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없는 詩
이봉주
작고 짧은 새 울음, 겨울 달빛 소리
나에게만 들리는 소리였을까
눈을 떠도 감아도, 몽둥이가 부러져도 아프지 않았다
무덤 같은 눈두덩이로 하얀 눈을 헛제삿밥처럼 받아먹었다
몸이 미라처럼 가벼워질 때마다
어둠을 툭툭 털며 돌아서는 그의 검은 등짝에서 내 백골이 한 뼘씩 자랐다
버려진 주검
억겁을 돌아 돌아
반딧불처럼 다시 돌아온 내 혼불이 어미를 지우고 아비를 지우고
나를 삭제한다
*2016년 사건으로, 사망 후 11개월 만에 발견된 부천 여중생 백골 발견 사건을 주제로 씀
공지천 포장 카페에서
이봉주
공지천에 가면
물 위에 떠 있는 포장 카페가 있다
소낙비 오는 날에
바람처럼 앉아
검은 구름 거두어 내면
탁자 위에 찻잔 하나 안 놓아도
달그릇에 담긴 녹빛 강물로
다향삼매에 빠진다
달의 경전은
물결 같은 말씀 한 구절 한 구절 넘기는데
어디로 갔나
물결 위에 흔들리던 그림자
*이봉주약력:2020년 <불교신문> 신춘문예 당선.2016년 <경북일보 문학대전> 대상 수상
*한림대학교 커뮤니티 교육원 시창작반 수료 *빛글동인. *시집: 『이 울음을 끌고 나는 어느 별의 시간으로 날아가야 할까요』
이메일: bongjure1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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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천 포장 카페에서 (시화전)
이봉주
공지천에 가면
물 위에 떠 있는 포장 카페가 있다
소낙비 오는 날에
바람처럼 앉아
검은 구름 거두어 내면
탁자 위에 찻잔 하나 안 놓아도
달그릇에 담긴 녹빛 강물로
다향삼매에 빠진다
달의 경전은
물결 같은 말씀 한 구절 한 구절 넘기는데
어디로 갔나
물결 위에 흔들리던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