비>, 여자의 음부를 닮은 <거시기바위>, 동백나무군락지 등을 둘러보는데 1시간 30분 정도가 걸린다. 관광버스 기사는 운전하랴 관광지 설명하랴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는 격이다. 청산유수와 같은 버스기사의 설명을 다 기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흑산도의 38경중에서 겨우 13개 정도를 건졌을 뿐이다.
기사의 설명 가운데 기억에 남는 것은 흑산도 홍어는 바코드를 붙인단다. 바코드가 없는 것은 국산이 아니란다.
<상리산전망대>
<상라산성>
<상라리고개>
<지도바위>
<흑산도아가씨노래비>
<사자바위와 아줌마가슴>
<흑산도아가씨 노래의 유래>
<흑산일주도로완공기념비>
<까나리와 갑오징어 말리기>
<유배공원 유적지>
<칠형제바위>
<코바위>
<면암최익현선생유허비>
<거시기바위>
4. 흑산비치호텔 - 흑산성당 - 삽합과 막걸리
(1) 흑산도일주관광버스의 마지막 도착지가 여행 첫날의 숙소인 흑산비치호텔이다. 10여 년 전에는 없었던 호텔이다. 방을 배정받고 잠시 후에 호텔 식당에서 우럭찜과 반찬으로 저녁식사를 했다.
<흑산비치호텔>
(2) 식사 후 우리 내외는 호텔 바로 앞에 있는 흑산성당으로 발길을 돌렸다. 성당주변에는 예배당도 있고 절도 있다. 아기자기하게 꾸민 시골성당의 모습이 인상적이며, 저녁 삼종경을 알리는 성당의 종소리가 투박하지만 정겹다. 성당을 둘러보는 동안에 나머지 동료들은 흑산항의 횟집으로 가고 없었다. 뒤늦게 전화를 받고 흑산항으로 가다가 멀고 피곤하여 중도에 포기하고 되돌아와서 일찍이 꿈나라로 갔다. (흑산도 앞바다위에 떠오른 보름달이 창문을 두드리며 무척이나 밝았다)
<흑산성당>
<보름달이 휘엉청...>
5. 옥도산책 - 흑산도출발 - 홍도도착 - 서해호텔
(1) 여행 이튿날 아침이다. 7시30분 식사 전에 호텔에서 마주보이는, 옛날 흑산도 관아에서 죄수들을 수용하던 감옥인 옥섬(獄島)까지 산책하는데 약30분이 걸린다. 맑은 공기와 코끝에 스며드는 바닷내음이 싱그럽다.
<옥섬>
(2) 흑산비치호텔에서 아침식사는 전복죽이다. (어젯밤에는 우리 내외를 제외한 동료들은 흑산항의 횟집에서 홍어, 돼지고기와 묵은지의 삼합과 막걸리를 맛있게 먹었다고 자랑이 한창이다. 아니 약을 올리고 있다)
(3) 호텔버스가 흑산항까지 실어다 준다. 9시 30분 홍도로 가는 여객선을 기다리는 동안에 <자산문화원>을 둘러보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자산어보>라는 한문 붓글씨 판각도 있고, 자산의 행적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관 옆에는 건어물전이 열리고 있다. 깨끗하게 말린 홍합 3봉지,
마른 김과 문어말린 것(각 1만원)을 샀다. 가게 주인이 홍합말린 것을 덤으로 수북이 쥐어준다. 때마침 동료들이 아침 해장술로 먹던 막걸리 한잔을 권한다. (홍합과 막걸리라면 삼합과 막걸리보다 못할 것이 없다)
<자산문화관>
<건어물전>
(4) 오늘도 날씨는 맑으며 바람도 없다. 남해엔젤호는 흑산도에서 홍도까지 가는데 30분 남짓 걸린다. 승선요금은 일반경로 대우를 받아 8,300원이다. (승선요금과 음식값, 숙박비 등은 총무가 계산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알지 못하지만, 승선권에 표시된 것이나 식당주인에게 물어서 알
수 있을 뿐이다)
홍도항은 이제 홍도로 들어오는 사람과 나가는 사람으로 북적거린다. 부둣가에는 전복, 해삼 등을 파는 간이천막과 건어물가게가 즐비하다. 홍도항 출구에는 우리 일행이 오늘 묵을 서해호텔 사장이 마중을 나와서 기다린다. 홍도에는 도로가 좁아서인지 삼륜차가 주된 운반수단이
다. 손에 드는 물건을 모두 실어서 호텔까지 운반해준다.
그런 와중에 한 아주머니가 다가와 “개인”이냐고 묻는다. 숙소를 정하지 않고 찾은 관광객을 잡으려는 민박집 주인들이다. (해당사항 없음)
<홍도여객선터미널>
<50매 이상의 사진은 용량초과로 2회로 나누어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