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무사와 독사
뱀은 고대로부터 멸종되지 않고 살아남은 화석동물이라고도 하는데, 온도와 습도만 적당하다면 물과 먹이가 없어도 장기간 살 수 있다. 땅이 갈라진 틈이나 땅굴 속에서 서식하며, 수영과 잠수도 잘한다. 나무도 잘 오르고 머리만 들어가는 구멍이나 틈새면 어느 곳이든 들어 갈 수 있다. 뱀은 스스로 땅을 파지는 못하며, 냉혈동물로 변온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한국에는 독이 있는 뱀(毒蛇) 4종과 독이 없는 뱀 10여 종이 서식하고 있다. 칠점사(七点蛇/七步蛇), 까치살무사, 불독사, 유혈목이 등의 4종은 독을 지닌 독사(毒蛇)이다.
먹구렁이, 황구렁이, 능사(능구렁이), 석화사(石花蛇), 실사(絲蛇/실뱀), 수사(水蛇/물뱀), 기름사 등은 독이 없는 뱀들이다. 독이 없는 뱀들은 독사 보다 빠른 동작과 독사보다 높은 번식력으로 종을 이어간다. 뱀은 의도적으로 인간을 물거나 따라오진 않지만 만지거나 밟으면 자기방어 본능으로 사정없이 물어버리는 습성이 있다.
(1) 살무사(까치독사/부이기/부에기/살망아)
살무사(살모사/殺母蛇) / 까치 살무사
살무사는 우리나라 전국에 골고루 분포하며, 냄새는 독사 특유의 기분 좋은, 아카시아 향기 비슷한 매콤한 향(香)을 풍긴다. 살무사는 새끼가 나오면 어미를 잡아먹는다고 알려져 살모사(殺母蛇)라고 불렀으나 사실이 아니고 살무사의 발음이 살모사와 비슷해서 그렇게 알려졌다고 한다.
몸길이는 40~60cm 정도로 다 자라면 몸은 짧고 굵은 편이며, 머리는 화살촉 모양으로 넓고 삼각형이며 꼬리는 짧다. 등 쪽은 연한 갈색 또는 회색 바탕에 U자 모양(둥근 반점무늬, 말굽무늬, 엽전무늬, 표범무늬)의 갈색 무늬가 뚜렷하다. 무늬는 등의 가운데 선을 기준으로 상하 좌우로 쌍을 이루고 서로 붙거나 떨어져 있다. 배 쪽은 검정색이거나 이에 가깝고 옆면은 색깔이 연하다. 볼에는 흰색 테두리가 쳐진 짙은 갈색 줄무늬가 입술에서 입아귀까지 이어지며, 볼의 홈은 뚜렷하지 않으며 혀는 검정색이고 꼬리 끝은 연한 노란색이다. 몸 중앙의 비늘 줄은 21줄이고, 몸 앞부분의 비늘에는 용골이 없으나 뒷부분의 것은 모두 용골이다.
또 각 비늘에 1쌍의 작은 비늘구멍이 있는 점이 다른 살무사 종류와 다르며, 맹독성의 출혈독(出血毒)을 가지고 있다. 주로 산골짜기의 풀밭이나 돌무더기에 살면서 쥐나 개구리·도마뱀 따위를 잡아먹는다. 출혈독은 모세혈관과 소정맥의 혈관벽의 투과성을 증가시켜 출혈을 일으키고 빨리 치료받지 않으면 피부가 괴사하고 생명이 위독하다. 용골(龍骨)은 장기(臟器)를 감싸는 둥그런 부챗살 모양의 뼈를 말한다.
(2) 칠점사(七点蛇/七步蛇/칠점백이)
신경성 맹독을 가지고 있는 칠점사
우리나라의 살무사 중 가장 굵고 독성이 가장 강한데 머리에 7개의 점이 있다하여 예로부터 칠점사로 불려진다. 이 뱀에 물리면 일곱 발자국 밖에 못가서 죽는다 하여 칠보사(七步蛇)라는 속어(俗語)도 붙여졌다. 산의 정상 부근 약 8부 능선에 살며, 힘이 세고 몸집이 큰 것이 특징이고 신경독(神經毒)을 가지고 있다.
이동속도는 일반 독사와 큰 차이가 없으나 먹잇감을 사냥하거나 천적의 나타났을 때는 그 스피드나 힘이 일반 뱀의 두세 배에 이르며, 스프링처럼 튀어 오르거나, 튀어 나가는 매우 순발력이 뛰어난 맹독성의 뱀이다. 몸의 길이는 짧으며 굵은 것이 특징이며, 흔하진 않으나 큰 것은 7~8cm 지름에 1m이상의 크기가 발견되기도 한다. 그러나 주로 발견되는 크기는 3~6cm의 지름에 30~60cm의 크기이다. 이 칠점사는 우리나라의 독사 중 새끼를 가장 많이 낳는데 8~15마리 내외로, 난태생이다.
해발 500~1.000고지의 고산계곡에 서식하며, 산과 들의 접경지역까지 은밀히 내려와 활동하므로 포획이 힘들어 희귀종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독사 중 새끼를 가장 많이 낳아 개체수는 구렁이에 비해 월등히 많다고 한다. 먹이는 청설모, 다람쥐, 쥐 등 온혈동물을 주로 잡아먹는다.
(3) 불독사(독사/쇠살모사/부독사)
불독사 / 쇠 살무사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독사라고 부르는 이 종은 전국적으로 골고루 서식하고 개체수가 가장 많으며 다양한 색상과 무늬를 가지고 있는데 주로 붉은색 갈색 흑색 재색 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뱀 중 그 크기가 두 번째로 작은 것이 특징이며, 그 크기에 비해 매우 사나운 종이다. 크기가 작은 종이라 사람의 눈에 잘 띄지 않으므로 이를 모르고 접근하여 자주 피해를 입는 뱀이다.
크기는 1.5cm 내외의 지름에 35cm 내외의 길이인데 3~7마리 내외의 완전히 성숙한 새끼를 낳는데 우리나라의 독사 중 새끼를 가장 적게 출산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뱀 중 가장 많으며 해발 1.000m 이하의 산과 들에 널리 분포한다. 먹이로는 작은 쥐를 주식으로 하나 작은 새를 사냥하는 경우도 있으며, 습한 곳을 좋아해서 주로 응달진 산비탈이나 잡목 밀집지역, 풀숲 등에 서식한다. 겨울에는 바위 밑이나 굴 속 등 동면이 가능한 곳이라면 어디서든 동면한다. 가지고 있는 독(毒)은 출혈독으로 우리나라 뱀 중에서 독성이 매우 강한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