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 프라자 CC (설악 CC, 속초 CC)/ Plaza CC Seorak

지금이야, 양양을 비롯한 동해안의 여러 곳에 골프장들이 많이
들어섰지만, 1980-90년대엔 어디 그랬나?
휴가철이나 또는 동호회에서 단체원정 경기로 갈 수 있는
동해안의 골프리조트는 설악 CC 또는 (우리가 흔히 쉽게 호칭하던)
속초 CC 한 군데 뿐이었다.

1984년에 ‘정아’라는 골프장과는 어울리지 않던 이름으로 개장하였고,
2011년에 한화그룹에 의해 ‘프라자 CC 설악’으로 명칭이 변경된 이곳은
리뉴얼 공사 후, 지금은 선 라이즈 코스, 마운틴 뷰 코스로 나뉘는데,
예전엔 그냥 신 코스 구 코스, 인코스 아웃코스로만 불렸다.
코스의 분위기는 자매 코스인 용인의 프라자 CC와 비슷할 정도로,
그다지 고급스럽지 않지만, 그러나 라운딩을 하면서 가까이서 바라보는
설악산 울산바위의 모습은 너무나 장관이 아닐 수 없다.
(설악산 인근에서 울산바위가 제일 멋있게 보이는 곳인 것 같다.)


골프장 옆 한화콘도에서 하룻밤을 자고, 이틀간 단체 라운딩을 하고 오던
관습이 오랫동안 이어지다가, 21세기 들어서서, 삼척의 파인밸리 CC 같은
곳이 점차 개장 되면서, 내가 관여하던 로타리클럽이나 여러 동호회들도
서서히 이 코스에서 벗어나길 시작하였다.
저녁에 회도 먹을 겸 바닷가로 가서 잠을 자기 시작했고, 두 번의 라운딩이
한 번으로 줄다가, 이젠 거의 가지 않는 코스가 되어버려, (아래의) 낡은
사진만이 1990년대의 추억을 일깨워준다.


생각하면 내겐 즐거운 에피소드 하나,
이 코스엔 자존심이 강한 골퍼가 돈을 잃을 수밖에 없는 홀이 하나 있는데,
전장이 약 300미터 정도밖에 안 되는 아주 짧은 코스로서, 문제는
티 박스에선 그린과 우측의 낭떠러지가 안 보이는 브라인드 홀이란 점이다.
무심코 드라이버로 티샷을 한 골퍼의 50%는 우측 OB가 나는 데, 특히
장타자들은 거의 확률 100%이다, 왜냐하면 IP 지점이 개미허리 같이
2-30미터밖에 안 될 정도로 좁아서 잘 맞아도 튀어서 나가기 때문이다.
(자존심이 강한 싱글 골퍼일수록 말을 미리 해줘도 드라이버를 잡는다.)
낭패를 여러 번 보고난 후, 동향의 이 코스를 존중하기 시작한 필자는
5번 아이언으로 비교적 좌측을 보고 그냥 편하게 티샷을 하는데,
(좌측은 나가봐야 OB가 없는 남의 집이다)
그래도 남은 거리는 핏칭 샷으로 온 그린이 가능하다.
어이없어 하는 동반자들(특히 초행자)로부터 참으로 수금을 많이 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