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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엄마를 멀리하세요. 그래야 아이가 공부를 잘합니다.
김효원(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김은주(강남세브란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게 “공부 잘하는 아이, 어떻게 만들 수 있느냐”고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두 사람을 포함한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소속 의사 8명은 지난 3월 『공부하는 뇌, 성장하는 마음』을 냈다. 학회 차원에서 기획한 책은 2021년 나온 『아이들이 사회를 만날 때』에 이어 두 번째다.
공부는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함께 책을 낼 만큼 중요한 주제일까? 이들은 “그렇다”고 잘라 말했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아이들 대부분이 학습과 관련한 크고 작은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김효원‧김은주 교수는 “아이건, 양육자건 할 것 없이 모두 ‘대입’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경주하고 있다”며 “제대로 된 정보가 있다면 이렇게까지 경쟁하진 않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특히 두 교수는 “무엇보다 근거 없이 떠도는 이야기를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hello! Parents가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와 ‘공부력(力) 진단’ 칼럼을 시작하는 것 역시 같은 이유에서다. 8명의 의사가 각자 뇌발달‧문해력‧수학‧외국어 학습 등을 주제로 양육자가 가진 오해를 명쾌하게 풀어 줄 예정이다. 연재를 앞두고 지난 17일 김효원‧김은주 교수를 만나 공부에 관해 양육자가 알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직접 물었다.
김효원(왼쪽)‧김은주 교수는 “아이의 수준을 제대로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학습에 대한 불안감을 키워 주는 옆집 엄마와 거리를 두라”고 조언했다. 장진영 기자
김효원(왼쪽)‧김은주 교수는 “아이의 수준을 제대로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학습에 대한 불안감을 키워 주는 옆집 엄마와 거리를 두라”고 조언했다. 장진영 기자
📢양육의 최대 적은 옆집 엄마다.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 할아버지의 재력’. 한때 아이를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필요한 세 가지로 꼽히던 것들이다. 할아버지의 재력은 어쩔 수 없지만, 노력으로 할 수 있는 게 바로 정보력이다. 양육자들이 맘카페에 가입하고, 주변 양육자와 관계를 유지하는 이유기도 하다. 어떤 학교가 좋은 학교인지, 학원은 어딜 보내야 하는지 같은 작지만 강력한 정보는 뉴스에도, 책에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효원‧김은주 교수는 “아이의 공부를 생각한다면 주변 양육자들 사이에서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옆집 엄마’가 왜 문제인가요.
김효원(이하 원) 공부를 잘하게 하려면 내 아이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양육자가 가장 잘못하는 일이기도 하죠. 이렇게 질문해 볼까요? 선행학습은 좋은 걸까요, 나쁜 걸까요?
전문가들은 대체로 선행학습은 뇌 발달과 학습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말하는 것 같아요.
(원) 맞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지능지수(IQ)가 높고, 배우는 것을 즐거워하며 성취욕도 상당히 크다면 어떨까요?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을 재미없어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아이의 흥미와 동기를 유발하기엔 쉬울테니까요. 이 경우엔 선행학습이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반대로 글씨도 제대로 읽을 줄 모르는 아이에게 자기보다 높은 학년이 배우는 내용을 가르치는 것도 맞지 않고요.
그게 옆집 엄마와 무슨 관계인가요?
김은주(이하 주) 교육열 높은 양육자의 대부분은 선행학습을 시켜요. 서울 강남의 유별난 엄마 얘기가 더는 아닙니다. 초등학교 6학년에게 고1 수준인 ‘수학의 정석’을 풀게 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마저도 ‘두 번 돌렸다’ ‘세 번 돌렸다’ 할 정도로 여러 번 시키기도 하고요. 그런데 수학의 정석을 푼 초등학생이 이 내용을 정말로 이해했을까요? 대다수는 절반도 이해하지 못했을 거예요. 제가 중요한 걸 하나 말씀드릴게요. 아이가 공부를 못하는 엄마들은 맘카페나 모임에서 ‘빅마우스’(수다쟁이)가 아닙니다. 아이가 월등하게 뛰어난 엄마들만 얘기를 늘어놓죠. 그러다 보니 일부 우수한 아이들의 수준이 마치 평균인 것인 양 왜곡이 일어나요.
그럼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요?
(원) 우리 애는 지극히 정상적으로 발달하고 있는데, 마치 부족한 것처럼 느껴지죠. 초등학교 6학년이 초등학교 6학년 수학책에 나오는 문제를 푸는 게 정상이잖아요. 고등학교 1학년 수학 문제를 푸는 게 비정상이고요. 그런데 기준이 높아지다 보니 우리 애만 뒤처지는 것같이 느끼는 겁니다. 양육자의 불안감이 커지면 결국 아이 수준을 파악하지 못한 채 버거운 과제를 내주게 됩니다.
아이가 잘 따라간다면 문제가 없지 않나요?
(원) 일부 뛰어난 아이들은 문제없이 따라갈 수 있겠죠. 하지만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아이들도 대부분 평범한 아이들입니다. 잘 따라간다고 느끼신다면 그건 아이도, 양육자도 착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커요. 수준에 안 맞는 걸 학습하면 흥미를 잃게 되죠. 정확하게 말하면 선행학습이 잘못된 게 아닙니다. 아이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선행학습이 문제인 거죠.
아이 수준을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요?
(주) 학교 수업을 잘 이해하는 게 기본입니다. 만약 학교 수업을 버거워한다면 기초학습이 부족하지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난독증이나 ADHD(주의력결핍 과다행동) 같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요.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하는 경우에도 아이가 수업 내용을 잘 따라가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보통 학습 내용의 60~70%를 이해하고 있다면 적당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아이가 학원 시험에서 매번 낮은 점수를 받는다면 학원을 옮기거나 아랫반으로 바꿔야 해요. 문제는 양육자들이 대부분 그런 선택을 하지 않는다는 데 있죠.
무슨 의미인가요?
(주) 강남구 대치동에서 정말 인기 많은 H학원이 있어요. H학원에 보내려고 아이를 소위 ‘새끼학원’만 네 군데 보내는 경우도 봤어요. 그렇게 어렵게 H학원에 들어갔어요. 그럼 아이가 시험 좀 못 본다고 그만두게 할 수 있을까요? 쉽지 않습니다. 어떻게 들어왔는데요. ‘나가면 다시 들어올 수 있을까?’ 고민이 되죠. 하지만 기억하세요. 아이 상황·수준을 제대로 파악하는 게 공부 잘하게 하는 첫 단추라는 걸요. 무리한 선행학습의 끝에서 마주하는 건 공부를 싫어하는, 그리고 ‘나는 공부 못한다’고 스스로 낙인찍어 버린 아이일 겁니다.
어려운 걸 공부하면 흥미를 잃는 건 왜 그렇죠? 오히려 도전의식을 불태울 수도 있잖아요.
(주) 개인의 실력과 과제의 난도가 적절한 수준이어야지 몰입할 수 있어요. 아이고, 어른이고 마찬가지입니다. 주어진 과제가 너무 쉬우면 학습자는 권태를 느끼고, 너무 어려우면 좌절과 불안을 느끼죠. 누구나 잘하고 싶은 욕구가 있어요. 성취욕이죠. 그런데 버거운 과제를 계속 주면 어떻게 될까요? 아이들은 미숙하기 때문에 좌절을 주는 대상을 회피해 버려요. 결국 공부에 손을 놓는 겁니다. 아이가 어느 정도 수준에서 도전의식을 느끼며 달려드는지, 어떨 때 포기하는지를 잘 파악해야 해요. 그래서 그사이 난이도의 학습을 제시해 주는 게 필요하죠. 아이가 느리면 양육자가 좀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 하고요.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이 수준에 맞지 않는 선행학습은 결국 공부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장진영 기자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이 수준에 맞지 않는 선행학습은 결국 공부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장진영 기자
📢의대 준비반이 인생 패배자 만든다.
강남구 대치동을 중심으로 의대 광풍(狂風)이 불고 있다. 초등학생 대상 학원에서 의대 입시반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 유아 대상 의대 입시설명회가 열릴 정도다. 물론 어려서부터 의대를 준비해 의대 진학에 성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2024학년도 기준 의대 선발 인원은 총 3091명. 지난해 수능 응시생(44만7669명)의 0.7%로, 1%도 채 안 된다. 대다수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김효원‧김은주 교수도 “어려서부터 ‘의대’만을 목표로 살아 온 아이들은 의대 진학 실패와 동시에 인생을 실패한 것 같은 좌절감을 느낀다”고 경고했다.
입시에서 실패하면 곧 인생에서 실패한 것 같이 느낀다는 건가요?
(주) 의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잖아요. 의사가 꼭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니고, 의대에 진학하지 않았다고 인생이 끝난 것도 아니에요. 고3은 스무 살도 채 안 된 나이잖아요.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시기죠. 하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의대’만을 목표로 살아왔기 때문에 의대 진학 실패를 인생 실패로 여기는 경우가 많아요. 문제는 소위 명문대에 합격해도 스스로 실패했다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재수‧삼수는 기본이고, 구(9)수까지 하는 경우도 봤어요.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요?
(원) 양육자의 목표를 아이에게 주입하는 게 문제예요. 아이들이 공부 열심히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양육자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서거든요. 애착관계에 있는 부모에게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고 애쓰는 거죠. 그러다 아이가 조금만 두각을 나타내면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도 인정받게 되고, 의대 진학만이 인생의 전부가 돼버려요. 하지만 의대 진학 준비를 그만두고 ‘의대 준비반’이라는 집단이 주는 자부심이 사라지는 순간 모든 것을 잃은 심정이 되는 거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의대 열풍을 넘어 광풍 수준이 된 이유가 뭐라고 보시나요?
(주) 양육자의 의대 진학 열망과 사교육 마케팅 전략의 합작품 같아요. 사실 최상위권 학생을 위한 사교육은 예전부터 있었어요. 영재반·특목자사고반이 의대반이 된 거죠. 상담을 하다 보면 초등학생 자녀를 둔 양육자 중에 의대에 보내고 싶다는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고등학생만 돼도 “어머니 의대 준비 어떻게 돼가요?”라고 물어보면 “선생님, 성적이 나와야 의대를 가죠.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하면서 웃어넘기시죠. 사실 의대 가기가 쉬운 게 아니니까요. 하지만 초등학교 때는 아직 그게 얼마나 치열한지 실감을 못하시는 것 같아요.
병원을 찾는 아이들의 연령도 낮아졌나요?
(주) 아무래도 예전보다 병원을 찾는 아이들의 나이가 어려지긴 했어요. 특히 조용한 ADHD 상담이 늘었어요. 정상 발달하고 있고, 겉으로 봐서 집중력이 나쁘지는 않은데, 선행을 버거워하니까 뭔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하고 싶은 거죠. 이 외에도 다양한 이유로 병원을 찾는 분들이 늘었어요. 과거와 비교하면 확실히 많아졌죠.
어떤 이유로 병원을 찾아오나요?
(주) 아이의 집중력이나 정서문제가 없는지 점검하고 싶어하는 양육자가 많아요. 선행학습 시기가 빨라진 영향으로 보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선행학습을 하고, 밤 늦게까지 학원숙제를 하는 아이들이죠. 주변에서 다 선행학습을 시키니까 어쩔 수 없이 하는데,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있는지 살펴보는 겁니다.
어떤 검사를 받나요?
(주) 초등학교 입학 전에 ‘풀 배터리 검사’를 많이 받으세요. IQ 외에 집중력‧정서‧사회성‧부모관계를 들여다보는 검사예요. 대학병원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뿐 아니라 심리센터·발달센터에서 하는 경우도 많은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 곳에서 이상이 있다고 나오면 대학병원에 2차 의견을 구하러 오기도 하고요.
김은주 강남세브란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강남구 대치동을 중심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의대 광풍이 불고 있다”며 “어려서부터 ‘의대’만을 목표로 살아 온 아이들은 의대 진학 실패와 함께 큰 좌절감을 느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은주 강남세브란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강남구 대치동을 중심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의대 광풍이 불고 있다”며 “어려서부터 ‘의대’만을 목표로 살아 온 아이들은 의대 진학 실패와 함께 큰 좌절감을 느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전해야 진짜 가정이다.
지능‧주의력‧실행기능‧기억력‧문해력‧동기‧자기조절…. 정신과 의사들이 꼽은 공부 잘하는데 영향을 주는 요소다. 김효원‧김은주 교수는 “무엇보다 정서적 안정이 중요하다”며 “양육자가 도와줘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양육자는 아이가 실패를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안전기지가 돼줘야 한다는 얘기다.
안전기지라는 게 어떤 의미일까요?
(주) 아이에게 엄마‧아빠가 자기편이라는 믿음을 주는 거죠. ‘내가 힘들 때 기대면 나를 위로하고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끔 말이에요.
대다수 양육자가 그렇지 않나요?
(원) 아닌 분도 많을 겁니다. 특히 대치동 아이들은 학교 끝나고 학원 갔다가 밤 10시에 파김치가 돼 집에 가면 엄마가 도끼눈을 뜨고 기다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숨 돌릴 틈도 없이 학원에서 받은 점수를 묻고 “너 이렇게 해서 의대 가겠어?” 하고 다그치는 거죠. 그러면 아이는 마음의 문을 닫습니다. 힘든 일이 있어도 양육자에게 털어놓지 않죠. 그러다 문제가 심각해지면 우울증·공황장애가 생기거나 비행을 저지르기도 하고요.
안전기지가 돼 주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는 양육자가 많을 것 같아요.
(원) 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내야 합니다. 탁구‧농구 같은 운동뿐 아니라 보드게임이나 아이돌 콘서트 관람 등 아이가 좋아하는 걸 함께 하세요. 이때 주의할 게 있어요. 양육자가 말을 너무 많이 하면 안 됩니다. 얘기하다 보면 잔소리를 안 할 수가 없거든요. 좋은 의지로 시작해도 결국 관계만 나쁘게 만들고 말죠. 그냥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아이랑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세요. 그러다 보면 아이가 학교나 선생님·친구 얘기를 꺼낼 거예요. 그러면 잘 들어주고, 공감해 주세요. 일상을 함께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안전기지 역할을 언제부터 해야 할까요?
(주) 어리면 어릴수록 좋아요. 특히 영·유아기나 초등학교 때는 사춘기를 대비해 저축한다는 마음으로 아이와 감정적인 유대를 쌓아야 해요. 이런 정서적 유대가 밑바탕이 돼야 10대 때도 자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특히 10대 때는 아이를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해 주고 마음을 읽어 줄 필요가 있어요. 어긋난 관계를 10대 때 바로잡지 못하면 20대, 30대 때는 양육자와 자녀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되기도 합니다.
아이뿐 아니라 양육자 중에도 지친 사람이 많을 것 같아요.
(원) 맞습니다. 아이가 공부를 잘하건 못하건 관계없이 모두 지쳐있어요. 감정소모가 많다 보니 번아웃증후군(정신적 탈진 상태)을 겪는 분들도 있죠. 그런 분들께는 아이와 상관없는 자기 일을 하라고 권합니다. 그게 뭐라도 좋아요. 일이든, 취미생활이든, 운동이든 뭐든지요. 하루 10분만 카페에 앉아서 찬찬히 커피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가족이 아닌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낸다는 것 자체가 위로가 되고, 아이와 잠시라도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기회가 됩니다.
김효원‧김은주 교수는 “내 인생도 내 뜻대로 안 되는 게 세상일인데, 아이의 인생을 자기 뜻대로 하려는 양육자가 너무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내 아이의 인생이 남의 인생이라는 걸 인정하는 순간 아이와의 관계도 좋아지고, 결과적으로 공부도 잘하게 된다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어릴 때 공부 더 시킬걸’ 하는 아쉬움보다는 좀 더 놀아주고 시간 보내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아이 성적 때문에 지나치게 전전긍긍한 것도 후회되고요. 양육자 여러분은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갖고, 아이를 좀 더 믿어 주세요. 그게 공부 잘하는 아이 만드는 자양분이 될 겁니다.
김은주(왼쪽)‧김효원 교수는 “양육자는 아이가 힘들 때 언제든 의지할 수 있는 ‘안전기지’가 돼줘야 한다”며 “결국 정서가 안정돼야 성적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주(왼쪽)‧김효원 교수는 “양육자는 아이가 힘들 때 언제든 의지할 수 있는 ‘안전기지’가 돼줘야 한다”며 “결국 정서가 안정돼야 성적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바쁜 당신을 위한 세 줄 요약
① 양육의 최대 적은 옆집 엄마입니다. 양육자들이 가장 못하는 것 중 하나가 자녀의 수준 파악이에요. ‘맘카페’ 같은 곳에서 잘하는 아이 얘기만 회자되다 보니 과도한 선행이 평균인 것처럼 느껴지는 거죠. 아이 수준에 맞지 않는 버거운 과제를 내주면 학습에 흥미를 잃게 됩니다.
② 의대 준비반, 인생 패배자 만듭니다. 최근 초등학생은 물론 유아 대상 의대 입시설명회가 열릴 정도로 의대 광풍이 불고 있어요. 어려서부터 ‘의대’만을 목표로 살면 의대 진학 실패와 동시에 인생을 실패한 것 같은 좌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③ 안전해야 진짜 가정입니다. 양육자는 아이가 실패를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안전기지가 돼야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아이 마음을 읽어 주고 공감해 주는 게 필요해요. 그래야 아이 성적이 오르고 사춘기 때도 큰 갈등 없이 보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