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진 날씨에
욕실 수돗물 마저 손이 시립네요.
갑자기, 시부모님댁에서 찬물에 콩나물 씻고 나물 씻던 설명절이 떠올라...
지금은 두분다 돌아가셨지만, 8년 전까지만해도..
시부모님댁은 새로지은 2층 단독주택이고
계단, 안방, 거실, 화장실이며 주방도 모두 신식이에요.
부엌에 기름때 하나 없이 깔끔해요.
근데, 그런 깔끔한(?) 시어머님 때문에 저는 힘들었어요.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제가, 주택에서 일할때는
일단 너무 춥고요. 춥고 또 추워요.
신식 주방에 기름때 배긴다고 요리를 밖에서 하게 해요.
베란다처럼 실내가 아니고, 비가 오면 그대로 비 맞는 좁은 마당에서
2구짜리 가스렌지에 불이 모자라면 1구 버너까지 추가해 전 부치고요.
세게 틀면 수도세 많이 나온다고
빨간 다라이에 수돗물 졸졸졸 나오게 틀어놓고는
바가지로 한 번씩 떠서 씻으라해요. ㅠ
눈 오거나 비가 오면 오는대로 그냥 맞으면서 일했어요.
가끔 우산 쓰고 요리하지만 그게 쉽지 않죠.
아침부터 저녁까지 밖에서 요리하다 보면 입도 얼고, 온 몸이 얼어요.
밤에 집에 돌아와 애들 챙겨서 그 다음날 또 세배하러 가고..
내가 며느리 볼 나이가 되면, 그때는 시부모님 이해하게 되겠지 참고 살았는데,
아뇨, 전 요리를 안하면 안했지, 남의(?) 자식 이 엄동설한에 밖에서
일하게 하고 싶지 않아요.
그 차가운 물에 콩나물, 시금치, 도라지, 부추(전), 고사리 등 온갖 나물...
아침부터 시작해 저녁까지 하루 종일.
추석에는 날이라도 따뜻하지.
설 명절은...어휴~
설날, 추석, 차례, 제사...
각 가정마다 전통과 문화는 존중하되,
시대가 변했고, 환경도 변했으니 이제는
어머님, 아버님, 아들, 딸, 손자, 손녀 남녀노소 모두가 행복한 명절이 되었으면 해요!!
첫댓글 원글님 고생 많으셨어요💗
그럼 신식주방은 왜 만들어 놓은건지 참~
살려고 만든건데 너무하셨네요 ㅜㅜ
어머 하트까지 아잉 감사합니다.^^ 그러게요. 신식주방 만들어두고도 며느리들 그리 고생시키니, 학군 좋고 위치좋고 새로 지은 집이어도 자식들 어느 누구도 그집에서 살려고 하지않았고, 시세보다 한참 낮게 내놓았네요. 아들 셋에 시누이까지 명절엔 먹기만 했고, 형님과 저 며느리만 음식하고, 남자는 남자끼리 여자는 여자끼리 따로 상 펴서 음식 먹었던, '예전엔 그랬었지' 하는 딱 그런집이었어요. ㅠ 내 새꾸들 결혼하면 명절 없애려구요.
저두 결혼하고 시댁 갔더니 남여 따로 먹더라구요 ㅜ 그땐 나이도 어리고 그런가보다 했어요. 지금은 제사 명절 다 안해요. 며느라기에 아주 딱 나오잖아요 ㅋ
아하, 며느라기 라는 드라마가 있었군요. 매번 쇼츠에서 보던 그 장면들이 며느라기였다니 ㅋ 드라마를 안봐서.. 제사 명절 다 안한다니 부럽습니다. 저흰 시댁제사는 형님네서 하고, 친정에서도 아직 제사, 차례, 명절, 생신까지 ㅡㅡ:: 남아있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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