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耳 귀 이
귀, 귀퉁이, 쪼가리, 쪼개다, 나부랭이
耳의 갑골문
耳의 금문 耳의 전문
귀1 ; (1) 사람이나 동물의 머리 양옆에서 듣는 기능을 하는 감각 기관.
(2) 모가 난 물건의 모서리.
(3) 두루마기나 저고리의 섶 끝 부분.
(4) 주머니의 양쪽 끝 부분.
(5) 항아리나 그릇 따위의 전이나 손잡이를 달리 이르는 말.
(6) 바둑판과 같은 넓적한 바닥의 네 모서리 부분.
(7) 돈의 큰 단위에 함께 붙는 적은 단위의 액수. 또는 부른 물건 값보다 조금 더 붙 이는 금액.
귀2 ; 나부랭이. 쪼가리.
耳 자는 사람의 귀의 모양을 본뜬 글자이며, 귀의 기능이나 상태에 관한 문자를 이룹니다. 하지만 자형의 요소로 사용되었을 경우 배달말에서의 귀에 따른 파생어 및 쪼가리, 쪽, 나부랭이 등의 소릿값을 나타냅니다.
耳目(이목), 耳鼻咽喉科(이비인후과), 耳順(이순 ; 예순 살을 달리 이르는 말) 등에서 耳가 ‘귀’의 뜻입니다.
耳目者 視聽之官也. 『管子』
귀와 눈이란 것은 보고 들음의 기관(器官)이다.
有雉登鼎耳而呴 武丁懼. 『史記』
꿩이 있어 솥의 귀퉁이에 올라 울어 무정(武丁)이 두려워하였다.
상기 첫 번째 문장은 耳가 신체기관 ‘귀’의 뜻으로 사용되었으며, 두 번째 문장에서는 ‘귀퉁이’의 뜻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귀의 모양이 사람의 얼굴에서 한 쪽으로 삐죽이 솟아 있는 것에서 ‘돌출된 한 쪽 부분’을 ‘귀와 같다’라고 비유적으로 표현 하는 것과 ‘귀퉁이, 귀때기’ 등처럼 직접 낱말로 쓰이고 있는 것은 분명히 다른 것입니다.
현대 중국어에서도 锅耳[냄비의 손잡이, 솥귀]에서 耳가 그러한 뜻으로 쓰이고 있지만, 이는 냄비의 손잡이가 마치 귀처럼 생긴 것에 따른 직접적인 비유이며, 배달말의 ‘귀퉁이’에 해당하는 단어로는 ‘角儿’로 角(뿔 각)자가 주로 쓰입니다.
恥 부끄러울 치
쪽팔리다
恥의 전문
恥의 전문 자형은 耳와 心의 합자이며, ‘부끄러움, 창피’의 뜻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耳가 ‘귀’에서 ‘쪼가리’의 소릿값을 나타내어, ‘쪽’인 것에서 심리적인 상태[心]의 ‘쪽’, 즉 ‘쪽팔리다’의 뜻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현대국어에서 속된 표현이긴 하지만, ‘부끄러워 체면이 깎이다’라는 恥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가장 잘 나타내는 말입니다.
羞恥(수치), 恥辱(치욕), 恥事(치사), 廉恥(염치) 등에서 恥가 ‘쪽팔리다’의 뜻입니다.
耿 빛 경
쪽 빛, 깜박이다
耿의 금문 耿의 전문
耿의 금문과 전문 자형은 耳와 火의 합자이며, 火의 光의 축약으로 ‘빛’을 의미하며, 耳의 ‘쪽’이 ‘쪼가리(/작은 조각)’로 쓰여, ‘빛 쪼가리’로 ‘깜박이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殿下憐臣愚直 察臣無罪, 天顔慘默 泫然涕下, 生死肉骨於雷霆之下. 臣於是時 知有殿下 不知有一身也. 臣之耿耿 天地鬼神 所共赫臨. 『定宗實錄 1年 8月 3日』
전하께서 신의 우직함을 가련하게 여기고, 신의 무죄를 들어내시며, 천안(天顔)이 참묵(慘默)하시어, 줄줄 눈물을 떨어뜨리시니, 생사육골(生死肉骨)이 뇌정(雷霆)의 아래에 있습니다. 신은 이 때에 있어서 전하가 계심은 알았고, 신의 몸이 있음은 알지 못하였습니다. 신의 깜박깜박은 천지귀신과 함께 빛나도록 조림(照臨)하는 바입니다.
상기 문장의 ‘耿耿’은 일반적으로 ‘순간적으로 비쳤다가 꺼졌다가 함, 빛이 조금 환함, 불빛이 깜박거림’ 등으로 풀이합니다. 하지만 실제 뜻하는 바는 ‘깜박깜박’으로 여기서는 자신의 정신이나 판단력이 가물거리는 것에 대한 비유적인 표현이며, 앞의 ‘뇌정(雷霆 ; 천둥과 벼락이 격렬하게 침)’에 반대되는 개념입니다.
전체적으로는 자신의 ‘깜박깜박’이는 혼미한/희미한 존재가 임금의 뇌정에 훤해졌다는 내용입니다.
縡曰 臣於禍釁流離之餘 獲覲耿光 追念往昔 不覺感淚之縱橫. 『영조실록 1년 8월 28일』
이재(李縡)가 “신이 화(禍)의 흔단(釁端)으로 떠돌던 나머지 깜박이는 빛을 얻어 뵙게 되어 가버린 옛일을 추억하여 생각해보니 감동의 눈물이 종횡(縱橫)함을 깨닫지 못하였습니다.”라고 말하였다.
상기 문장의 ‘耿光’은 ‘깜박이는 빛’의 뜻으로, 여기서는 ‘釁端(흔단 ; 서로 사이가 벌어져서 틈이 생기게 되는 실마리)’으로 비유된 암흑의 세상에 등대 불빛 같은 ‘깜박이는 빛’을 만나서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耿耿孤枕(경경고침 ; 근심에 싸여 있는 외로운 잠자리)에서 耿耿이 실제 뜻하는 바는 ‘깜박깜박(/눈이 자꾸 감겼다 뜨이는 모양)’으로 ‘잠들지 못하고 있는 상태’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耳攴 부릴 섭
쪽[≒족]치다
耳攴의 전문
耳攴는 耳와 攴[치다]의 합자이며, ‘쪽[≒족]치다(/견디지 못하도록 매우 볶아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茸 무성할 용/버섯 이
풀이 쪽쪽, 삐쭉삐쭉, 뾰쪽뾰쪽
茸의 전문
茸의 전문 자형은 艹와 耳의 합자이며, 耳의 ‘쪽’에서 풀이 자라나는 모양인 ‘삐쭉삐쭉, 뾰쪽뾰쪽’의 소릿값을 나타냅니다.
鹿茸(녹용)은 ‘새로 돋은 사슴의 연한 뿔’을 의미하는데, 여기서의 茸이 ‘삐쭉이 나오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蒙茸(몽용 ; 풀 따위가 더부룩하게 나 있는 모양/질서 없이 뒤섞여 달리거나 나는 듯한 모양)은 ‘뒤덮이고 삐쭉삐쭉하다’의 뜻이며, 闒茸(탑용 ; 천하고 어리석음/쓸모가 없음)은 ‘답답하고 삐죽거리다’의 뜻으로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할 듯 말듯하게 입을 딸싹거린다는 표현입니다.
현대중국어에서 茸(풀날 용)은 ‘롱[róng]’으로 읽히며, ‘부드럽고 연약하다’는 정도의 어감을 나타냅니다. 茸 자의 [용]이란 음은 이 글자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의 음이 아니라, 중국어 ‘롱’에 의하여 변형된 것입니다. 본래의 소릿값은 ‘쫑긋, 쪽’에 가까웠을 것입니다.
耴 귀늘어질 첩
족족, 죽죽
耴의 전문
耴는 耳와 乙의 합자이며, 耳의 ‘쪽’소릿값이 나타내는 어기 중에서‘족족(/가는 줄이나 금 따위를 잇따라 곧게 내긋는 모양/여럿이 한 줄로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모양), 죽죽’의 어감으로 구분한 글자입니다.
㡇 옷깃끝 첩
쪽 띠, 동정, 고름, 대님
㡇의 전문
㡇의 전문 자형은 帶(띠 대)의 축약인 巾과, 耴(귀뿌리 첩)의 합자이며, 耴은 耳와 乙의 합자인데, 乙은 형태적으로 ‘길게 늘어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耳의 ‘쪼가리, 쪽’에서 乙이 ‘긴 형태’로 뜻을 부수적으로 설명하여 ‘쪽(/가늘고 긴/쪼개진 물건의 한 부분)’으로, ‘가늘고 긴 쪽’, 즉 ‘띠[巾]의 한 귀때기/귀퉁이’, 혹은 ‘귀때기의 띠’라는 것에서 ‘동정(/한복의 저고리 깃 위에 조붓하게 덧대어 꾸미는 하얀 헝겊 오리)’이나 ‘고름(/저고리나 두루마기의 깃 끝과 그 맞은편에 하나씩 달아 양편 옷깃을 여밀 수 있도록 한 헝겊 끈)’, 혹은 ‘대님(/한복에서, 남자들이 바지를 입은 뒤에 그 가랑이의 끝 쪽을 접어서 발목을 졸라매는 끈)’을 나타낸 것으로 추정합니다.
裳 前三幅 後四幅 縫內向 前後不連, 每幅作三潚㡇. 㡇謂屈其兩邊相著而空其中. 『世宗實錄 五禮』
상(裳)은 앞은 3폭이고, 뒤는 4폭인데, 안을 향하여 꿰매고, 앞과 뒤는 연하지 않는다. 폭마다 대님 3개를 만들고, 대님은 양가를 꺾어서 서로 붙이고 그 속은 비워두게 함을 이른 것이다.
斬衰冠
斬衰冠 比衣裳用布稍細 紙糊爲材 廣三寸 長足跨頂. 前後裹以布爲三㡇, 皆向右縱縫之. 『世宗實錄 五禮』
참최(斬衰)의 관(冠)은 의상(衣裳)에 비하여 쓰이는 베는 조금 가늘고, 종이에 풀칠을 하여 재료로 삼는데, 너비는 3촌이고, 길이는 정수리를 넘기면 족하다. 전후(前後)에 베로써 싸서 대님 3개를 만들고, 모두 오른쪽을 향하여 가로로 꿰매는 것이다.
상기 두 예문에서 㡇이 현대적 개념의 ‘대님’과는 조금 차이가 나지만, 덧댄다는 것과, 전체적인 모양을 유지하게 만든다는 것에서는 같은 기능을 함을 알 수 있습니다.
輒 문득 첩
죽죽/족족
輒의 전문
輒의 전문 자형은 車와 耴의 합자이며, 車는 주로 진행 상태의 뜻을 나타내며[ex. 馬는 동작 상태], 耳의 ‘쪽’과 더하여, ‘죽죽/족족’의 어감을 나타냅니다.
一覽輒記(일람첩기)는‘한 번 보아 죽 기억하다’로 여기서의 ‘죽’은 ‘끊이지 않고 이어짐’을 의미합니다. ‘一覽[한 번 보다]’이라는 동작 행위에 이어지는 ‘죽’일 수도 있으며, 그 후 시간의 흐름에 계속 이어짐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應口輒對(응구첩대 ; 묻는 대로 거침없이 대답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諸吳使來 輒繫責治之. 『史記』
모든 오나라의 사자(使者)가 오면 죽(/족족) 잡아두고 문책하여 다스렸다.
每一書已 向輒條其篇目. 『漢書』
한 권이 끝날 때마다 유향(劉向)은 그 편의 목차를 죽 열거해 놓았다.
張負孫女五嫁而夫輒死. 『史記』
장부(張負)의 손녀딸이 다섯 번 시집을 갔는데, 남편이 족족이 죽었다.
상기의 문장들에서 輒이 배달말의 ‘죽, 죽죽(/한 줄로 끊어지지 아니하고 이어지는 모양)’이나 ‘족(/한 줄로 끊어지지 아니하고 이어지는 모양), 족족(/어떤 일을 하는 하나하나)’로 사용되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每日聽政時, 大小臣僚輒入報平殿, 甚爲褻慢. 自今令僉節制使, 把門考察, 啓聞乃入. 『太祖實錄 2年 7月 1日』
매일 청정(聽政) 시에 대소신료가 보평전(報平殿) 죽죽 들어와서 심히 설만(褻慢)하다. 이제부터는 첨절제사(僉節制使)로 하여금 문을 파수하여 고찰하게 하고, 계문한 후에야 들어오게 하라.
今防禦之策, 輒入爲急…. …而民居在內地, 道遠不便, 輒入者許於附近內地、邑城輒入. 『成宗實錄 5年 10月 4日』
지금은 방어의 방책에 첩입(輒入 ; 죽죽 들임)이 급한 일인데,…. …백성의 거처가 내지에 있어서 길이 멀어 불편한 첩입(輒入 ; 죽죽 들어오는)자는 부근 내지나 읍성에 첩입(輒入 ; 죽죽 들임)하라.
상기 두 문장에 공동으로 사용된 ‘輒入’ 중 첫 번째에서는 ‘죽죽 들이다’로 직역이 가능하지만, 두 번째에서는 ‘輒入’의 뜻이 ‘죽죽 들이다’는 맞지만 직역으로 풀기는 곤란합니다. 이는 ‘輒入’은 하나의 성어로 쓰인 것이며, 이런 성어가 상고대 다민족, 다언어 국가를 하나의 통제 시스템으로 다스릴 때 필요했던 ‘공용어’의 개념입니다. 이 공용어의 한 글자 한 글자마다 배달말이 깃들어 있는 것입니다.
[현재의 국역본에는 輒入을 ‘적변이 있을 때에 백성들이 성(城)으로 들어가서 피하던 일’로 풀고 있습니다]
馬耴 말달릴 녑
쭉쭉, 쪽쪽
馬耴의 전문
馬耴는 馬와 耴의 합자이며, 馬는‘동작상태’의 뜻을 나타내어‘쭉쭉, 쪽쪽’이 의태어로 쓰였음을 나타냅니다.
扌耴 비빌 접
손으로 죽죽/족족 ; 빼내다, 뽑아내다
扌耴의 전문
扌耴은 扌과 耴의 합자이며, ‘손으로 죽죽/족족’에서‘빼내다, 뽑아내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銸 족집게 섭
쪽 집어내다, 족집게
銸의 전문
銸의 전문 자형은 金 자와 耴 자의 합자이며, ‘족집게’의 뜻을 나타냅니다. 金 자는 족집게의 재질을 나타낸 것이며, 耴 자가 ‘쪽/족’의 소릿값을 나타내어, 금속 재질의 ‘족집게’의 뜻을 나타냅니다.
聳 솟을 용/두려워할 송
쫑긋, 쭈뼛, 용솟다
聳의 전문
聳의 전문 자형은 從(좇을 종)과 耳의 합자이며, 耳의 ‘쪽’과 從의 ‘좇다’가 합하여, ‘쫑긋(/입술이나 귀 따위를 빳빳하게 세우거나 뾰족이 내미는 모양)’, ‘쭈뼛(/물건의 끝이 차차 가늘어지면서 삐죽하게 솟은 모양/무섭거나 놀라서 머리카락이 꼿꼿하게 일어서는 듯한 느낌/어줍거나 부끄러워서 자꾸 머뭇거리거나 주저하는 모양)’ 등의 뜻을 나타냅니다.
聳聽(용청 ; 귀를 솟구어 듣는다는 뜻으로, 열중하여 귀담아들음을 이르는 말)은 ‘쫑긋하고 듣다’의 뜻이며, 聳身(용신 ; 몸을 솟구쳐 세움), 聳上(용상 ; 역도 경기 종목의 하나. 바벨을 두 손으로 잡아 한 동작으로 일단 가슴 위까지 올려서 한 번 받쳐 든 다음, 허리와 다리의 반동을 이용하여 다시 머리 위로 추어올린다) 등의 성어에서 聳은 ‘쫑긋이, 쭝긋이’의 어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子游娶於晉大夫 生絲. 弱其父兄立子瑕 子産憎其爲人也. 且以爲不順 弗許 亦弗止 駟氏聳. 『左氏傳』
자유(子游)가 진나라 대부의 집안에 장가들어 사(絲)를 낳았으나, 약하여 그 부형인 자하(子瑕)를 세웠다. 자산(子産)은 그 사람됨을 미워한 것이며, 또 순리가 아니라고 여겨 허락도 않고 또한 거두지도 않아 사씨(駟氏)는 쭈뼛거렸다.
상기 문장의 聳을 ‘두려워하다’로 일반적으로 풀이하지만, 聳 자에 직접 두려워함의 뜻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배달말의 의태어 ‘쭈뼛거리다’로 사용된 것입니다. 앞의 ‘허락하지도 않고, 못하게 하지도 않았다’에 이어지는 聳이 직접 두렵다는 뜻을 나타낸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聳懼(용구 ; 벌벌 떨며 두려워함)’도 ‘쭈뼛거리며 두려워하다’의 뜻입니다.
自昔有國家者, 建大功定大業, 則必銘于鐘鼎, 故其休聲鏗鍧, 聳動後人之耳目. 『太祖實錄 7年 4月 4日』
예로부터 국가란 것에는 큰 공을 세우고 대업(大業)을 바로잡으면, 곧 반드시 종정(鐘鼎)에 새겼다. 그러므로 그지없는 소리가 갱굉(鏗鍧)하여 뒷사람의 이목(耳目)을 쫑긋하게 동하게 한다.
상기 문장의 聳動(용동)을 현재 사전적으로는 ‘두렵거나 놀라서 몸을 솟구쳐 뛰듯 움직임’로 새기고 있지만, 실제로는 ‘쫑긋 동하다/동치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