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함 포템킨 Battleship Potemkin
1925년, 75분, 16mm, 흑백, 무성, USSR
감독_세르게이 M. 에이젠쉬체인 Sergei M. Eisenstein
영화 편집 기술의 향상, 몽타주 기법의 확립을 통해 영화사적으로 중요한 공헌을 이룩한 <전함 포템킨>은 제1차 러시아 혁명 중에 발생한 순양함 선원들의 봉기를 다룬 작품으로, 오뎃사 계단 시퀀스는 브라이언 드 팔마의 <언터처벌 The Untouchables>을 비롯해 수많은 영화와 감독들에 의해 인용되기도 했다. 장교들의 학대와 열악한 근무 조건에 불만을 품고 있던 포템킨호의 해병들은 썩은 고기를 식량으로 사용한 사실을 알게 된 후 반란을 일으킨다. 해병을 사살하라는 장교들의 명령을 거역한 포병들과 힘을 합쳐 전함을 장악한 해병은 오뎃사 항구로 향하고 이 소식을 전해들은 시민들은 해병들을 환영하기 위해 부두로 몰려온다. 민중들이 반란 선원들에 동조하자 러시아 황제의 휘하에 있는 코사크 군대가 출동하여 시민들을 무차별 학살한다.
잔 다르크의 열정 The Passion of Joan of Arc
1928년, 88분, 35mm, 흑백, 무성, 프랑스
감독_칼 테오도어 드레이어 Carl Theodor Dreyer
세계영화사에서 독특한 전통을 이루고 있는 덴마크의 거장 칼 테오도어 드레이어의 마지막 무성영화로 독창적인 클로즈업 사용과 미니멀리즘으로 고다르의 <자기만의 삶 Vivre Sa Vie>을 비롯해 후대의 유수 감독 및 영화형식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작품. 14세기 말 왕위 계승권을 둘러싼 영국과의 백년전쟁에서 조국 프랑스를 구한 후 왕의 측근들의 시기와 그들과 결탁한 교권에 의해 마녀로 낙인 찍혀 화형당한 잔 다르크의 실제 역사적 재판 기록에 근거한 작품이다. “영혼은 스타일 속에서 드러난다. 스타일은 예술가가 자신의 소재를 보는 방법의 표현이다.”라는 드레이어의 언급처럼 잔느 역을 수행한 팔코네티의 클로즈업을 통해 보여주는 영화 미학은 관객들에게 최고의 극적이며 정서적 효과를 불러 일으킨다.
라탈랑트 L'Atalante
1934년, 89분, 35mm, 흑백, 모노, 프랑스
감독_ 장 비고 Jean Vigo
생전 4편의 영화만을 남기고 29세의 나이에 요절한 프랑스의 천재감독 장 비고의 유일한 장편 극영화이자 프랑수아 트뤼포와 장 뤽 고다르,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등 수많은 유수 감독들이 찬사를 보냈던 시적 리얼리즘의 최고 걸작. 정치적, 경제적 불황기였던 1930년대 프랑스에서 초현실주의 계보를 잇고 있는 <라탈랑트>는 젊은 부부가 서로를 이해해가는 여정을 섬세하고 위트있게 그려내며 시적인 효과 또한 성취하고 있다. <라탈랑트>의 최종 편집본은 감독 없이 루이 샤방스에 의해 편집되었고, 시사회 이후 관객들의 반응을 고려해 수없는 삭제를 거친 뒤 편집본으로 완성되는 불운을 겪게 되지만, 40년대 말에 이르러 정당한 평가를 받게 되었고 이후 원작에 가깝게 복원되었다.
게임의 규칙 La Règle du jeu
1939년, 110분, 16mm, 흑백, 모노, 프랑스
감독_ 장 르누아르 Jean Renoir
1939년 작품이 발표될 당시 귀족 계급에 대한 풍자와 비판이라는 이유로 혹평을 받고 상영금지까지 당했지만 오늘날 이 영화는 역사가들과 비평가들에 의해 재해석을 멈추지 않게 하는 세계영화사상 가장 뛰어난 작품 중 한편으로 평가받고 있는 작품이다. 1962년 세계 유수 비평가에 의해 역대 우수영화 3위에 기록된 이후 각종 투표에서 한번도 순위권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는 <게임의 규칙>은 복잡한 내러티브와 전심초점의 효율적 사용을 통한 미학적 의미 획득, 외화면 공간을 통한 영화적 공간 개념의 확장, 탁월한 카메라 움직임과 독창적 미장센 등 풍부한 영상으로 평론가와 학자들을 놀라게 만든 작품이다. 대서양 단독 횡단 비행을 성공리에 마친 조종사 앙드레는 후작 로베르의 아내 크리스틴느와 사랑에 빠져있고, 후작 로베르 역시 주느비에브라는 애인이 있는 상태. 한편 크리스틴느의 하녀 리제르도 남편 슈마허와 새로운 하인 마르소와 삼각 관계에 빠진다. 로베르의 성에서 열리는 사냥파티 동안 크리스틴느는 남편 로베르와 정부의 관계를 눈치채고, 앙드레와 성을 떠날 것을 결심한다. 리제르 또한 슈마허, 마르소와 더욱 심각한 상황에 빠져들게 된다. 르누아르는 이 영화에서 '옥타브'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시민 케인 Citizen Kane
1941년, 119분, 35mm, 흑백, 모노, 미국
감독_ 오슨 웰즈 Orson Wells
양식화된 관행을 초월하는 공인된 걸작 <시민 케인>은 미국영화의 이정표를 세운 교과서적인 작품으로 한 미디어 재벌의 삶과 영욕을 다루고 있다. 거대한 성 제나두에서 미디어 재벌 찰스 포스터 케인이 “로즈 버드”라는 의문의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둔다. 거물의 죽음에 각 언론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그의 일생에 대한 기사를 다루는 한편 과연 로즈 버드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한다. 기자 톰슨은 케인의 주변 인물들을 대상으로 로즈 버드의 의미 추적에 나서게 되고 다섯 개의 플래시 백 인터뷰를 통해 그의 생애를 회상하며 거슬러 추적해간다. 전심초점, 복합적인 플래시백 내러티브의 구성, 파격적인 편집, 장시간 촬영 등의 혁신적인 스타일은 후대 영화인들에게 막강한 영향을 미쳤고, 영국의 영화전문지 ‘사이트 앤 사운드’는 “현대적인 의미에서 첫 사운드 영화이며 사실주의와 표현주의 테크닉을 이용한 예술영화”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 작품이다. 모더니즘을 개척한 거대한 백과사전적인 영화이자, 다양한 영화기법은 후대 영화인들에게 막강한 영향을 미치며 영화사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은 <시민 케인>을 관람 후 “미국 영화에 대한 무한한 숭배감과 경의를 표한다”는 소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자전거 도둑 Ladri di biciclette
1948년, 93분, 35mm, 흑백, 모노, 이태리
감독_ 비토리오 데 시카 Vittorio De Sica
“순수 영화의 첫 작품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배우도 없고 이야기도 없고 연출도 없다. 이것은 영화가 이제 더 이상 완벽한 미학적 환상 속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앙드레 바쟁
네오 리얼리즘의 명콤비 세자르 자바티니가 각색하고 비토리오 데 시카가 연출한 <자전거 도둑>은 이탈리아 네오 리얼리즘의 정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걸작이다. 다큐멘터리적인 사실감을 선호한 데 시카는 전후 이태리 사회의 빈곤과 모순을 잘 짜여진 스튜디오 촬영과 해피 엔딩을 거부하고 네오 리얼리즘 영화의 전형적인 표현양식인 현장 촬영과 비직업 배우의 기용을 통해 2차 세계대전 이후 피폐해진 도시 속 서민들의 삶과 그들에 대한 애정을 담담한 터치로 그려내고 있다. 2차 대전이 끝나고 폐허가 된 로마에서 실업자 안토니오 리치는 자전거가 있어야만 가능한 벽보 붙이는 일을 구하게 된다.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아내 마리아는 침대 시트를 전당포에 맡기고 자전거를 구하지만 안토니오가 벽보를 붙이는 동안 한 젊은이가 자전거를 훔쳐 타고 달아난다. 안토니오는 실직하게 되고 다음 날부터 안토니오와 아들 부르노는 자전거를 찾기 위해 로마 거리를 배회한다.
사랑은 비를 타고 Singin' in the Rain
1952년, 103분, 35mm, 컬러, 모노, 미국
감독_ 스탠리 도넨 Stanley Donen, 진 켈리 Gene Kelly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의 전환기인 1920년대 말 배우들의 몰락과 적응 과정을 소재로 한 <사랑은 비를 타고>는 유머와 생동감이 가득 찬 뮤지컬 영화의 최고 걸작이다. 신나는 노래와 안무는 시각적, 음악적 표현 범위를 확장시키고 진 켈리, 도날드 오코너, 데비 레이놀즈는 드라마적 스토리와 음악적 공연을 내러티브 속에 견고하게 통합시키며 관객들을 사랑의 행복 속으로 인도한다. 주제가를 부르며 춤추는 진 켈리는 아마 가장 친근한 뮤지컬 영화의 이미지로 명장면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을 것이다. 아마추어 코미디언인 돈과 코스모는 일자리를 얻기 위해 할리우드로 간다. 우연히 돈은 한 영화사의 스턴트맨 역을 얻고 당시 최고의 여배우 리나 레이먼트와 여러 편의 영화에 출연하게 되면서 스타로 급부상한다. 그러나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시대로 넘어가자 음치이자 목소리 연기에 재능이 없던 리나 레이먼트로 인해 돈은 곤경에 처한다.
7인의 사무라이 七人の侍
1954년, 141분, 35mm, 흑백, 모노, 일본
감독_ 구로사와 아키라
일본영화사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은 바 있는 <7인의 사무라이>는 뛰어난 성격묘사, 화려한 카메라 테크닉과 역동적인 편집 등 탁월한 미학적인 성취를 이룬 새로운 형태의 시대극으로 할리우드에서 존 스터지스 감독에 의해 <황야의 7인>이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될 정도로 세계영화사에서 위대한 걸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산적들의 빈번한 약탈로 목숨과 식량을 위협받던 작은 마을에서 추수 이후 닥칠 산적의 습격을 대비해 7명의 사무라이들을 고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길의 노래 Pather Panchali
1955년, 122분, 35mm, 흑백, 모노, 인도
감독_ 사티아지트 레이 Satyajit Ray
*1956년 칸느영화제 최우수 인간 다큐멘트상 수상
인간의 본질적인 가치와 소박한 서민들의 삶을 사실적이며 탁월한 연출 방식으로 그려낸 이 작품은 인도 리얼리즘의 대가 사티아지트 레이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안겨 준 작품이자, 인도영화계에 획기적인 영화진흥책을 마련하는 견인차 역할을 했던 작품이다. <길의 노래>, <정복되지 않는 사람들 Aparajito>, <아푸의 세계 Apur Sansar>로 이어지는 ‘아푸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으로 20년대 벵갈 지방의 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소년 아푸가 12세가 될 때부터 그 자신이 그 나이 정도의 아들을 갖게 될 때까지의 성장과정을 담은 장중한 작품이다. 1955년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공개돼 평론가들의 격찬을 받았고, 1956년 칸느 영화제로부터 ‘가장 훌륭한 인간에 대한 기록’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휴머니즘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수색자 The Searchers
1956년, 120분, 35mm, 컬러, 모노, 미국
감독_ 존 포드 John Ford
이 작품의 열렬한 숭배자임을 자처했던 마틴 스콜세즈, 스티븐 스필버그, 조지 루카스를 들지 않아도 <수색자>가 미친 영향은 SF에서 액션물까지 광범위하게 걸쳐 있다. 흥행과 비평 모두에서 오랫동안 명성을 떨쳤던 위대한 스토리텔러 존 포드의 최고 걸작이자 가장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서부극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 영화는 영화가 완성된 지 10년이 지난 이후에야 비평가들을 통해 인정받기 시작한 미국적 신화와 서정성의 정점에 위치해 있는 작품이다. 남북전쟁이 끝난 3년 뒤 이튼은 형의 집을 찾아온다. 그리고 얼마 뒤, 형의 가족이 인디언에게 몰살당하고 막내 조카딸 데비가 추장 스카에게 납치되자 복수를 다짐하며 코만치를 추적한다.
악의 손길 Touch of Evil
1958년, 105분, 35mm, 흑백, 모노, 미국
감독_ 오슨 웰즈 Orson Wells
<상하이에서 온 여인>, <악의 손길>로 이어지는 시네아스트 웰즈의 필름 누아르의 대표 걸작. 웰즈는 <시민 케인>에서 시도했던 명암대비, 전심초점, 편집, 카메라 움직임 등 혁신적인 스타일을 도입했고, 3분 19초 동안 이어지는 오프닝 시퀀스의 바로크적인 카메라 움직임의 긴 크레인 쇼트는 영화사상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필름 누아르가 전후 미국의 공포와 긴장을 은폐하고 폭력의 세계로 관객을 이끌었듯이, 폭력과 타락으로 가득 찬 플롯을 통해 잘못된 단서를 관객에게 제공하여 음모로 가득 찬 혼란스러운 세계로 관객들을 끌어들인다.
멕시코의 마약 단속 책임자인 바가스는 아름다운 아내 수잔과 멕시코 국경에서 신혼여행을 보내던 중 미국의 돈 많은 택지 개발업자가 폭발사고로 죽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사건 해결에 뛰어든 바가스는 증거 위조와 가혹한 취조 수법으로 실적을 쌓아온 늙고 타락한 형사 행크 퀸랜의 수뢰 혐의를 포착하고 그와 부딪히게 된다.
현기증 Vertigo
1958년, 129분, 35mm, 컬러, 돌비 디지털, 미국
감독_ 알프레드 히치콕 Alfred Hitchcock
서스펜스 스릴러의 거장 히치콕의 빼어난 카메라 워크와 탁월한 영화적 형식미가 드러나는 수작. 히치콕 감독이 15년 동안이나 촬영방법을 연구했다고 밝힌 바 있는 줌과 트랙이 결합된 이동촬영과 주인공의 시점에 관객을 동일화시키기 위해 사용한 주관적 트래킹 쇼트도 이제는 영화문법의 고전이 되었다. 자기 때문에 동료 경관이 사망한 과거의 사건이 원인이 되어 고소공포증이라는 도덕적 마조히즘에 빠진 전직 형사 스카티의 자기 치료 과정과 함께 한 여성과 사랑에 빠지고 살인사건의 범인을 밝혀나가는 과정을 다룬 이중 플롯의 작품으로 ‘할리우드의 프로이트’라 지칭되는 히치콕 특유의 관음주의와 환상주의에 근거한 작품이다.
형사 스카티는 범인을 추격하던 중 동료 경찰이 추락사하는 사고가 일어나자 병적인 고소공포증을 얻게 된다. 경찰을 사직하고 사립탐정이 된 그는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아내 마들린을 감시해 달라는 친구의 부탁을 받는다. 그러나 고소공포증 때문에 그녀의 자살을 막지 못한 그는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어느 날 마들린과 똑같이 생긴 주디를 발견한다.
네 멋대로 해라 À bout de souffle
1960년, 87분, 35mm, 흑백, 모노, 프랑스
감독_ 장 뤽 고다르 Jean-Luc Godard
“고다르 이전에 고다르 없고, 고다르 이후에 고다르 없다.”는 미셀 푸코의 찬사를 들지 않아도 만일 한 감독에 관한 연구서와 숫자가 영화사에서 갖는 감독의 중요도를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면 당연히 고다르는 가장 중요한 감독으로 거론될 수 있을 것이다. 몽타주와 미장센의 통합에 대한 새로운 결과물인 이 작품은 특정 담론을 고집하지 않았던 고다르의 첫 장편 영화로 기존의 영화관습에서 벗어나 누벨바그의 주요한 관심사와 형식적인 혁신의 윤곽을 드러낸 최초의 작품이자 영화의 새로운 시대를 선언하며 첨병역할을 한 작품이기도 하다. 점프 커트를 이용해 시간, 공간, 조형적 연속성에 대한 규범을 파괴하고 라울 쿠타르의 현장 촬영과 핸드 헬드 카메라, 장시간 촬영 등 과감한 카메라 기법과 단편적이고 임의적인 이야기 구조, 즉흥적이고 반복적인 대사, 편집의 비약, 후시녹음 등 새로운 영화형식의 혁신에 공헌했다.
험프리 보가트를 동경하고 목적없이 부유하며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자동차 상습 절도범 미셸은 별다른 죄의식없이 차를 훔쳐 달아나다 뒤쫓아 온 경관을 죽이게 되고 이후 쫓기는 신세가 된다. 파리에 거주하는 미국인 유학생 파트리샤의 집에 은닉해 있으면서 불안한 미래를 뒤로 하고 사랑을 나누던 미셸은 파트리샤에게 함께 로마로 도망칠 것을 권유하지만 파트리샤는 미셸을 경찰에 신고한다.
-시간표-
3/13(토)
12:30 자전거 도둑 The Bicycle Thief
14:30 네 멋대로 해라À bout de souffle
17:00 악의 손길Touch of Evil
19:30 현기증Verti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