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 흠모
부 태 식
산 들녘에 화사한 여인이 얼굴을 내민다
순진해서 고개를 못 들고 얼굴을 돌리더니
이쁜 자태를 뽐내며 화사해지기 시작했다
선택의 기다림과 설렘에 독이 생겼나
반가워하는 내민 손에 마음을 뺏긴다
향기 없는 여인이지만 매력이 너무 넘쳐
성숙한 자태에 나는 황홀해진다
중년의 모습이 자연에 묻혀 더욱 환상스럽다
여인아 여인아 그리워하는 나의 손을 잡아줘
땀 흘린 나의 모습을 추하다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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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름
제주한라중학교 1학년
부 연 화
여름이란 계절에 빠진 것 같다
여름 특유의 풀 내음이 좋고
코끝에 닿는 비 냄새도 좋고
초록 초록한 나무들 사이에서
잡생각을 하며 너와 걷는 것도
과일 맛 아이스크림을 손에 쥐고
쨍쨍한 햇빛을 피하기 위해
가까운 마트로 들어가는 것도
벤치에 앉아 너의 말을 들을 때
시끄러운 매미 소리 때문에 잘 안 들리지만
그 소리마저 듣기 좋던지
점점 날씨가 따뜻해지고 풀냄새도 나기 시작했다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아니, 여름이란 계절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너와 함께 있는 이 계절이 좋은 게 아닌가?
너랑 함께 이 여름을 즐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