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방문 : 회사 동료에게서 추천을 받은 곳 중 자주 가는 곳은 무조건 집에서 가까워야 한다는 생각에 평촌서울바른치과 선택.
남편과 함께 방문. 간단한 교정 관련 설명을 해줬으나 교정 상담을 받은 적이 이미 몇 번 있었기 때문에 흘려 들었고 성공한 교정인들의 전후 사진 감상. 이미 교정을 하기로 결정을 하고 방문한 거였기 때문에 이것도 흘려봄.
이쪽으로 오라더니만 사진찍고 본뜨기 시작. 이럴 줄 알았으면 이쁘게 하고 올 껄하는 생각 뿐이었다. 오늘 찍은 사진을 앞으로 적어도 2년 길게는 평생 계속 보게 될텐데. 토요일 아침 9시 예약이라 눈뜨고 얼굴에 물만 묻히고 마트 복장으로 갔는데. 어디 숨어있는지 계속 나오는 수많은 간호사들은 컨베이어벨트마냥 매뉴얼이 구체적으로 있는 거니 나를 얼굴사진 이빨 사진 이빨 본뜨기 순서대로 착착착 옮겨준다.
일주일 후 2차방문 : 왼쪽 윗어금니 중 하나가 젓가락을 세게 씹다가 반으로 갈라져 결국 뽑았던 적이 있다. 그래서 그냥 없는 채로 살고 있었고. 이전에 교정 상담을 할 때마다 이를 4개를 뽑지 않고 3개만 뽑고 하나는 이미 빠진 이빨 자리를 이용할 수 없는지를 물었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답은 그건 안된다는 거였다.
그런데! 의사가 내가 먼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이를 3개만 뽑고 하나는 원래 빠진 이빨 자리를 이용하자는 거다! 빠진 이빨이 굉장히 안쪽 어금니라 원래 뽑는 이빨 자리와는 많이 달라서 난 슬쩍 포기하고 있었는데 이런 반가운 소리를 하다니 갑자기 의사에 대한 신뢰감이 상승했다. 물론 교정기간은 최소 6개월 정도는 더 길어질꺼라는 설명도 덧붙였지만 이빨을 하나 살리는 거라면 6개월 쯤이야.
그리고는 안녕히 계세요하고 나가려는데 어딜 가느냐고 한다. 오늘 발치하신다며...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되었는데... 머뭇거리고 있는데 누우란다. 생니를 뽑는 건 무서움 그 자체였다. 뻰찌로 내 이빨을 사정없이 뽑는 그 느낌이란... 윽...
그렇게 오른쪽 위아래 2개를 발치.
그리고 그날부터 왜 죽따위를 돈 주고 사먹냐며 역세권마다 있는 본죽 가게를 못마땅해하던 나는 결국 본죽 단골이 되어 남편 제외 가장 자주 통화하는 사람이 본죽 사장이 되었다.
열흘 후 3차 방문: 왼쪽 발치한 자리는 잘 아물고 있다고 하며 오른쪽을 뽑는다고 한다. 하.. 난 이제 도대체 뭘 먹지.
본죽으로 버티는 것도 이제 한계에 도달하여 스프 연두부 물렁거리는 건 전부 사들여서 먹어봤다. 그런데 이것들은 성분의 대부분이 수분인건지 당췌 칼로리가 없다. 다이어트 식품이지 한끼만 못 먹어도 손이 떨리는 내가 연두부로 배를 채우려면 20개는 먹어야될듯 싶었다. 결국 지겨워도 다시 본죽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했다. 오른쪽 아래 이빨을 뽑는데 좀처럼 잘 안 뽑히는지 의사의 당황함이 이빨에 느껴졌다. 혹시 옆자리 이빨들이 같이 뽑힐까봐 제일 불안했다. 한참을 낑낑거리더니 드디어 뽑힌 이빨. 이빨 뿌리가 보통 사람은 2개인데 나는 3개란다. 그래서 안 뽑혔다고. 간호사들이 내 뽑힌 이빨의 뿌리 3개를 돌려가며 구경한다.
열흘 후 4차 방문 : 드디어 철길 장착하는 날. 윗이빨 교정이 더 오래 걸릴 예정이므로 윗니만 먼저 장착한다. 생각보다 별 생각없이 장치를 달고. 의사가 이제 장치를 그냥 내 몸이려니 생각하란다. 이제 아무 것도 씹을 수가 없었다. 방울토마토를 씹어보려다가 식겁.
한달 후 5차 방문 : 아래쪽에도 장치 장착. 아래 앞니 둘이 자리가 모자라 일자로 못 있고 브이자로 있는데 정도가 심해서 장치를 앞니 2개 모두에 달 수 없는 정도였다. 결국 오른쪽 앞니만 장치를 달고 왼쪽은 다음에 다는 걸로 했다. 이때부터 사진을 찍어 둘 껄. 아쉽다. 위앞니가 많이 겹쳐서 왼쪽 앞니가 오른쪽 앞니를 약간 타고 올라가 있는 상태였는데 한달 새에 겹친 부분이 많이 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