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것을 명확하게 떠올리려 하고 그것을 어떤식으로든 정리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미칠것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그것은 강박의 가장 기본적인 증상이다
그것은 뇌가 어떤 생각이나 이미지를
유연하고 안정적으로 정리하는 능력을 잃어버린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루종일 스트레스에 시달린 뇌는 잠을 자고 꿈을 꾸면서 정리작업에 들어간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이면 다시 회복해서 하루를 보내게 되지만
스트레스가 과도하다면 잠을 설치거나 회복범위를 벗어난 스트레스로
뇌신경망이 그 질서를 잃어가게 된다
질서를 잃어버린 뇌는 여러가지 문제가 나타나게 되는데
강박사고 역시 그 문제중 하나이다
질서를 잃은 뇌는 화학적으로 불안한 상태가 된다
그래서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화학물질이 부족하게 되고
어떤 생각이나 이미지를 떠올릴때 안정감이 들지 않고 불안하고 찜찜해진다
그 생각이나 이미지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들은 머리속에 스쳐가는 수많은 재료의 일부일뿐이다
그 재료들은 언제든지 다른것들이 그 자리를 차지할수 있다
문제는 그것들을 제대로 소화시켜내지 못하는 나 자신에게 있는 것이다
정보 또는 자극 ---> 생각 또는 이미지 ---> 느낌 ---> 판단 ---> 정리 완료 ---> 다음 정보 인지--->
이런식으로 우리의 생각은 진행이 되는데 그 일련의 과정들이 모두 불완전해지면
우리의 머리는 혼란과 고통이 오게 된다
살면서 누구나 그런 혼란은 겪기 마련인데
문제는 일시적인것에 그치느냐 아니면 장기화되어
뇌회로 자체에 문제가 생기느냐 하는 것이다
강박증이 왔다고 할 정도면 이미 장기화되어 뇌회로에 문제가 생겼다고 할수 있다
그래서 장기화된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되지는 않는다
오랜기간 누적되어 나타난 문제인만큼 그 해결과정도 어느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것도 회복에 도움이 되는 노력만 했을 경우이지
마이너스가 되는 행동을 하고 있다면 그 회복기간은 지연될수 밖에 없다
뇌는 안좋게 변화할수도 있고 좋게 변화할수도 있다
강박증은 안좋게 변화된 경우이지만 노력 여하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시 좋은 변화를 가져올수 있다
떠오르는 강박사고를 무조건 무시하고 잊는다는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그것은 마치 약물로 머리를 멍하게 만들어서 강박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희미하게 만드는것과 같다
희미하게 만드는것은 아예 사라지는것이 아니다
그것은 임시로 덮어놓은 것에 불과하다
언제든 다시 수면위로 올라올수 있는 불안요소인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해야할까
강박사고나 집착이란것은 사실 머리속 뇌신경의 아주 미세한 결함 때문이다
그것은 뇌신경의 흥분상태 긴장상태와도 관련이 있다
흥분하고 긴장하면 뇌신경은 심한 떨림상태가 된다
우리가 육안으로 직접 확인할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아주 미세한 영역의 떨림에서 시작한다
(전기적인 변화도 생기는데 사실상 우리의 신경은 항상 전기가 흐르고 있고
그 전기의 힘으로 우리는 움직이고 잇는것이다)
심한 긴장은 신경을 쪼그라들게 한다
신경의 흥분정도가 강하다는것은 떨림이 강해지면서 응축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무서우면 확 움츠러드는것을 생각하면 된다
신경이 쪼그라들면 머리속에 생각이나 상이 원활하게 그려지지 않고
생각의 처리과정이 안정적이지 못하게 된다
화학적으로 쾌감과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장치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이것이 심해지면 늘 불안하고 무언가를 계속 다시 확인하고 싶어진다
신경이 제자리를 찾기전에는 나아지지 않는다
단지 생각을 무시한다고 해서 덮어놓는다고 해서 신경이 제자리를 찾아가지는 않는다
신경이 제자리를 찾아가도록 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그 신경은 주로 뇌의 중앙부분에 분포되어 있는 신경들이다
상을 그리는 기능을 하는 뇌의 일부분이다
우선은 자극적인 정보들을 차단해야 하고 조용한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떠오르는 강박사고와 증상들을 무시하기보다
오히려 정면승부를 하는것이 해결책이 된다
이것은 절대로 쉬운 과정이 아니다
엄청난 고통이 따를수 있다
하지만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라는 말처럼
정면승부를 통해서만이 뇌의 좋은 변화를 짧은 시간안에 이끌어낼수 있다
그 과정은 불교의 화두선 이상의 힘든 과정이다
어찌보면 화두선이란 것 자체가 강박사고의 정면승부를 말하는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좀처럼 풀리지 않는 어떤 의문을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답을 얻어내는 것이다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강박사고의 정면승부는 자기 뇌신경을 느끼고 바라보면서 한다는 것이다
물론 강박사고는 그 답이 뻔하다
너무나 당연한 답인줄 아는데도 그것을 고민한다
따라서 강박사고의 정면승부는 그 답을 찾는것이 목적이 아니라
왜 뻔한 답에 얽매이고 집착하는가를 분석하고 그것이 뇌신경의 부조화때문임을 알고
그 뇌신경을 조율해나가면서 느낌을 바꿔가는것이 목적인 것이다
이것은 문제가 가득한 회로의 뚜껑을 열고 하나하나 그 잘못된 부분들을 수리해나가는 과정인 것이다
무시하거나 약으로 희미하게 만드는것은 뚜껑자체를 열지 않고 그냥 덮어두는 것이므로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할수 없다
긴장되고 쪼그라든 신경은 원하는 이미지를 제대로 그리기 힘들기때문에
원하는 이미지가 그려질때까지 반복해서 그리면서 강한 형상을 유지시키려 하는 습관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잔뜩 힘이 들어간 채로 그 느낌을 계속 유지하고자 한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방식이다
신경을 유연하게 이완시키면서 그림이 쉽게 그려지도록 해야하는것이지
억지로 강한 그림을 그려서는 안되는 것이다
흥분된 신경은 내가 원하는대로 컨트롤되지 않는다
차분하고 가벼운 상태의 신경이라야 내가 원하는대로 컨트롤된다
정면승부는 내 신경의 상태를 느끼고 관찰함으로써 흥분을 가라앉히고
신경을 원하는대로 컨트롤할수 있는 상태로 이끌고 가는 과정이다
어찌됐든 내몸의 일부가 아닌가
내몸은 내가 컨트롤할수 있는것이다
미세한 영역일수록 쉽지 않지만 불가능하지도 않다
강박증이나 그 어떤 병도 사실은 내 몸을 내 마음대로 컨트롤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병이다
머리속의 뇌신경은 차분히 바라보지 않으면 느끼지 못하고 넘어가는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외부로 쏠려있는 우리의 의식을 내부로 돌리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내안의 움직임들이
보이고 느껴질 것이다
단지 뜬구름잡는 소리가 아니라 내 안을 바라본다는 것은 이렇게 실질적인 신경의 움직임을 본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 과정은 쉽지 않다
그리고 사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의 참선이요 명상인 것이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7.01 13:59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7.17 23:49
첫댓글 조은글 감사합니다^^오늘 부터 하루 5분씩 이라두 명상의 시간을 가져야 겟슴니다^^
예 사람은 꼭 자기개발시간이 필요합니다
나를 돌아보는 시간... ^^
역시 중용님입니다.
존경스럽습니다
별말씀을... 요즘 좀 정체된거 같아 스스로에게 채찍질이 좀 필요한거 같습니다 ㅎㅎ
중용님 전 카톨릭 산자입니다^^
아, 그러신가요.. 제가 다른분하고 착각한 모양이네요 ^^
음... 무시하고 사는게 가장 상책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제가 잘못이해 한건가요? 그러길 이까페오고 5~6년이 됐는데 나름 사회생활도 하고 잘산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뭐 그래도 문득문득 다시 떠오릅니다(제 의지로) 그래도 예전보다 다시 가라앉히는데(잊어버리는데) 걸리는 시간이 훨씬 빨라졌죠 금방 다시 제 일상에 복귀합니다 그럼 전 지금까지 임시방편을 주구장창 써 온건가요?
단지 무시하고 덮고 지낼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70점은 됩니다
하지만 완전히 환골탈태하려면 그것만으로는 안됩니다 70점으로 만족하느냐 100점으로 가느냐는 본인의 선택지입니다
@중용 흠 한동안은 만족하고 살았습니다 무시법만 잘 해도 사회생활 하는데는 별 문제가 없더군요 그래도 뭔가 불만족스러워요 그러니 아직도 제가 이러고 있는거겠죠 중용님 글을 읽으면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뭘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안옵니다
떠오르는 강박사고와 증상들을 무시하기보다
오히려 정면승부를 하는것이 해결책이 된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에 들어가야 한다
지금껏 이 부분을 제멋대로 해석하고 염두해두면서 산 것 같습니다 ㅜㅜ 내 강박주제가 왜 확률적으로 희박하고 비합리적인 생각인지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추론하는 과정또한 답을 찾는 행위이며 강박행위 인가요?
중용님께서 말씀하신 정면승부란 이런걸 말하는게 아니죠?
선수들에게 직접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기도하고 약물에 근접할 수 있게 운동을 하고 대회를 나가고 하는게 나름대로의 정면승부라 생각했는데...
가끔 도움이 되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