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돌아보지 않고, 외면하며 비웃고, 손가락질 할 때 권력자들의 조롱과 겁박을 헤치고 부릅뜬 눈으로 여리고 여린 몸짓으로 비탄에 빠져 울부짖는 민중들을 찾아오시는 하나님, 오늘 빈들의 기도를 들어주시옵소서.
시민들의 지지와 엄호, 고공농성을 위하여 도크에 올라간 6명의 동지와 0.3평의 철제 구조물에 스스로 몸을 유폐한 동지의 희생을 막기 위한 양보와 타협으로 거제 대우조선해양 조선하청지회 파업 51일 만에 공권력을 투입 없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 할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불법을 들먹이며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실제 문제의 열쇠를 쥐고 있는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대우조선 하청 노조 파업에 국민 세금을 1원도 추가 지원할 수 없다면서 노동자들의 생존권 투쟁을 더욱 궁지로 몰아갔습니다.
대통령이나 관료들이 쏟아내는 말들을 보면 대한민국의 국민은 주면 주는 대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노예임에 분명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국민의 권리를 위임 받아 대신하는 대리인이자 관리인인 대통령이 노동자들이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며 0.3평의 철제 구조물에 들어가 죽음을 각오한 노동자들에게 불법부터 들이대는 저들은 분명 선한 일꾼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우리는 살고 싶습니다!”라는 노동자들의 외침에서 누가 죄송해야 하는지 생각합니다. 일을 하면 할수록 더 가난해지는 이 불의한 세상을 고치려는 것이 정치일 것인데, 거대보수양당은 애초부터 민생에는 관심이 없고 자신들의 자리보존과 정쟁으로 일삼고 있을 뿐입니다.
2,000년 전에도 팔레스타인의 민중들을 이중의 고통으로 신음했습니다. 두 상전인 로마제국과 유대인 지배계층의 가렴주구로부터 벗어날 길이 없는 민중들을 저들이 만들어 놓은 율법을 지키지 못하여 죄인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0.3평이라는 공간에 자기 자신을 가둔 그 31일간의 모습이 조선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 그 자체였다”며 “이번 투쟁은 그 삶을 전국 사회적 문제로 확산시켰다는 의미가 있다”고 했습니다.
대한민국의 1,100만의 비정규직 노동자도 팔레스타인의 민중의 처지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동일노동을 하고도 비정규직이라는 신분 아닌 신분제가 노동자들을 갈라 노동자이지만 노동권의 보장을 받지 못하고, 정규직의 임금의 적게는 1/3밖에 받지 못하거나 언제 일자리에서 짤릴지 몰라 하루하루 불안정 노동을 하는 신세입니다. 위험한 노동현장에는 비정규직을 투입하여 산재사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거제 대우조선해양 조선하청지회 파업에 대통령은 공권력을 투입하여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했지만 전국의 수많은 시민들은 노동자들의 투쟁에 후원금으로, 희망버스로 거제 투쟁현장으로 달려가며 공권력을 투입한다면 정권퇴진도 불사하겠다는 다짐을 보여주었습니다.
주님께서는 하나님의 나라는 이곳저곳이 아니라 너희 사이에 있다고 하셨습니다. 너희 사이에 있는 이웃들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받아들이며 함께한다면 바로 그곳이 하나님의 나라이고 그것이 바로 정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은 모세의 율법은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지 율법을 위해서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율법의 완성은 첫째는 하나님의 외 다른 신을 섬기는 않는 것과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주님은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지 못하는 까닭을 하나님의 아닌 다른 신을 섬기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다른 신은 바로 연약한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선악과를 탐내었던 욕심입니다. 그 탐욕이 우상을 만들고 이웃들과 비인간 생명들을 짓밟고, 하나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푸른 별을 파멸로 이끌고 있는 것입니다.
거제 대우조선해양 조선하청지회 파업에 연대했던 시민들의 사랑이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실천입니다. 그 사랑이 부서지지 않고 겹겹이 쌓이고 쌓게 하려면 깨어있어야 합니다. 깨었다는 것은 말씀을 더욱 가까이에 두고 묵상과 기도 그리고 고통 받는 이웃이 있을 때에는 예수님과 함께 길을 나서는 것입니다. 그 길에 동행하는 사람들이 예수님의 제자이며 그 길에 서는 것이 십자가를 짊어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누구도 돌아보지 않고, 외면하며 비웃고, 손가락질 할 때 권력자들의 조롱과 겁박을 헤치고 부릅뜬 눈으로 여리고 여린 몸짓으로 비탄에 빠져 울부짖는 민중들을 찾아오시는 하나님, 오늘 빈들의 기도를 들어주시옵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