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 3일, 월요일, Brasilia 행 버스 (오늘의 경비 US $3: 점심 6, 맥주 4, 환율 US $1 = 3 real) 아침 6시 반경 잠에서 깨어서 달리는 버스 창밖을 내다보니 안개가 자욱하게 끼었다. 그러나 조금 후 해가 뜨자말자 금방 걷힌다. 8시경 아침 식사를 위해서 버스가 어느 버스 터미널에 멈추었다. 커피를 마시고 싶었는데 설탕이 진하게 탄 커피밖에 안 팔아서 못 마셨다. 보통 커피 도구를 (보온병, 인스턴트커피, 조그만 스푼) 작은 가방에 넣어 가지고 다니면서 뜨거운 물을 얻어서 블랙커피를 만들어 마시는데 이번에는 커피 도구를 큰 배낭 안에 넣어 버렸다. 큰 배낭은 버스 짐칸에 싣기 때문에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꺼낼 수가 없다. 다시 출발한 버스는 나지막한 나무로 덮인 끝이 보이지 않는 넓은 초원을 달린다. 브라질은 정말 넓은 나라다. 오후 5시경 Palmas에 도착하였다. 1990년에 브라질 수도 Brasilia를 모델로 해서 건설된 주 수도라는데 지금까지 본 브라질 도시 중에 제일 깨끗하다. 오지로만 생각되었던 브라질 내륙에 이렇게 현대식 도시가 있다니 놀랍다. Palmas 근처를 흐르는 Tocantins 강은 수평선이 보일 정도로 넓다. Palmas 시내 길도 널찍널찍했다. 네거리는 로터리 형식으로 되어있는 것이 특이했다. 양쪽 도로변과 도로 중앙을 나무와 화초로 아름답게 꾸며서 도시 전체가 거대한 공원처럼 보였다. Belo Horizonte와 Fortaleza를 지날 때도 그랬는데 이곳에서도 2, 3일 쉬고 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지나쳐 갔다. 약 3개월 후인 8월 2일에는 남미 여행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마음 내키는 대로 쉴 수가 없다. 아직도 가야할 나라들이 너무 많이 남았다. 밤이 또 되어서 잘 준비를 했다. Belem을 떠난 후 두 번째 맞는 밤이다. 이 버스의 화장실은 문제가 있는지 냄새가 좀 난다. 나는 코가 보통 사람들보다 더 예민한지 냄새 때문에 불편했는데 나보다 화장실에 더 가까이 앉은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이다. 나는 브라질어를 못하니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못해서 심심하다. 브라질 사람들은 아르헨티나와 칠레 사람들보다 훨씬 영어를 더 못한다. 여행지도 Tocantins 강은 너머로 신도시 Palmas가 보인다 브라질 내륙에 이렇게 현대적인 도시가 있다니 놀랍다 2004년 5월 4일, 화요일, Cuiaba 행 버스 (오늘의 경비 US $59: 버스 103, 2, 관광 60, 점심 3, 저녁 5, 맥주 5, 환율 US $1 = 3 real) 아침 4시 반경 차장이 Brasilia에 도착했다고 깨운다. 아침 5시 반 도착으로 알았는데 한 시간 더 일찍 도착한 것이다. 버스 터미널에 내려서 큰 배낭 안에 넣어둔 커피 도구를 꺼내고 버스 터미널 식당에서 끓는 물을 얻어서 블랙커피를 만들어 마시니 살 것 같았다. 인심이 후한지 끓는 물 값을 안 받는다. 다음 가는 도시인 Cuiaba 버스 출발 시간을 알아 놓고 시내버스를 타고 한 15분 달려서 시내버스 터미널로 갔다. 시내버스 터미널은 시외버스 터미널보다 몇 배는 더 크다. 처음에는 어두워서 주위를 잘 볼 수 없어서 이곳이 시외버스 터미널인줄 알았다. 그러나 해가 뜨면서 시내버스 터미널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짐을 맡기는 곳이 아침 8시나 되어야 연다고 해서 할 수 없이 짐을 지고 근처에 있는 Nacional 호텔까지 걸어갔다. 반나절 짜리 시내 관광버스가 이 호텔에서 떠난다고 해서 간 것이다. Brasilia는 별로 볼 것이 없고 숙박료가 비싼 곳이라 잠깐 보고 떠나는 것이 상책이다. 시내가 넓어서 걷거나 시내버스를 타고는 볼 수 없고 택시나 관광버스를 타야한다. 아침 7시까지 기다려서 반나절 짜리 시내 관광을 했다. 관광을 마치고 느낀 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Brasilia 건설을 담당한 사람들에게는 신나는 프로젝트였을 것이다. 비록 외국에서 돈을 빌려다 하는 것이지만 한 나라의 수도를 새로 세운다는 것은 정말 꿈같은 프로젝트였을 것이다. 둘째, 그러나 건설이 끝나고 40여 년이 지난 지금에는 실패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셋째, 고도 1,100m에 위치해서 날씨가 브라질의 다른 도시보다 덜 덥다. 이 도시를 지으면서 만든 인공호수는 매우 아름답다. 그러나 40여 년 된 건물들은 유지보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낡아 보인다. 녹지가 많지만 역시 유지보수가 제대로 안되어서 볼품이 없다. 넷째, 자동차를 전제로 하고 만든 도시라 직장, 쇼핑, 유흥업소 등 모든 곳이 차로 가도록 되어있어서 다른 도시처럼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중앙광장 같은 곳이 없다. 다섯째, 주민의 주거지는 소규모 마을 개념으로 되어있어서 마을마다 학교, 교회, 쇼핑 등이 따로 있었다. 주택 형태는 연립주택과 아파트인데 모두 6층 건물이고 지하 주차장이 있고 1층은 여러 개의 기둥이 건물을 바치고 있을 뿐 텅 비어있었다. 지나가는 주민들이 건물을 돌아서 가지 않고 통과해서 갈 수 있도록 한 착상인 것이다. 평균 아파트 크기는 방 셋에 욕실 둘로 약 30평 정도인 것 같다. 여섯째, 여행객에는 볼거리가 별로 없는 곳이다. 멋없는 1960년대의 건축물 몇을 보는 정도다. 그래서 배낭 여행자들이 거의 안 오는 곳이다. 한 나라의 방방곡곡을 둘러보는 것이 원칙인 나는 브라질 수도인 이곳을 안 올 수 없어서 온 것이다. Brasilia 시내 관광을 끝내고 시외버스 터미널로 돌아가서 오후 1시 반에 떠나는 Cuiaba 행 버스를 탔다. Cuiaba까지는 19시간 걸릴 것이니 내일아침 7시쯤 도착 예정이다. Cuiaba에서는 Pantanal 단체관광에 끼어서 Pantanal에서 적어도 4박은 할 예정이다. 지난 며칠 동안 버스표 비용이 많이 들었다. Jericoacoara-Sao Luis 버스 110 real, Sao Luis-Belem 버스 92 real, Belem-Brasilia 버스 184 real, 그리고 Brasilia-Cuiaba 버스 103 real, 총 484 real이 ($163) 들었다. 브라질은 땅이 넓은데다가 버스 요금이 남미 다른 나라들보다 좀 비싸기 때문이다. 브라질에는 세 가지 시외버스가 다닌다. 제일 싼 3등은 (convencional) 좌석이 좁고 조금만 뒤로 조금만 젖혀진다. 중간 가격인 2등은 (executivo) 좌석은 3등 버스나 마찬가지로 좁지만 뒤로 더 많이 젖혀지고 발 받침대가 있다. 제일 비싼 1등은 (leito)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처럼 좌석이 널찍하고 더 많이 젖혀지고 좌석 주위에 공간이 많아서 들고나는데 편하다. 담요, 베개, 마실 물, 커피 등이 무료로 제공된다. 식사 때는 휴게소나 버스 터미널에서 20분 내지 40분 동안 정차한다. 휴게소는 대형 수퍼마켓처럼 크고 깨끗한 곳이 있는가하면 작고 초라한 곳도 있다. 작고 초라한 곳에서는 먹을 만한 음식이 없고 커피도 설탕을 진하게 미리 탄 것밖에 없어서 마실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커피 도구를 (보온병, 인스턴트커피, 조그만 스푼) 가지고 다니면서 끓는 물을 얻어서 만들어 마신다. 끓는 물은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다. 점심은 Por kilo음식점에서 하루의 필요한 칼로리 대부분을 섭취하도록 충분히 먹어둔다. Brasilia 정부 청사 전경, 멀리 중앙에 보이는 쌍둥이 건물은 국회의사당이다, 좌우에는 정부 부처 건물들이다 정부 청사 건물 앞 널찍한 잔디밭이 시원스럽다 미국 New York에 있는 UN 빌딩과 흡사한 국회 건물 환상적인 현대식 성당 내부 실패한 수도라는 Brasilia를 건설한 Kubitschek 대통령의 기념관, Catedral Metropolitana 성당도 초현대식 건물이다 성당 내부도 초현대식이다 자유의 상 대통령 관저 정원을 걷는 타조는 멀리 호주에서 데려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