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솜씨가 빛나는 순간!
장롱 서랍은 손녀를 태우는 수레가 되었다.
'타닥! 타닥!
타타닥!'
할머니는 서랍 이곳저곳에 못질을 하고 튼튼한 끈을 묶었다.
"호호호!
손녀를 태울 수 있겠지."
할머니는 신났다.
장롱 부수는 일도 신났지만 서랍으로 수레 만드는 일이 더 신났다.
완성된 유모차를 끌어봤다.
'덜덜덜'
수레 바퀴 소리가 골목안에 요란했다.
지나가는 사람들 시선이 이상한 수레 앞에서 멈췄다.
서랍으로 만든 수레에 곰 인형을 태우고 손녀가 할머니 따라 시장에 가는 장면이 우스꽝스러웠다.
많은 사람들이 할머니와 손녀를 쳐다봤다.
가구와 서랍!
장롱 속 서랍이 유모차가 되어 손녀에게 선물한 것이다.
보잘 것 없지만 서랍 밑면에 도르레 달고 둘레를 노끈으로 감아 줄만 달았다.
이름은 <예쁜 유모차=예쁜 수레>인데 모양은 못났다.
공장에서 만들어낸 정형화된 장난감 보다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것으로 손녀만의 놀이도 좋겠단 생각에 만들어 보았다.
보통의 서랍보다 깊이 있는 서랍이어서 손녀를 태우니 높이감이 있어 허리춤까지 안정감이 있다.
"좋지!
수레 타는 기분이 어때?
멋진 유모차보다 났지."
할머니는 서랍으로 만든 수레에 손녀를 태워 좁은 마당을 뱅글뱅글 돌며 끌어줬다.
"할머니!
너무 좋아요."
할머니는 수레에 손녀를 태워주고
손녀는 수레에 인형을 태워주는 재미있는 물레방아 놀이었다.
손녀가 다섯살이였으니 수레 놀이가 수준에 안맞을 수도 있겠지만 놀이에 나이가 무슨 상상이 있을까!
버리면 쓰레기인걸 장난감으로 만들어본다는게
위대한 걸 해준양 할머니는 마음이 흐뭇했다.
처음해보는 놀이에 손녀는 신났었다.
인형을 태우고 달리는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
"아가 넘어질라!
천천히 끌어야지."
할머니는
지나가는 사람들 시선이 부끄러웠다.
그런데
아이랑 즐겁게 놀아준다는 법칙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었다.
생각해보지 않은 것으로 놀아보는 경험 또한 아이들 호기심을 자극해 주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아이랑 놀아주는게 다 그런 게지!
특별한 것은 없어."
할머니는 의자에 앉아 오래도록 손녀를 봐라봤다.
'달그락! 달그락!'
할머니 수레가 달렸다.
인형 태운 수레가 신나게 달렸다.
수레는
손녀가 할머니로 보일만큼 빠르게 달렸다.
☆☆☆☆☆☆
수레
유모차
수레로 통일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