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의 다의성多義性]
동풍에 얼음이 풀리니 마른 나무가 봄을 만나도다.
작게 가고 크게 오니 작은 것으로 큰 것을 이룬다.
토정비결의 맨 앞에 나오는 괘卦 - 누구에게나 맞도록 되어 있는 예언
오랜 세월 인기 유지한 비결 - 높은 적중도
높은 적중도 비결 - 고도한 비유
비유 - 많은 뜻을 지니는 것을 생명으로 하는 기교
사람마다 자기에게 맞게 해석 - 비유적 진술이 갖는 다의성多義性의 원리
세상의 모든 예언서 - 비유 = 색즉시공 공즉시색 /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
속담, 경구警句도 비유 - 꿩 대신 닭 / 송곳니를 가진 호랑이는 뿔이 없다.
무심코 하는 일상의 비유 - 양심에 찔린다. / 마음을 열었다.
-------------------사실 양심에 찔린다는 밀에는 엄청난 비약이 숨어 있음
양심( = 무형의 관념적 어휘)을 유형의 이미지 '송곳'에 유추
* 비유는 유추적 작용 / 유추는 논리적 사고
------------------ 우리는 일상에서도 고도한 시적 표현을 예사로 사용하고 있음
문학의 본질 가운데 대표적 요인 = 비유
결국 모든 언어의 다의성은 문학으로 가는 출발점
문학은 특별한 사람만의 것이 아님 - 우리 모두가 이미 문학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
언어 운용 : 직설적으로 말하기, 비유적으로 말하기
[직설과 비유의 시]
*직설 : 설명하기, 서술적, 추상성, 관념성
<생명生命의 서書> / 유치환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懷疑를 구하지 못하고
내 또한 삶의 애증愛憎을 다 짐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의 사막으로 나는 가자
거기는 한 번 뜬 백일白日이 불사신같이 작열하고
일체가 모래 속에 사멸한 영겁의 허적虛寂에
오직 알라의 신만이
밤마다 고민하고 방황하는 열사熱沙의 끝
그 열렬한 고독 가운데
옷자락을 나부끼고 호올로 서면
운명처럼 반드시 `나'와 대면케 될지니
하여 `나'란 나의 생명이란
그 원시原始의 본연本然한 자태를 다시 배우지 못하거든
차라리 나는 어느 사구砂丘에 회한悔恨 없는 백골을 쪼이리라
*비유 : 보여주기, 묘사, 서사적, 구체성
<춘신春信> / 유치환
꽃등인 양 창 앞에 한 그루 피어 오른
살구꽃 연분홍 그늘 가지 새로
작은 멧새 하나 찾아와 무심히 놀다 가나니
적막한 겨우내 들녘 끝 어디메서
작은 깃을 얽고 다리 오그리고 지내다가
이 보오얀 봄길을 찾아 문안하여 나왔느뇨
앉았다 떠난 아름다운 그 자리에 여운 남아
뉘도 모를 한때를 아쉽게도 한들거리나니
꽃가지 그늘에서 그늘로 이어진 끝없이 작은 길이여
--------흔히 <생명의 서>를 유치환의 대표작으로 오해하지만 이 시는 매우 관념적인 표현
<춘신>은 구체적 시정으로 보여주기식의 생명성을 포착!
청마의 생명성을 노래한 대표적 작품은 <춘신>====광수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