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로 오세요 - 31
사천 8경 그 8. 비토섬 갯벌 (2)
비토섬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어제는 비토섬에 다녀왔습니다.
비토섬은 여전히 말없이 반겨주었습니다.
우리 술꾼들의 성지, 굴구이집들은 굵은 자물쇠로 닫혀 있었습니다.
찬바람이 불면 사람들도 모여들고, 장작불도 피어오르고 굴도 익어가겠지요.
바로 앞의 별학도는 도보교가 설치되어 입장료를 받습니다.
방파제에서 사천만 바다를 바라보았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바다를 보고 싶으면 5분도 되지않아 볼 수 있다는 것은 사천 사람들의 행복입니다.
별주부전 이야기와 비토섬 가는 길 알려드리겠습니다. 길은 저보다는 내비 아가씨가 더 잘 가르쳐 주니 내비 아가씨한톄 물어보세요. 삼천포로 가다가 사천대교를 이용해 보시길 권합니다.
아래 글은 이곳저곳에서 가져온 이야기에다 더하고 빼고 색칠도 약간 했습니다.
사천시 서포면에 위치한 비토섬에는 토끼와 거북, 용왕이 등장하는 <별주부전>의 전설이 있습니다.
비토섬은 날 비(飛), 토끼 토(兎)를 써서 ‘토끼가 날아오른 섬’이라는 뜻입니다.
토끼가 달을 보고 뛰어올랐다는 월등도를 비롯해 토끼섬, 거북섬, 목섬 등은 이곳이 '별주부전'의 배경임을 자연스레 이야기해 줍니다.
근데요. 저는 몇 번을 가봐도 섬 생김새가 왜 토끼 모양인지 거북이 모양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사천 시에서 제공해주는 항공사진을 보면 어딘지 비슷해보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잘 모르겠습니다.
남들이 그렇다고 하니 그런가 합니다. 상상력이 부족함을 느낍니다.
판소리 '수궁가'에
“갑신년 중하월에 남해 광리왕이 영덕전을 새로 짓고 대연을 베풀 제”라는 대목이 나옵니다.
여기서 남해 광리왕은 남해 용왕을 뜻하며, 비토섬과 월등도의 지명이나 모양으로 <별주부전>의 배경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비토섬에서 만나는 토끼와 거북의 전설은 우리가 아는 내용과 조금 다릅니다.
1. 토끼와 거북이 다시 뭍으로 나가는 때부터 상황이 급변합니다.
토끼가 월등도 앞바다에 당도하자마자 육지인 줄 알고 뛰어내린 곳은 달빛에 반사된 월등도의 그림자였답니다.
결국 토끼는 바다에 빠져 죽었고, 토끼의 간을 얻지 못한 거북도 용왕을 볼 면목이 없어 노심초사하다가 자살하고 말았습니다.
한편 토끼의 아내도 남편을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절벽에서 떨어져 죽고 맙니다.
토끼가 달을 보고 뛰어오른 곳은 월등도가 됐고, 월등도 주변에 토끼와 거북, 토끼 아내가 죽어 변한 토끼섬, 거북섬, 목섬이 전설을 증언하듯 남아있습니다.
2. 비슷하지만 또 다른 이야기는,
월등도는 별주부전에서 용궁에 갔다 돌아온 토끼가 막 발을 디딘 섬입니다. 물에 빠져 죽은 것이 아닙니다.
남편 토끼를 기다리다 절벽에서 떨어져 죽은 아내 토끼를 평생 그리며 홀애비로 살았다고 합니다. 나머지 부분은 1과 비슷합니다. 주민들은 월등도를 '돌아오다'와 '당도하다'의 첫 글자를 따서 '돌당도'로 부릅니다.
3. 토끼는 무사히 월등도에 도착하고, 속은 거북이는 용궁으로 돌아가지 못해 토끼하고 같이 살았다고 합니다. 물론 아내 토끼도 함께요.
앞의 두 이야기가 새드엔딩이라면 세번째 이야기는 해피엔딩입니다.
사천시 서포면 면사무소 소재지에서 1005번 지방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곧장 내려가면 비토섬이 나옵니다. 도로명 이정표에 토끼길, 거북길이 씌어 있다. 두 길이 만나는 지점에서 용궁로가 시작됩니다.
월등도는 비토섬의 끝자락인 하봉마을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수심이 4~5m인 이곳에 썰물 때 500m가량 바닷길이 열립니다. 하루 두 차례. 물이 빠진 2시간 동안 월등도 주민들은 비토섬으로 건너오고, 뭍 사람들은 토끼섬과 거북섬을 구경하러 월등도로 넘어갑니다.
월등도에 가려면 물때를 잘 맞추어야 합니다. 생각없이 갔다간 비토에서 월등도를 물건너로 바라보고 와야 합니다.
월등도 입구 하봉마을에는 토끼와 거북의 조형물과 비토섬의 전설을 새긴 안내판이 있습니다.
월등도에서 토끼섬 입구까지 도로와 해안 산책로가 이어지고, 현재 토끼섬에도 해안 산책로를 만들고 있습니다. 바다 쪽으로 토끼섬과 거북섬이 솟았고, 사천만 바다 건너편으로 사천의 진산인 와룡산 보입니다.
비토해양낚시공원, 해상 펜션, 비토국민여가캠핑장.
가볼만한 곳입니다.
다음 기회에 다녀와보고 보고 느낀 점 알려드릴께요.
이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시장 좀 보고
삼천포를 떠납니다.
몇날 며칠 동안 재워주고 먹여주고 차 태워 안내해준 친구 부부에게 진심으로 감사 말씀 드립니다. 복 받으실겁니다.
아래 사진은 비토섬을 상징하는 토끼와 거북이.
하늘에서 내려다본 비토섬 모습입니다.
(사천 시 홈피에서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