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날 아침을 일찍 먹고 조개를 잡으러 경운기를 타고 바다로 나간다.
원래는 어제 바다로 나가려 했는데 물때가 맞지 않는다고 해서 오늘 가는 것이다.
변산반도와 심원면 사이의 만(灣)은 직선거리가 거의 5 ~ 6k정도 된다고 한다.
이곳은 간조(干潮)때는 엄청난 넓이의 모래사장이 나타난다고 한다.
지도에 표시되는 회색 부분이 간조(干潮)때 나타나는 모래사장인듯했다.
물이 빠진 바다에 들어서면서부터 대략 1km이상을 경운기를 타고 들어가는듯 했다.
하지만 우리가 경운기에서 내린 곳은 이곳 전문 조개를 잡는 사람들의 반도 못 간듯했다.
물이 들어 올 때를 염려하여 멀리 못나가는 것이다.
경운기가 다니는 길옆에는 긴 말뚝이 세워져 있다.
혹시 물이 들어오더라도 안전하게 길을 찾도록 하는 조치인듯 했다.
신기한 것은 이 넓은 곳이 모두 모래밭이다.
다 돌아다녀보지는 않았지만 멀리 봐도 갯뻘의 검은색이 아니고 모래의 회색뿐이다.
이곳은 이곳 주민들 외는 조개를 잡는 사람들이 없을듯했다.
바다를 1km이상 나왔다가 물이 들어올 때 걸어나간다는 것은 불가능 할 것이기 때문이다.
바다물이 들어오는 속도가 사람이 걷는 속도의 세 배 정도라고 한다.
게다가 이곳은 경사가 거의 없어 더 빨리 물이 들어올 것이다.
우리는 끌개를 끌어서 조개를 찾는 방법을 배우고 한사람씩 해 보기로 한다.
뻘이 아니고 모래이기 때문에 걷기에도 편하고 끌개를 끌고 가기도 쉬운듯 했다.
하지만 안하던 동작을 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일은 아닐것이다.
저렇게 끌개를 모래아래로 5 ~ 10cm정도 깊이로 끌고 가면 조개가 걸리는 느낌이 온다.
그만치 조개이외는 돌도 없다는 이야기이다.
모래도 깨끗하여 모래를 파도 냄새도 나지 않았다.
여기에서는 거의 모두가 "대합"과 "동죽"만 잡힌다.
즉 이녀석들만 사는 것이다.
"바지락"은 전혀 보이지 않고 가끔 작은 "맛살"이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가끔은 한번도 보지 못했던 특이한 모양의 작은 게 몇 종류가 보였다.
이녀석들은 모래위에 다시 놔 주면 신기할 정도로 재빨리 모래속으로 숨는다.
끌개를 비스듬하게 신체조건에 맞춰 끈을 조절하여 허리에 매고,
어깨에 걸친 채 뒷걸음으로 가며 걸리는 조개를 눈과 귀로 확인해야 한다.
쉬울 듯 하지만 처음 하는 사람에게는 절대로 쉽지 않은 동작이다.
다른 사람들은 갈퀴(?)로 모래를 살짝 살짝 파 뒤집는다.
깊이 파지 않아도 조개가 나온다.
한번 와 봤던 사람은 아예 농사용 방석을 가지고 와 깔고 앉아서 조개를 잡는다.
이제 어떻게 조개를 잡는지 터득을 하고 잡으려 할 무렵이면 신기하게도 물이 들어온다.
우리는 모르지만 이곳 사람들은 시계를 보지 않아도 멀리 물이 들어오는 것을 감지한다.
일단 철수는 재빠르게 해야 한다.
못 잡은 조개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만 빨리 나와야 한다.
부지런히 도구를 챙기고 경운기에 올라타고 육지를 향해 달린다.
이곳 주민이 잡은 백합.
우리가 잡은 백합보다 씨알이 굵다.
우리는 동죽과 백합을 마구 섞어서 잡았다.
백합.
동죽.
백합을 은박지에 싸서 불에 구우니 무척 연하고 그맛이 무척 좋다.
겸사 겸사 점심을 먹고 부지런히 서울로 향한다.
차 운전을 해야 하니 저 맛있는 안주에 술을 못 먹는 것이 아쉽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