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마을 미술관에서는 2번째의 지역작가 초대전으로서 울산에서 활동하는 중견 서양화가 ‘최병화’선생의 작품전을 기획한다. 서양화가인 그는 지난 몇 년간 줄 곧 차(茶)를 마실 때 쓰는 우리의 전통 사발그릇인 ‘다완(茶盌)’을 그려 왔으며 이를 통하여 한국과 동양의 정신세계를 표현 해 왔다. ‘그릇(器)’으로 명명되어 온 그의 작품명과 개인전시명은 언제나 하나의 ‘다완’만이 캔버스위에 명료하게 묘사되는 작업을 해 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양식적 패턴으로 발전시켜 온 작가이다.
화면을 가득메운 그의 그릇인 ‘다완’은 외양적으로 매우 사실적이다. 때문에 그의 ‘다완’은 서구회화의 묘법적 특성을 잘 살려 솜씨 있고 농익은 사실적 그림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특히 혼합재료를 활용한 물성의 직접적인 돋움과 표현은 이를 더욱 강조하고 있어 그릇이 가진 실체성을 더욱 분명하게 강조하고 드러낸다. 이러한 이유로 간결하고 명료하게 그려진 ‘다완’은 언제나 우리의 눈에 완고한 실체(Substance)로 다가온다.
또한 그의 그릇은 어느 존재물과 기호와도 관계함 없이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때문에 그릇 자체가 가진 물적 본성이 확연하게 드러나기에 그는 ‘다완’이 가진 실체성을 가시화하여 우리의 눈앞에 명징하게 드러내는 상징적 작업을 한다 하겠다.
그러나 그가 상징으로 표현하는 ‘다완’을 천천히 바라보면 매우 사유적(思惟的)임을 발견한다. 흩뿌려진 물감의 질료감과 완고하고 명료하게 구성된 ‘다완’의 독자적 존재와 물성의 강조는 실(實)에서 공(空)으로의 사유적 탈바꿈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가 그린 ‘다완’의 실체는 완고하며 단순한 외양을 가진 상징물로 서서히 전락하며 무의미성으로 해체되어 버린다.
무의미하게 존재하는 텅 빈 그의 그릇은 흙에서 비롯된, 혹은 본질의 본질인 기(氣)에서 비롯된 상징임을 발견한다면 그의 그릇은 사유의 시발점이자 매개물이 되기 시작된다. 사유란 비실체의 특성을 가진 인간의 정신계를 이르는 말로서, 실체가 존재하는 현상세계와 대립되는 형이상학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器 65*65cm MIxed media 2012
때문에 그의 ‘다완’을 천천히 바라보면 실체적 의미성에서 비실체적 무의미성으로, 혹은 물질에서 정신으로 탈바꿈한다. 곧 비실체의 ‘다완’으로 전이되는 것이라 하겠기에 궁극적으로 본질에서 생성된 그의 그릇은 곧 기(氣)의 가시화이며 또한 기(氣)로 가득 찬 비실체적 존재로의 탈바꿈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가 표현한 기(器)의 바탕과 저변에는 비실체인 기(氣)가 숨겨져 있는 것이기에 이는 곧 그의 화의(畵意)라 하겠다.
그러나 기(氣)로 가득한 비실체의 세계는 또다시 현실을 사는 우리에게는 실재하는 전통 사발그릇인 ‘다완’으로 되돌아 환원되고 가시화된다. 이는 기(氣)의 가시화와 함께하는 실(實)로서의 기(器)의 환원이며 우리의 현상적 삶으로의 환원이기도 하다. 또한 그것의 외양은 서구의 사실적인 전통묘법에 근거하여 환원되고 생성되고 있는 것이다. 곧 텅 빈 ‘다완’으로, 혹은 텅 빈 기(氣)로부터 유의미한 실체로서의 기(器)로서 우리의 눈앞에 사실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전통적으로 현상과 궁극이 환원하는 한국과 동양의 정신이 되는 기(氣)의 실체이면서도 우로보로스(Ouroboros)로 상징되는 서구의 관계적 존재론의 현상이기도 하다.
그의 기(器)는 기(氣)이면서도 또다시 기(器)로 환원하는 한국과 동양의 정신세계를 표현함과 함께 가시적으로는 서구의 사실적 실체성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기에 현대의 정신사와 예술의 흐름을 되돌아본다면 그의 진지한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곽영화, 화가, 미학아티스트)
<작가노트>
빈 그릇은 위에서 볼 때 가장 잘 보인다. 반질거리는 넓은 속은 바라보기만 해도 만족스럽다. 때로는 움푹 파인 곳이 불룩 나와 보이기도 하는 착시를 불러일으키게 한다. 바라보기의 위치가 남달라 본질의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비어있어 더 넓은 속을 바라볼 수 있도록 혼신을 다 열어 놓았으며, 보는 방법과 조건에 따라 나올 수도, 혹은 들어가 보일수도 있다는 관점의 다양함까지 일깨워준다.
‘비어 있으나 그 쓰임에는 끝이 없다.’
작지만 넓은 속을 가진 빈 그릇의 둥근 외형에서 관계성을 중시하는 동양적 가치를 배운다.

器 45*45cm MIxed media 2012

器 45*45cm MIxed media 2012

器 45*45cm MIxed media 2012

器 45*45cm MIxed media 2012
작가약력
현 : 한국미술협회, 울산미술협회, 울산사생협회 부회장, 울산현대작가회, 울산수채화협회,
중작파, 심미안,
주소 : 울산시 남구 신정1동 1843-2, 3층 최병화 화실
Tel : 052-260-0057, 010-4575-2096. E,mail : cho7411@yahoo.co.kr
카페 : http://cafe.daum.net/cbhspace
블로그 : http://blog.naver.com/daum.net/cho7411
개인전 6회, 아트페어 3회, 단체전 300여회
2012 : 신화마을 마을미술관 초대전(울산)
SOAF서울오픈아트페어(코엑스, 서울)
2012 : 최병화 최일호 2인전(인사아트센터, 서울)
2011 : 대구 아트페어 부스 개인전(EXCO, 대구)
아트대구 부스 개인전(EXCO, 대구)
2010 : 울산광역시 미술대전 대상 수상
2009 : 국제 Impact Art Fectival(교토시립미술관, 일본)
예술의 바다로 항해전(현대예술관, 울산)
중작파 정기전(서울, 울산, 광주, 전주, 전남)
2007 : 한국현대미술 선정작가 50인전(모스코바, 러시아)
2006 : 국제미술교류전‘벽을 넘어서...’(세종문화예술회관, 서울)
2005 : 아시아미술전 (제주문예회관2005)
2004 : 9개 도시 수채화협회 초대전(광주메트로겔러리 등)
1997 : 신예2인 초대전(바니갤러리, 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