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강남 부동산의 이상급등현상으로 부동산시장의 불안해지자 정부는 서둘러 시장을 진정시켰다.
이후 강북지역의 뉴타운이나 재개발 유망지의 가격이 들썩였다. 총선 때 후보자들의 공약 여파였다.
올해 부동산가격의 등락은 정부의 정책이나 정치적 상황과 연관을 맺어온 부분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점에서 정부에서 단계적으로 분양가상한제를 완화한다는 발표가 부동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의 규제가 완화하면 건설사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비싸게 집을 팔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완화 방안은 철저하게 공급자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수요자 입장에서는 고민이 늘 수밖에 없다. 발표한 지 1년이 지났지만 본격적으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판매된 아파트는 거의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만큼 수요자들은 상한제 아파트를 목이 빠지게 기다려 온 셈이다.
이런 와중에 발표한 분양가상한제 완화방안은 수요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월급쟁이들의 고민은 다시 시작된다. 집을 사더라도 월급통장에서 다달이 빠져나가는 대출이자가 가장 큰 부담인데 이마저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하나 사라졌기 때문이다.
◆집값, 예측할 수 없다
![]() |
내 집 마련의 꿈을 키워온 월급쟁이들은 내 집 마련계획을 매년 수정해야 할 판이다. 이 때문에 어디에 어떤 집을 찾아야 할지 고민이 앞선다. 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월급쟁이들은 특히 중대형 아파트로 옮겨 탈 때 고민이 더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
강남의 경우 올 들어 중대형 아파트들의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도곡동의 R아파트의 경우 100㎡ 정도의 아파트가 올해 14억원 아래에서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조금더 기다려보면 12억원에도 급매물이 나올 것이라고 부동산중개업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14억원 밑으로는 내려 가본 적이 없는 아파트다.
이지연 농협 강남PB센터 팀장은 "강남의 아파트 매매시장은 이제 하락세를 타기 시작한 셈"이라며 "내년까지는 이 분위기가 계속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강남에서 집을 사려면 내년 상반기 이후를 노려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는 조언이다. 지금보다는 집값이 충분히 떨어졌을 때를 기다리는 미덕이 필요한 때다.
◆중대형으로 갈아타려면 광교ㆍ판교로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중대형 아파트는 최근 1~3순위 분양에서 대거 미달사태를 빚었다. 소형 아파트와 달리 분양가가 높아 외형상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듯한 인상이다.
하지만 전매기간이나 투자성 등에서 전용면적 85㎡ 이하인 소형 아파트에 비해 유리한 점이 많다.
수도권 중대형 아파트의 전매제한 기간은 공공택지의 경우 7년, 민간택지는 5년으로 소형 아파트에 비해 최대 3년 정도 짧기 때문에 환금성 면에서 다소 유리하다.
또 청약가점제가 실시됨에 따라 소형 아파트는 가입기간이나 저축액 등에 따라 순차별 공급되지만 중대형 아파트는 동일한 매입예정금액이면 가점제 50%, 추점방식 50%이기 때문에 소형에서 중대형으로 갈아타기를 원하는 수요자들의 당첨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장점은 건설사의 미분양 털어내기 즉 무 순위 또는 4순위에서 진가를 보였다. 청약통장을 쓸 필요가 없다는 장점과 맞물리면서 4순위에서 상당한 경쟁률을 기록한 것.
하반기에는 판교나 광교 등 주요 지역에서 중대형 아파트 분양을 예정하고 있다. 따라서 중대형으로 갈아타기를 원하는 수요자들은 판교나 광교 등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또 한강김포신도시나 인천 청라지구에서도 하반기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이상한 부동산시장…오피스텔 각광
아파트시장이 예측불가능 양상으로 흐르자 오피스텔이 각광을 받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오피스텔은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주목을 받지 못한 곳이었다. 가격의 변화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 들어 매물로 나온 오피스텔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이지연 팀장은 "고객들의 의뢰로 강남지역에서 투자할 만한 오피스텔을 찾아봤지만 매물이 거의 없어졌다"며 "그동안 꿈쩍 않던 오피스텔 가격이 꿈틀거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또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세입자만 있다면 꾸준한 월세수익을 얻을 수 있고 향후 가치상승에 따른 시세차익도 노릴 수 있다"며 "이런 높은 투자가치로 새로 주목받고 있는 듯 하다"고 분석했다.
오피스텔의 인기는 새로 분양하는 곳에서도 나타났다. 최근 청약을 마감한 '동탄 동일하이빌Ⅱ'는 최고 3.57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전평형 마감됐다.
'동탄 지웰에스테이트'는 최고 3.17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5월 인천 논현지구 '푸르지오 시티' 오피스텔은 평균 42대 1의 청약률을 기록하는 등 오피스텔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이 같은 인기는 오피스텔에 대한 규제강화 전망 때문이다. 9월22일부터는 서울, 인천, 수원, 성남, 안양, 부천, 고양, 용인, 안산시 등 9개시에서 분양신고를 하는 100실 이상의 오피스텔은 계약일로부터 1년간 전매가 제한된다.
이에 따라 전매제한을 피하는 오피스텔이 반사이익을 받고 있다. 실제로 최근 청약시장의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오피스텔은 나 홀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 |
◆결국 고민은 대출이자다
내 집 마련을 고민하고 있거나 대출을 끼고 내 집을 장만한 월급쟁이라면 누구나 대출이자로 고민하게 된다.
월급쟁이에게 주택담보대출의 이자는 만만치 않은 월급통장의 블랙홀이다. 집값이 비싸다 보니 대출금도 크고 이자는 말할 것도 없다.
게다가 변동금리부 대출을 받은 경우 보통 3개월마다 이자율이 변한다. 올 초 통장에서 대출이자가 빠져나갔을 때 많은 대출자들의 숨이 막혔다.
이자율이 무려 최고 8%대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당시 은행들의 3년 고정금리부 대출은 10%에 육박했다. 가장 큰 이유는 양도성예금증서(CD) 유통수익률의 변화였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대부분 CD 3개월물과 연동시킨다. 올 1월 CD 금리는 5.8%를 넘어섰다. 전년도 같은 기간의 4.9%에 비해 1%포인트 정도나 상승했다.
이후 CD 금리는 다소 낮아졌지만 7월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5.4% 수준을 보이고 있고 이마저 다시 오를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8일 현재 국민은행의 경우 3개월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은 6.14~7.64%를 적용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6.28~7.58% 및 6.38~7.78% 수준이다. 하나은행은 6.69~7.39%며 외환은행은 5.84~7.12%에서 대출이 나가고 있다.
고정금리대출은 더 높은 수준이다. 국민은행의 3년 고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46~8.96%이며 우리은행은 7.55~8.65%다. 신한은행은 7.69~9.09%로 최고금리가 9%대를 기록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8.26~8.96%이며 외환은행은 7.71~8.41% 수준이다.
이처럼 CD금리 급변에 따른 이자부담이 커지자 은행들은 이자상한부 대출을 내놓고 있다. 대출을 받을 때 고객이 정한 이자상한선 이상으로는 이자가 오르지 않는 구조다.
하나은행의 '이자안전지대론', 외환은행 '예스이자안심모기지론', 국민은행의 'KB유비무환모기지론' 등이 있다.
그러나 이들 금리상한부 대출의 경우 옵션에 대한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이자부담이 적은 대신 수수료 부담이 커 일각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가장 낮은 고정금리를 제공하고 있는 곳은 주택금융공사다. 공사의 보금자리론은 10년 만기 연 6.6% 수준이다. 다만 원금을 함께 갚아나가야 한다는 부담이 있고 대출자격심사가 까다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