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친구였어. 그것만으로도 굉장한 일이야. 내가 너를 좋아했기 때문에 거미줄을 짰던 거야. 어쨌든, 어쨌든 말이야. 산다는 건 뭘까? 이렇게 태어나서. 이렇게 잠시 살다가. 이렇게 죽는 거겠지. 거미가 모두 덫을 놓아서 파리를 잡아먹으며 살기는 하지만. 거미가 모두 덫을 놓아서 파리를 잡아먹으며 살지는 하지만, 알지 못할 게 있어. 어쩌면 난 널 도와 줌으로써 내 삶을 조금이나마 승격시키려고 했던 건지도 모르겠어. 어느 누구의 삶이든 조금씩은 다 그럴 거야.”(216)
---개성이 강한 등장인물들이 매력적이다. 거미 샬롯, 돼지 윌버, 쥐 템플턴의 박자가 좋다. 사려깊은 샬롯과 겸손한 윌버, 여기에 투덜거리고 이기적이지만 샬롯과 윌버를 이어주는 템플턴이 조화롭다.
품평회장까지 가는 여정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윌버와 샬롯의 하모니는 절정에 이른다. 샬롯이 생명을 다하고 그 알들을 데리고 오는 윌버의 우정이 잘 그려져 있다. 동화의 기본 요소가 잘 배치되었다. 모험의 여정을 떠나 집으로 오는 회귀의 과정,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주제의식이 돋보인다. 기승전결의 전개와 마무리, 더불어 돼지와 거미의 생태에 대한 이해와 지식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동화의 구조를 이해하려면 클래식한 걸작을 다시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여기에 덧붙여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작품에 ‘어린이’ 존재에 대한 이해와 해석이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