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열 시간 넘게 차를 타야 합니다. 아침 6시 반에 <또우청>을 출발하여 9시 조금 넘은 시간에 <쌍청>에 도착하여 아침을 먹고 다시 차를 달립니다. 올 때는 산길로 왔는데 갈 때는 시간을 줄여보려고 계곡길을 택하였습니다. 6시간 정도를 게속 물가를 달렸는데 처음에는 실낱같던 내(川)가 시간이 갈 수록 점점 넓어지고 커지고 水量이 많아져서 江이 됩니다. 물의 폭이 30cm가 50cm, 1m, 10m, 100m 이렇게 커집니다. 한 다섯시산 만에 강의 일생을 지켜본 신기한 느낌입니다.
중간에 만나는무척 한가로운 마을.
그래도 길은 멀고 지루합니다. <로드윈드>님은 노트북으로 영화를 감상하는데 나는 어제의 <야딩>을 생각해 봅니다. 그곳이 <샹그리라>임은 맞는데 들어가는 문을 찾지 못한 것은 나의 깨달음이 없기 때문이라고 다시금 인정합니다.
티베트어에는 <샹그리라>는 말은 없다고 합니다. 다만 장족의 언어에 있는데 “내 마음 속의 해와 달”이란 뜻이라고 합니다.
티베트어 <샴발라>가 더 <샹그리라>의 뜻에 가까운 말이라고 합니다. 티베트에서는 <구게>왕국에, 인도에서는 <라다크>에 중국에서는 <중띠엔>에 그 <샴발라>가 있다고 각 나라가 주장합니다.
<파드드 삼바바>가 인도에서 티베트로 오는 길에 죽음과 윤회 사이의 중간 길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다는 <라다크>처럼 대부분의 <샴발라>는 <파드드 삼바바>가 깨달음을 얻은 곳이나 그의 秘記을 숨겨 논 곳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구게 왕국>은 티베트 불교의 양대 지주 중 다른 쪽에 우뚝 선 <아티샤>의 가르침이 있었던 곳입니다. <구게> 왕국에서는 부처님이 태어나신 성스러운 말띠 해, 나신 달인 4월 보름 달이 뜰 때면 <샴발라>로 들어가는 문이 열린다고 합니다. 비록 문이 열린다고 해도 역시나 내 눈에는 보일 리가 없겠지요.
<샹그리라縣>은 佛敎와 관련되어 있다기 보다는 <사천성>과 <티베트>로 통하는 교통의 요지이고 넓은 평지가 있어서 각종 관광 위락 시설을 짓기에 편리하므로 중국정부가 장사속으로 결정한 곳으로 보입니다.
중국의 지방 행정조직은 복합적이고 지역마다 특성이 있지만 대개는 省--市와 自治州--縣--鄕/鎭 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雲南省은 16개의 市와 自治州로 나뉘는데 <샹그리라縣>은 <디칭티베트족자치구.迪경藏族自治州>에 속합니다. 이 자치구는 다시 3개현으로 나뉘는데 그 중 <샹그리라현>의 면적이 자치주 면적의 반을 차지합니다. 우리나라 강원도 보다 조금 넓습니다. 이렇게 넓은 면적에 <샹그리라>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매우 어색합니다.
<샹그리라>는 장소적인 의미가 <샴발라>는 영적인 깨달음의 의미가 강한 것 같습니다. <샹그리라>는 우연히 마주칠 수 있는 곳이라면 <샴발라>는 고도의 정신적인 훈련을 통하여만 도달 할 수 있는 곳입니다. 두 단어의 뜻은 가까우면서도 머나 먼 것 같습니다.
<샹그리라>에 사는 張노인에 띠르면 <샹그리라>에 한 번 들어온 사람은 절대로 살아서는 외부 세계로 나갈 수 없다고 합니다. 자연적인 장벽이 막아주고 만약 그 장벽을 넘어서는 사람이 있으면 인위적으로 제거 한다고 합니다. <야딩>에서 벗어나려고 하니 차에 이상이 생겼습니다.
강가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면서 바라 본 경치.
우리가 탄 차의 네 대의 구조가 모두 다르기에 어느 차는 매우 편하고 어떤 차는 다리를 뻗을 수 없어 웅크리고 앉아 있어야 하기에 다리에 쥐가 날 지경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서로 차를 바꿔 탔는데 바꾸어 탄 차가 서 버린 것입니다. 우리 차의 다섯 명이 나머지 세차에 나누어 탔는데 나는 원래 탔던 <짜뚜이>가 운전하는 차를 탔습니다. 운전석 옆에 앉았는데 끊임없이 핸드폰 통화를 해대는 것이 매우 신경 쓰입니다. 심지어는 경치가 좋으면 맘대로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고 운전하면서 여자친구에게 전송까지 합니다.
뭐야? 문도 안 보어 주고서는 차 고장으로도 안되니까 이젠 <짜뚜이>를 보내 우릴 제거 하려는 거야? 와락 화가 납니다. 버럭 소리를 지릅니다.
“운전 중에는 전화를 하지마! 매우 걱정돼, 전화기를 내놔 내가 보관하고 있을께” 웃기게도 <샹그리라>의 공식 언어는 영어이기에 영어로 고함을 질렀습니다. 전화기를 뺏으려는데 안 내놓습니다. 그 다음 부터는 핸드폰을 다시는 꺼내지 않아서 해질녁에 안전하게 <샹그리라> 도착 할 수 있었습니다.
<샹그리라>에 대한 공상으로 하루가 저물어 갑니다.
첫댓글 읽다 보니 무지 낯익은 길섶님 문체시네요. 반갑고 기쁜 마음으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반갑습니다. 제 문체가 있을 수는 없고 하이디님이 연말에 소집하다니 그때 꼭 나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