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장웅
가을바람
벌써 찬 바람이 부네요
한 여름 햇 살 조용히 지나가고
바람이 보내온 밤, 감 가득하니
가을이 다가온 듯 하네요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은
기억속으로 사라지고
몰아치던 여름 태풍속 비바람은
자취를 감추었네요
넘실넘실 총각 가슴 두드리는 가을바람
설레이는 두근두근 내 가슴
바람아 불지마라 네가 우는 울음소리
깊은 잠 설치우고
다가올 겨울 찬바람 벌써 손발이 저미는데
바람아 가을바람아 너는 나와 함께
저 푸른 들판 노래하자 파란 하늘과 함께
쓰다 만 편지
전하고 싶은 마음은 가득한데
전하지 못한 사연은 가슴깊이
하고픈 말은 많은데
말하지 못한 사연들
가슴깊이 품고사니 머리통은 혼비백산
무슨 말을 할까 무슨 사연 전할까
고민고민 생각하다 걱정만 한 가득
편지 한 장에 담지 못한 나의 사연은
아직 전하지 못하는 쓰다 만 편지들
누구에게 보내고픈 편지인지 아직도 고민
그냥 저 하늘에 날려 버리면 편할까
그늘을 찾는 여인들
삶이 무거워 더 깊은 곳으로 숨어든
청량리 588, 인천 옐로하우스
부산 뽀프라마치 도시 곳곳으로
곰달래길 미아리 고개 자취를 감추고
꽃을 찾는 벌 나비는 아직 두리번 두리번
저 벌 나비 없애면 꽃은 살아날까
깊은 터널 속에 갇힌 꽃 한송이
한 줄기 햇살 비춰주길 소망하는
어둠 속 빛이 되길 오늘도 기도하네
기러기
달빛 등대삼아 먼 길 떠나는 너
배고픔과 추위 피해 남으로 남쪽으로
장엄한 안행진(雁行陣) 자랑하며
어디까지 가려나
잠시 날개 짓 접고 고향소식 전해주렴
머나 먼 고향집 떠나오니
할 말도 많을텐데
휘황찬란 보름달 친구삼아서
이 밤이 새도록 고향얘기 나눠보자
번개시장
삼척역사 건너 편 새벽을 여는 사람들
좁은 골몰길 먹거리 구경거리 찿아
꾸역꾸역 몰려오는 인파들
고래고래 소리치는 생선장수 목소리에
깜짝 놀란 구경꾼과 가판대 생선들
한쪽 구석 한 무더기 야채 앞에
밤샘 노동으로 졸고있는 노인네
허기진 배 달래려고 어묵 하나 먹고
아침상에 올릴 자반 고등어 한 손
반주에 곁들일 오징어 한 접시
비닐봉지에 담아 다급하게
반짝 사라질 시장을 벗어나네
카페 게시글
47집(2024)
임장웅
김영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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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05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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