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예방기간이라 지난 산행 후 4구간을 건너뛰고 조령산에 왔다.
지난 산행 때는 날씨가 좋지 않아 전망보다는 봄꽃 구경으로 산행을 했다.
다행히 오늘은 날씨가 맑다. 맑은 날에도 미세먼지 때문에 전망이 시원치 않을 수도 있는데 오늘은 조금이라도 시원한 백두대간 줄기를 감상했으면 좋겠다.
바위가 많고 오르내림이 심한 곳이라 계단과 밧줄구간으로 등로가 이어지는 난이도 상급의 구간이다. 그렇다면 바위 봉우리에서는 전망이 좋다는 얘기도 된다. 오랜만에 전망산행이 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안전이 최우선.
고사리(괴산군 연풍면 원풍리)에 도착하여 오랜만에 신선봉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었다.
하늘색깔이 오늘 산행의 분위기를 예고해 주는 듯하다.
산행은 이곳 조령 3 관문인 조령관에서 시작한다.
조령(鳥嶺) 642m
경상도 문경과 충청도 연풍을 잇는 고개로
신 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는 “조령(鳥嶺)이라 하지만 세상에서는 초점(草岾)이라고도 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이곳을 새재라고 하니 조령이나 초점은 한자로 표기하기 위함일 것이라 심곡은 생각한다.
그러면 왜 새재라고 했을까. 새도 넘기 힘들어 새재라고 했다고들 하나 높이가 642m로 별로 높지도 않다. 하늘재(계립령)와 이우리재(이화령) 사이에 있어서 그렇다는 설도 있는데 정확한 것은 없으니 이유는 그냥 넘어가는 것으로...
이곳 역시 국방의 요새이나 임진왜란 때 신립장군이 이곳을 버리고 충주 탄금대에서 왜놈과 싸우다 패하여, 후에 관문의 필요성을 알고 숙종 때 기존 관문을 다시 고쳐 설치하였는데 이것이 제2관문인 조곡관이다. 이후 남쪽의 적들을 막기 위해 제1관(주흘관)을 설치하고 북쪽의 적을 막기 위해 제3관(조령관)을 설치했다고 한다.
한잔에 10년은 젊어진다고 해서 겸손하게 한잔만 거하게 마시고 산신령님께 부디 안전산행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간절히 빌고 대간길에 올라선다.
조령산성.
숙종 때 북쪽 오랑캐를 막기 위해 쌓았다는데 관리가 안 돼서 그런지 많이 훼손되어 있다.
등로에서 조금 벗어나 있지만 오늘 첫 번째 조망처인 깃대봉은 갔다 와야지.
정상석 뒤로 신선봉이 보이는데 오늘은 전망과 함께 산이름 찾아보기도 바쁘겠다.
산행하면서 아는 데로만 이름을 불러보아야겠다.
신선봉
부봉 뒤로 주흘산 연봉과 주봉 관봉이 눈앞에 있고 관봉 뒤로 오정산이 보인다.
봄에 이 정도 전망이면 오늘 산행은 복 받은 것이여~~~
정면에 포암산과 왼쪽엔 만수봉.
뒤로 황장산과 대미산 문수봉 메두막이 보인다.
만수릿지 뒤로 금수산도 보인다.
깃대봉에서 내려오다 바위 끝에서 보니 장성봉 뒤로 대야산이 보이고 멀리 속리산도 잘 구별된다.
오늘 가야 할 928 볼록이 봉우리들과 신선암봉 그리고 조령산.
첫 번째 조망처에 오니 월악이 나타났다.
포암에서 월악까지.
백화산도 보이고
급경사 오르막 계단인데도 경치 감상에 즐겁다.
월악
백화산과 오정산
923봉. 에구에구 뾰족도 하여라^^
제1관 앞 넓은 잔디밭이 보인다.
이렇게 923봉을 넘어 뒤돌아보면
↓ 깨진 바위와 강아지 얼굴처럼 생긴 바위가 있다.
앞에는 신선암봉이 기다리고 있다.
강아지 얼굴처럼 보이나요?
내가 강아지바위라고 이름 붙인다.
신선암봉 가는 도중 희양산과 구황봉, 장성봉 뒤로 대야산, 멀리 속리산까지 전망을 즐긴다.
건너 보이는 신선암봉 오르는 계단이 끔찍하다.
날씨는 덥고 다리는 쿡쿡.
뒤돌아본 923봉
신선암봉 또한 조망처이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오른쪽부터 군자산, 그 앞에 큰 볼록 이는 보배산, 칠보산은 덕가산에 가려서 안 보이고, 살짝 보이는 남군자산 앞으로 악휘봉에서 막장봉과 장성봉, 뒤로 대야산, 구황봉 뒤엔 속리산 쪽으로 조항과 청화산, 희양산 왼쪽 살짝 둔덕산인듯하고 이만봉이 이어진다.
기다려라 조령산.
연풍면
이제 멀리 단산도 보인다. 단산 왼쪽 평평한 곳은 단산활공장.
사실 신선암봉 오르는 계단은 이곳 조령산 오르는 계단에 비하면 오히려 만만하다.
오늘의 계단 하이라이트. 조령산 오르는 계단.
조령대에 왔다.
이곳에서 오늘 산행의 마지막 조망처이니 다시 한번 조령산의 멋진 모습과 대간길을 둘러보았다.
뒤돌아 지나온 신선암봉과 923봉, 깃대봉을 바라보고 부봉과 마패봉, 신선봉 넘어 월악까지. 금수산은 희미하게 뒤에서 까치발 들고 있다.
관봉 뒤로 운달산까지 보이기 시작했다.
조령산(鳥嶺山1025m)
조령에서 이름을 따온 산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옛 문헌에는 공정산(公正山)으로 표기되어 있고 대동여지도에도 공정산이라고 되어 있는데 언제부터 조령산이 된 건지 모르겠다.
지현옥(1959~1999)
1988년 데날리에 올랐으며, 1989~1990년에 안나푸르나와 칸첸중가에 오르고. 1993년 에베레스트 원정대에 선발되어 최오순, 김순주와 한국인 여성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다. 1998년엔 여성 최초로 가셔브롬 2봉을 무산소로 올랐으나 1999년 엄홍길에 이어 안나푸르나 정상에 오르고 하산도중 실족하여 실종되게 된다. 2017년에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추모비를 세웠다.
등산(登山)이란 광범위한 의미로 한자를 직역하면 산에 오르는 것이다. 그러나 영어로 하면 mountaineering(mountain climbing)인데 이는 전문적으로 훈련이 필요한 암벽/빙벽을 포함하는 고산 원정과 같은 등산을 의미하고, 산이나 계곡 따위를 다니는 도보 여행은 트레킹( trekking) 또는 하이킹( hiking)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니 엄격하게 말하면 우리가 백두대간을 걷는 것은 트레킹정도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명산 산행은 하이킹?
그래서 우리는 산에 오르는 것이 아니고 산에 든다는 것이 편한 표현이다.
등산에 진심인 고통과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산악인들을 존경하고 능력은 안되나 부럽기까지 하다.
이곳에 올 때마다 지현옥과 위대한 산악인들을 추모하는 마음을 갖는다.
화려했던 모습이 겨울을 지나고 시들어도 우아한 모습은 그대로이다. 하늘말나리.
시작할 때는 조령약수, 하산할 때는 조령샘.
산 위에 말발도리는 피지도 않았는데 한참을 내려오니 꽃이 만발하였네.
지나가다 보이기에 사진에 담았다. 개옻나무라나 뭐라나.
이화령에 도착.
이화령 梨花嶺(548m)
문경읍과 괴산군 연풍면을 잇는 고개.
梨花. 배꽃이라는 뜻으로 이 일대에 배밭이 있었는지는 알 수가 없고
이 밖에 여럿이 어울려 함께 넘어가는 고개라고 해서 '이유릿재'라고도 불렸다.
대동여지도에는 伊火峴이라 표기되어 있다.
어느덧 연풍으로 해가 지고 있다.
오랜만에 전망 좋은 구간에서 실컷 산들을 바라봤다. 대미산에서 속리산까지 대간 위에서 대간을 바라보았다.
산에 오르는 이유 중 하나는 산에 올라 세상을 둘러보는 일이기도 한데 가장 긴 대간을 포함하고 있는 문경땅을 지나는 구간을 전부 봤으니
오늘은 본전을 뽑고도 많이 남았다. ㅎㅎ
또 하나, 위험구간이 몇 군데 있었으나 모두 무사하게 산행을 완료했으니 산신께 기도드린 덕인지 조령산이 우리를 이쁘게 보셨는지 감사했던 산행이었다.
산우님들께 노파심에서라도 당부드리면 오늘처럼 긴장 늦추지 마시고 조심하시면서 산행을 즐겨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첫댓글 산에 든다는 표현이 참 좋네요. 훌륭한 산 선생님 덕분에 산줄기를 구분하고 봉우리를 가늠하니 산행의 기쁨이 배가 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멋진 산행기 공감하면서, 괴산 주변의 명산을 한 번 더 둘러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