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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人間革命 27卷
第3章 激鬪 (33~38)
<격투 33>
연수 참석자는 눈동자를 빛내며 야마모토 신이치의 십군(十軍)에 관한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다섯째, ‘수면’은 수마(睡魔)를 말합니다. 가령 ‘창제하자’ ‘어서를 공부하자’고 마음먹으면 졸음이 쏟아지는 분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석존도 깨달음을 얻기까지 이 수마와 열심히 싸웠습니다.
수마가 몰려오지 않도록 하려면 규칙 바른 생활을 확립해 수면을 충분히 취하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숙면할 수 있도록 궁리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잠이 부족하면 당연히 졸리기 마련입니다. 또 졸음이 오면 찬물로 얼굴을 씻는 등의 노력도 필요 하겠지요.
여섯째, ‘포외(怖畏)’는 두려워하는 일입니다.
신심을 하게 되면 주위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거나 따돌릴지도 모릅니다. 때로는 마키구치(牧口) 선생님처럼 박해를 받고 목숨이 위험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될까 두려워 학회에서 멀어지거나 신심을 후퇴해버리는 일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결국 겁쟁이입니다.
대성인은 ‘니치렌(日蓮)의 제자(弟子)들은 겁쟁이로서는 할 수 없느니라’(어서 1282쪽)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신심을 연마하고 일생성불하기 위한 핵심은 용기를 지니는 일입니다. 입회하는 것도 용기입니다. 절복하는 것도 용기입니다. 숙명에 맞서는 것도 용기입니다. 신심은 용기입니다.”
신이치는 참석자 한 사람 한사람에게 시선을 보냈다. 어느 얼굴이나 결의가 빛났다.
“일곱째, ‘의회(疑懷)’는 의심이나 후회입니다. 모처럼 신심을 하게 되었는데 어본존을 의심하고 학회를 의심하고 게다가 난이 다투어 일어나면 ‘신심 따위 하지 말 것을 그랬다’고 후회합니다. 그런 어둡고 음침한 마음을 물리치려면 상쾌하게 마음을 정해야 합니다. 거기에 환희와 공덕이 있습니다.
여덟째, ‘진에(瞋恚)’는 분노입니다. ‘절복합시다’ 하고 지도하면 ‘쓸데없는 참견이다’ 하고, 성을 내며 원질(怨嫉)합니다. 또 학회 선배가 본인을 생각해서 어서에 비춰 잘못된 신심을 지적하면 화를 내며 원망합니다. 그러한 마음의 작용입니다.”
<격투 34>
신이치의 지도는 구체적이었다.
연수 멤버는 자신에게 적용해 때로는 고개를 크게 끄덕이고 때로는 쓴웃음을 지으며 신이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분노 그 자체가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악한 일에 분노를 느끼는 일은 필요합니다. 사악에 대해 분노하지 않으면 정의도 없어지고 맙니다.
화내고 성내다 신심을 후퇴시키는 것이 문제입니다.
가령 무책임하고 주위에 폐만 끼치는 문제가 많은 선배 간부가 있다고 합시다. 그 모습을 보고 분개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자칫하면 ‘그러니 학회활동을 하지 않겠다. 회합에도 나가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고 맙니다. 그것이 ‘진에’라는 마에 진 모습입니다.
자신이 인간혁명과 일생성불을 목표로 불도수행을 하는 것과 선배 간부가 칠칠치 못한 것과는 본디 별개 문제입니다.
그것을 하나로 생각해서 자신의 신심이 후퇴하는 것을 정당화하려는 마음이 바로 이겨내야 할 대상입니다.”
신이치는 현실에 맞게 이야기를 전개했다.
“아홉째 ‘이양허칭(利養虛稱)’입니다만, ‘이양’은 이를 탐하는 일입니다. ‘허칭’은 헛된 명성에 사로잡히는 일을 말합니다.
즉 명문명리를 쫓으며 신심을 얕보고 성불로 가는 길에서 벗어나는 삶의 자세입니다.
이욕(利慾)에 번롱 될수록 마음은 가난해지고 피폐해집니다. 또 조직에서 금전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이 ‘이양’에 잠식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허칭’을 갈망해도 명예나 지위는 영원한 생명관에서 보면 덧없는 꿈과 같은 것입니다. 그것에 마음을 빼앗겨 신심을 잊는다면 어리석은 일입니다.
학회 인사에서도 정역직에서 부역직이 되었을 때 등, 마치 자신을 무시했다고 생각해 새로운 간부로 등용된 사람을 질투하고 학회활동에 의욕을 잃어버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은 ‘허칭’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 마음을 물리치는 싸움이 신심입니다.”
<격투 35>
십군(十軍)에 관한 신이치의 강의는 드디어 열번째인 ‘자고멸인(自高蔑人)’에 이르렀다.
“이것은 교만하게 굴고 뽐내며 남을 멸시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만심입니다. 만심이 가득하면 누구의 말도 듣지 않게 되고 학회 조직에 들어가 겸허하게 불법을 배우지 못하게 됩니다.
또 주위 사람들도 차츰 꺼리고 멀리해 잘못을 지적해주는 사람도 없어지고 맙니다.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얻은 사람일수록 이 마(魔)에 홀리기 쉽습니다.
‘자고멸인’의 마음을 지닌 사람은 모두가 칭찬하면 학회활동에도 참여하지만, 비위를 맞춰주는 사람이 없으면 불도수행을 소홀히 하고 맙니다.
따라서 숙명전환도 경애혁명도 하지 못하고 복운도 바닥이 납니다. 그리고 결국은 누구도 상대해주지 않게 됩니다. 마지막은 비참합니다.
신심의 세계, 불도수행의 세계는 일류 기업의 사장이든 고급 관료든 대학 교수든 또는 학회 최고 간부든 모두 평등합니다.
지위도 명예도 관계없습니다.
신심의 실증을 보이기 위해 사회에서 성공하는 일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명문 명리를 위한 것이라면 신심상에서 보면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지위나 명예는 절대적 행복의 조건도 아니고 성불을 결정짓는 것도 아닙니다.
신심의 세계에서는 열심히 제목을 부르고 사람을 많이 절복하고 누구보다 개인지도에 힘쓰며 인재를 많이 육성한 분이 훌륭합니다.
광선유포를 위해, 불자(佛子)를 위해 묵묵히 땀을 흘린 분이 존귀합니다.
신심의 왕자(王者)가 바로 인간 왕자입니다. 어본불이 최고로, 최대로 상찬하는 대복운, 대승리의 사람이라는 것을 확신하기 바랍니다.”
열의에 찬 강의였다.
한 사람이라도 마에 져서 퇴전하는 사람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는 신이치의 혼이 담긴 외침이었다.
연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럼 <도키전답서>, 어서 962쪽을 펴주십시오.”
<격투 36>
신이치는 낭랑하게<도키전답서>의 한 구절을 배독했다.
“‘다만 생애 본래부터 각오하였던바 지금에 와서 번의(飜意)하지 않으며 게다가 또한 유한(遺恨)도 없노라. 모든 악인은 또한 선지식(善知識)이니라.’(어서 962쪽)
도다(戶田) 선생님이 제2대 회장에 취임하신 27년 전, 학회의 회원은 실질적으로 3000명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그것이 지금에 와서는 세계로 넓혀져 약 1000만명의 동지가 탄생했습니다. 회관도 멋진 문화회관이 전국 각지에 잇달아 탄생했습니다. 모두가 환희에 불타 홍교하러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이만큼 광선유포가 추진되었기 때문에 제육천(第六天)의 마왕이 분노에 불타 다투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합니다. 예상치 못한 대난도 있을 것입니다. 감연히 그것에 맞서 일어서겠다는 각오가 중요합니다.”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이렇게 썼다.
“신앙의 강함은 그 신앙을 위해 고난을 받을 각오가 충분히 있느냐 없느냐로 증명된다.”
신이치의 목소리에 점점 힘이 들어갔다.
“대성인은 ‘다만 생애 본래부터 각오하였던 바’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제목을 부르기 시작할 때부터 대난의 인생을 각오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각오는 ‘지금에 와서 번의하지 않으며’ 하고 말씀하시듯 다쓰노구치법난 그리고 사도유죄라는 최대의 난국에 처했을 때도 절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각오는 생애 지속해야 진정한 각오입니다. 기분에 따라 일시적으로 한 결의는 허풍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유한도 없노라’ 하고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대성인은 ‘세간의 허물은 조금도 없으나’(어서 958쪽) 하고 말씀하시듯 본디 사회적으로 어떤 죄도 짓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부당하게 탄압을 받고 박해를 당했기에 보통이라면 원한을 품는 것이 당연 합니다.
그러나 ‘유한도 없노라’ 하고 말씀하신 까닭은 정법을 유포했기에 경문에 비추어, 불법의 법리대로 당연히 일어나야 할 난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기쁨으로 여기셨습니다.
<격투 37>
신이치는 정열을 다해 이렇게 외쳤다.
“다음의 ‘모든 악인은 또한 선지식이니라’(어서 962쪽)는 구절도 매우 중요합니다.
선지식은 불도수행을 지탱하고 돕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니치렌대성인은 모든 악인 즉 불법자(佛法者)를 박해하고 신심을 방해하는 악지식이 자신에게는 선지식이라고 말씀 하십니다.
왜냐하면 모든 악인에게 박해 받는 일이 법화경 행자임을 입증하기 때문입니다. 바람이 불어야 풍차가 돌듯이 박해가 있어야 악업을 전환하고 일생성불할 수 있습니다.
난이 다투어 일어날수록 신심을 강성하게 불태운다면 악지식도 모두 선지식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오히려 그것이 진실한 신앙의 모습입니다.
반대로 학회의 선배가 성장하기를 바라며 잘못을 지적해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원한을 품고 퇴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사람에게 선지식이 되어야 할 것이 결과적으로 악지식과 같은 작용을 하게 됩니다.
선지식이 되느냐 악지식이 되느냐는 최종적으로 본인의 신심입니다. 따라서 탄압과 박해도 신심이 크게 비약하는 도약대로 삼을 수 있습니다.
즉 어떠한 역경에 처하더라도 그것이 그대로 마가 되지는 않습니다. 어떻게 받아 들이느냐는 일념에 따라 마도 되고 신심 향상의 힘이 되기도 합니다.
아무쪼록 제육천의 마왕이 이끄는 십군이라는 기심의 마에 이기기 바랍니다. 이 마를 쳐부수는 힘은 창제입니다. 남묘호헨게쿄(南無妙法蓮華經)의 이검(利劍)이 생명의 근본적인 미혹 즉 무명을 단절할 수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창제 제일로 싸웁시다!”
신이치는 모인 사람들의 혼을 뒤흔들겠다는 심정으로 끝까지 말하고 외치고 주장했다. 전 생명을 쥐어짜는 듯한 지도였다.
신이치는 광포 제2장의 큰 비약을 기하기 위해 모든 회원이 참된 신앙으로 돌아가 어떠한 장마(障魔)의 폭풍우에도 번롱되지 않고 신심의 정도(正道)를 끝까지 걷기를 바랐다.
<격투 38>
5월 16일, 신이치는 가고시마에서 항공편으로 후쿠오카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강풍 때문에 비행기가 결항되어 하루 더 가고시마에 머물기로 했다.
이날 오후, 신이치는 가고시마현장인 도시야스 신키치와 함께 가고시마 시내에 있는 가고시마회관 등을 방문하기로 했다. 조금이라도 많은 멤버를 격려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차에 동승한 도시야스는 23년 동안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사 경력이 있는 성실한 인품의 장년이다.
몸집이 작고 온후했지만 안경 너머의 눈동자는 광선유포를 향한 뜨거운 투혼으로 빛나는 가고시마 사나이였다. 신이치는 차 안에서 도시야스에게 가고시마현 창가학회의 현황 등을 자세히 물었다.
도시야스의 이야기로는 아마미의 광선유포가 크게 발전해 광포의 모범지역이 되고 있다고 했다.
“마을에 따라서는 주민 대다수가 학회를 깊이 이해하고 학회 행사가 있으면 온 힘을 다해 응원하는 곳도 있습니다.”
아마미오섬에서는 1967년에 지역의 유력자가 중심이 되어 학회원을 따돌리고 ‘학회박멸’을 외치며 시위를 일으키는 등 격렬한 탄압사건이 일어난 마을도 있었다.
학회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일거리를 빼앗고 식료품조차 팔지 않았으며 끊임없이 협박했다. 어본존을 마음대로 가져가 불태우기도 했다.
“그런 아마미가 광선유포의 모범지역이 되었다니 정말로 훌륭하군요.”
신이치가 칭찬하자 도시야스가 이렇게 말했다.
“예, 아마미 회원들은 그토록 탄압을 받으면서도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고 절복에 끝까지 도전했습니다.
불법은 생명의 원인과 결과의 법칙이며 신심의 결과는 반드시 현증이 되어 나타난다고 단호히 외쳤습니다.
실제로 신심을 관철한 사람은 큰 공덕의 실증을 보였고 반대로 탄압한 사람들 대부분이 어려움을 느꼈다고 합니다. 참으로 불법의 힘이 현증을 통해 명백해지면서 모두 학회원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아마미 광포가 발전하는 데 가장 큰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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