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30일, 목요일, Route E30 near Kandrykul, no name hotel (오늘의 경비 US $43: 숙박료 $25, 식품 460, 680, 환율 US $1 = 64 ruble) 오늘은 어제에 비하면 훨씬 편하게 달렸다.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오늘도 어제처럼 트럭과 갓길 때문에 고생을 했더라면 아마 Ufa에서 이번 여행을 끝내는 쪽으로 결정을 했을 것 같다. 오늘은 도로도 좋았고 갓길도 대부분 충분했다. 내가 갓길이라고 부르는 곳은 차도 끝을 표시하는 흰색 줄 밖에 있는 포장된 차도의 일부를 뜻한다. 오늘 도로는 어제 도로보다 좋았는데 좋은 도로는 나쁜 도로보다 시간적으로 나중에 만들어진 도로일 것이다. 좋은 도로는 나쁜 도로보다 차선의 폭이 조금 넓은 것 같다. 그래서 트럭이 달리는데 좀 여유가 있어 보인다. 그리고 대부분 포장된 갓길이 있다. 눈대중으로 넓을 때는 80cm, 좁을 때는 30cm 되는 것 같다. 갓길이 80cm일 때는 마음이 편해지고 30cm로 좁아질 때는 불안해진다. 어제 도로는 최악이었다. 가끔 그런 도로가 나오는데 항상 그렇다면 정말 그런 도로로는 자전거 여행은 못하겠다. 어제는 맞바람 때문에도 고생이 많았는데 오늘은 바람이 잔잔했다. 트럭은 역시 많았고 언덕도 많았다. 언덕을 오를 때 많이 걸었다. 그래도 오늘 숙소에 12시경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 중 제일 일찍 도착한 것 같다. 어제는 시내에 있는 호텔에 묵었는데 그 때문에 계획했던 것보다 조금 더 달렸는지는 모르겠으나 대신 시골 길을 달리는 기분을 많이 느꼈다. 약 10km는 그런 길을 달린 것 같다. 오늘 숙소는 마음에 든다. 지금까지 든 숙소와는 달리 캠핑장 안에 있는 단독 건물인데 침실과 응접실이 따로 있다. 낡은 목조 건물이고 내부도 낡았지만 깨끗하긴 하다. 이상한 냄새 같은 것은 안 난다. 자전거를 보관하기도 좋고 빨래를 해서 방문 밖에 있는 벤치에 말릴 수 있어서 편리하다. 비싼 호텔보다 훨씬 더 좋다. 오늘 반쪽 남은 거울마저 잃어버렸다. 빠질 것 같아서 테이프로 붙여놓았는데도 빠져서 없어졌다. 테이프로 붙이지 않았더라면 떨어지는 소리라도 낫을 텐데 소리도 안 나고 언제 어디서 빠졌는지 모르겠다. 오늘 같이 갓길이 충분한 좋은 도로에서는 거울이 없어도 괜찮다. 옛날처럼 뒤에서 오는 차들을 소리로 판단하고 갓길에서 앞만 보고 달리면 된다. 거울을 안 보니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그래도 Ufa에 가서 새 거울을 살 것이다. 오늘 주유소 편의점에 들렀다가 영어가 유창한 편의점 경비원과 얘기를 나누었다. 편의점 경비원은 주로 노인들인데 이 청년은 유창한 영어까지 하면서 왜 경비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어디서 영어를 배웠냐고 물으니 Kazan에 있는 대학에서 배웠단다. 러시아어는 한국어보다 더 영어에 가까운 언어라서 이 청년은 대학에서 배운 영어로 그렇게 잘 하는 것인가? 부럽다. Kazan은 내가 지금 달리고 있는 도로에서 멀지 않은 도시인데 Tartar 공화국의 수도다. Tartar 공화국은 러시아 Tartar 소수민족의 자치지역이다. Tartar 족은 옛날 러시아를 정복하고 3백여 년 동안 러시아로부터 조공을 받으면서 살던 몽골 인들의 후예다. 왜 그들은 몽골로 돌아가지 않고 러시아에 눌러살았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몽골인 모습을 거의 상실하고 아마 언어도 잃어버렸을 것이지만 아직도 소수민족으로 남아있는 것 같다. 완전히 백인으로 보이는 경비원 청년도 어쩌면 Tartar 족일지도 모른다. 물어볼 걸 잘못했다. 러시아의 공산혁명 지도자 Lenin도 Tartar 족 피가 섞였다는 얘기를 어디서 읽은 것 같다. 오늘은 12시에 도착하니 반휴일 같다. 이제 휴식도시 Ufa까지 3일 남았는데 40km, 40km, 62km의 어렵지 않은 거리들이다. 현재 위치와 오늘 달린 자전거 길 어제 밤을 묵은 도시 Oktyabrsky 중앙광장에 있는 이 동상은 Lenin 동상 같은데 확인을 못했다 이 도시에는 멋있는 정원도 있다 거리도 깨끗하다 나무가 무성한 숲에는 자작나무도 보인다 언덕에 올라서 내려다 본 막 떠난 도시 Oktyabrsky 반쪽 남았던 거울마저 잃어버렸다 오늘은 한적한 시골길을 좀 달렸다 든든한 내 자전거 오늘도 언덕을 많이 넘었다 무언지 새싹이 돋아나고 있는 밭 오늘도 트럭이 많았다 갓길도 좁았다 영어가 유창한 주유소 매점 경비원과 함께 (색안경을 쓴 친구) 캠핑장 같은 숙소 먹거리가 충분하다 좀 낡았지만 편안한 숙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