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식 제14시집 - 가을 경마장
기본에 충실한 쉬운 시
현대시가 어렵다고들 한다. 우리나라 전통시들, 즉 향가, 고려속가, 경기체가, 가사, 시조, 민요 등등 궁중에서 민간에서 악기와 함께 또는 구전으로 노래로 불리어 온 노래가사였다. 따라서 가사는 노래로 부르기 좋게 3·4조의 일정한 글자수로 정형적인 외형률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개화되면서 서구시를 받아들이면서 정형시의 형태에서 내재율을 강조하는 자유시가 들어오고, 또한 1930년대『시문학』파 동인들에 의해 기존의 음악과 결합된 작시방법에서 그림과 결합된 작시방법으로 일대 변혁을 가져오면서 현대시는 새로운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그에 따라 난해성의 문제가 제기 되었다.
그것은 일제강점기 상황에서 다양한 서구의 문예사조들이 한꺼번에 유입되면서 우리 민족의 취향에 맞는 낭만주의적인 감정토로의 시가 쉽게 대중들에게 어필되었기 때문이며, 그러한 경향의 시를 좋아하여 오늘날까지도 대중들에게 인기를 누리고 있다.
따라서 대중들이 좋아하는 대중적인 시들은 현대시와는 동떨어진 시들이 많지만, 많은 시인들이 이러한 시가 현대시인 것으로 오인하여 낭만주의적인 시를 창작하고 즐기고 있다.
이는 현대시의 기본원리를 전혀 모르고 무조건 과거지향적인 습관에 얽매여서 주관적인 감정토로의 정서에 심취하거나 이러한 잘못된 문화를 답습하여 낭송시의 향유 문화가 대세를 이루
며 과거지향의 문화를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동양은 일원론적인 세계관에 의해 인격이 완성되었을 때 좋은 시를 창작한다는 기본 전제를 두고 있다. 따라서 인격이 완성되지 못한 범인들이 동양적인 세계관으로 시를 창작할 때 결국 주관적인 정서에 치우치기 마련이다. 반면에 서구의 현대시는 서정시가 주관적인 정서를 표현하지만, 주관적인 정서를 객관적인 정서로 형상화하여 묘사와 진술로 표현되어야 좋은 시가 완성된다고 보고 있다.
많은 시인들이 현대시의 기본기능을 충실히 익히지 않고 무턱대고 즉흥시의 발상으로 시를 창작하기 때문에 주관적인 정서를 객관적인 정서로 형상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말이 70%정도를 한자어로, 나머지 순수한 우리말은 30%에 불과한 언어적인 표현도 객관적인 정서로 표현하는데 걸림돌이 되어왔다. 한자어는 형상을 본 따서 만든 글자이기 때문에 한자어투 자체가 관념이 자리하게 되고, 색깔로 말하면 혼탁한 색깔의 언어가 되어 시어로 사용하기에 어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순수한 우리말은 소리글자이기 때문에 그림을 그릴 때 색깔로 말하면 단색이라고 할 수 있다.
화가가 그림을 그릴 때 혼탁한 색깔을 사용하면 명도가 낮아지므로 단색을 사용하듯이 시를 언어의 그림이라고 볼 때 우리시는 우리말로 표현되는 것이 옳다. 따라서 명확한 이미지로 시
상을 선명하게 묘사하고 진술하려면, 우리말을 시어로 표현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이번 시집에서 시도한 것은 주관적인 정서를 철저하게 객관화시키기 위해 형상화를 위한 기본적인 이미지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형태의 시들을 시도해보았다.
좋은 시는 쉬운 시이며, 형상화가 잘 된 시라는 기본전제를 두고 시도한 시 126편 모아 시집으로 엮었다.
뉴노멀 시대, 기본이 충실하면서도 쉽게 이해되는 시 쓰기 작업의 결과물이다.
2021년 2월 10일 - 지은이 김관식
제1부 아라홍련
14. 영랑호의 봄
15. 영금정
16. 동백꽃
17. 산수유꽃·1
18. 산수유꽃·2
19. 목련꽃
20. 매화
21. 개나리꽃
22. 큰개불알풀꽃
23. 이팝꽃
24. 담쟁이
25. 꾀꼬리
26. 직박구리
27. 유채꽃
28. 넝쿨장미
29. 종다리
30. 뻐꾸기
32. 진달래꽃·1
33. 석이버섯
34. 아라홍련
35. 자귀나무
36. 만가
38. 맹꽁이
39. 까치밥
40. 청태전
제2부 섬진강
44. 섬진강·1-모래톱
45. 섬진강·2-노을
46. 섬진강·3-철새도래지
47. 섬진강·4-여름 철새
48. 섬진강·5-겨울 철새
49. 섬진강·6-군무
50. 물총새
52. 자귀꽃
53. 박꽃
54. 콩나물
55. 풀
56. 지렁이
57. 딱따구리
58. 며느리밑씻개
60. 방풍나물
62. 개나리꽃
63. 후투티
64. 차가버섯
66. 발구지
68. 거미의 광고
70. 강마을 어부
71. 귀뚜라미
72. 통영 바다
74. 황벽나무
76. 때까치
77. 올빼미
78. 까치
제3부 가을 경마장
80. 가야소녀
81. 석빙고
82. 고아리 벽화
83. 꽃괭이밥
84. 운수승(雲水僧)
85. 가을 경마장
86. 동냥치
88. 귀뚜라미
89. 봉선화
90. 도시 까치
92. 여주
93. 산딸기
94. 쥐다래
96. 밤 밭
98. 진달래꽃·2
99. 담쟁이덩굴
100. 관음포
102. 아까시 꽃
104. 금광토굴
107. 미투·1
108. 미투·2
110. 백로
111. 딱새
제4부 겨울 강화도
114. 멧돼지가 찾아온 산마을
115. 밤 눈
118. 겨울 일기장
120. 눈보라
121. 검은등할미새
122. 까막딱따구리
123. 두엄자리
124. 알락개구리매
126. 겨울 참새
127. 쥐불놀이
128. 하조대
129. 등대
130. 겨울 강화도
131. 주상절리
132. 추암 촛대바위
133. 운주사
134. 꿩
135. 팽이
136. 골쇄보
137. 미나리
138. 쭈꾸미
141. 머위
142. 고라니
143. 함박눈
144. 보성 박실
146. 칼국수
제5부 나는 자연인이다
150. 마량포구
152. 신성리 갈대밭
154. 서양등골나물
156. 붉은 불개미
158. 청산도
160. 죽방렴
161. 군부
162. 갈치 낚시
164. 나는 자연인이다
166. 코리아 헌터
168. 빅토리아연꽃
169. 빠가사리
170. 호랑지빠귀
171. 콩깍지
172. 두부 한 모
174. 청국장
175. 고로쇠
178. 똥파리
180. 붉나무 열매
181. 헛개나무 열매
182. 늙은 팽나무
183. 통발
186. 꿩의 방문
188. 등반기
190. 오매!
192. 김치광
194. 군학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