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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정리 |
▶ 감상의 초점
이 시는 제2시집 <창변(窓邊)>(1945)에 수록된 작품으로서 5월의 싱그러운 훈풍처럼 향기롭고 시원한 시이다. 그러나 초여름을 맞는 전원의 정취가 자못 평화롭기만 한 아름다운 계절 속에서 시인은 문득 고독을 느끼며 무지개처럼 피어오르는 지닌 날의 아름다운 추억과 향수에 젖는다. 화려한 5월의 이미지가 전편에 생동하는 가운데 여류 시인만이 느낄 수 있는 계절 감각이 향수와 어우러져 흘러 나오는 감상(感傷)을 여심(女心)의 호사로운 윤기처럼 빛내 주고 있다. 그러나 마지막 단락에서 시인은 정기를 모아 희망찬 5월을 다시 노래하면서 스스로의 외로움을 극복하고 있다.
▶ 성격 : 서정적, 전원적, 감상적
▶ 표현상 특징
'계절의 여왕 5월'을 섬세한 관찰과 신선한 계절 감각으로 화려하면서도 천박하지 않게, 헤픈 듯하면서도 짜임새 있게 표현하고 있다. 전9연으로 되어 있으나 내용적으로는 아름다운 5월의 자연을 노래한 제1단락(1-3연), 옛 고향의 모습을 되살려 감미로운 5월의 향수를 노래한 제2단락(4-7연), 기쁨과 향수가 빛나는 5월의 감격을 노래한 제3단락(8-9연)으로 나눌 수 있다. 제6연에 '청머루', '꿩'과 함께 산나물의 이름을 4개나 등장시킨 것은 가장 구체적인 향수의 표현으로써 이 시에 깊이를 갖추게 하였으며, '서러운 노래'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서러운 그 시절의 '아름다운 노래'가 될 수도 있다.
▶ 형식 : 전9연의 자유시
▶ 주제 : 초여름의 정취(情趣)
감상의 길잡이 |
이 시는 청명한 오월에 느끼는 서정을 노래하고 있는 9연의 자유시로서 노천명다운 호사스런 시심이 잘 나타나 있다. 시인은 1연의 '청자빛 하늘'·'육모정 탑'·'연못 창포', 6연의 '청머루 순'·'꿩'·'활나물'을 비롯한 여러 나물, 8연의 '보리밭'·'종달새' 등의 시어로 우리 고유 정서를 드러내는 한편, '라일락 숲'·'여왕'·'여신'과 같은 시어를 통해 서구적 정감을 가미시키고 있다. 그러나 화자는 '계절의 여왕'인 오월에서 환희와 즐거움만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더욱 아름다워지는 계절의 흐름 속에서 점점 초라해지는 자신을 발견함으로써 옛날에 대한 향수와 비애를 함께 노래하고 있다.
1연에서는 오월의 정경을 '청자빛 하늘'·'연못 창포잎' 등 청색의 이미지로 제시하고 있으며, 2연에서는 화자가 오월의 푸르름 속에서 느끼는 고독을 보여 주고 있다. '젊은 꿈은 나비처럼 앉는 정오'이지만, 화자는 '웬일로 무색하고 외롭'다고 느끼고 있다. 그러므로 3연에서는 옛 시절에 대한 향수의 감정을 제시하고, 4연에서는 산책을 하며 회상에 젖는 화자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봄날의 아름다움 속에서 느끼는 화자의 외로움은 다소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들도 흔히 경험하게 되는 감정이다. 5·6연에서는 향수와 동경의 대상이 된 지난날을 회상하고 있다. 그 지난날은 5연에서는 '풀 냄새'라는 후각적 이미지로 나타나 있으며, 6연에서는 '청머루 순이 뻗어 나오던 길섶'의 시각적 이미지와 '꿩'의 울음 소리인 청각적 이미지의 조화로 나타나 있다. 7연에서는 다시 현재로 돌아와 느끼는 화자의 심정이 제시되고 있다. '노래'를 부르자고 하는 것은 화자가 자신의 비애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볼 수 있으며, 8·9연에서 화자는 옛날에 대한 향수를 떨쳐 버리고, 오월의 하늘로 힘차게 비상하는 환희가 그려지고 있다. 이렇듯 이 시는 환희에서 출발한 감정이 옛날에 대한 향수와 비애로 바뀌었다가 다시 환희로 돌아옴으로써, 시인의 감정은 더욱 호사스러워지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