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사
실은 그렇지 못한데 과분한 칭찬과 격려의 말씀을 듣고 보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워낙 말주변이 부족하다보니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마음이 누락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몇 자 적어보았습니다. 어설픈 고백입니다만 저의 진실한 마음을 담았으니 경청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항상 남의 일로만 여겨오던 '정년퇴임'이 저에게도 예외없이 이렇게 찾아온 것 같습니다. 먼저 저를 위해 귀중한 시간을 할애하여 자리를 빛내주시니 정말 감사하고 또한 미안한 마음 금하지 못하겠습니다. 이렇게 성대한 자리를 베풀어주신 학교측의 배려에 저는 지금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고 있습니다.
평소에 잔정이 많으신 교장선생님, 재능이 탁월하신 교감선생님, 그리고 여러 훌륭하신 선생님들, 성품이 시원시원하신 행정실장님을 비롯한 여러 주사님들, 항상 최선을 다하시는 영양사 선생님과 조리사님, 어려운 일·궂은 일 마다하지 않고 도맡아 수고하는 딸 같은 선미양, 어느 분 할 것 없이 저에게는 모두 소중한 분들이고 고마운 분들입니다. 끈끈한 정으로 똘똘 뭉쳐진 훌륭한 집단 구성원들 덕분에 저는 지난 4년이 정말 행복했습니다. 한 분 한 분 칭송의 말씀을 열거하려면 긴 시간이 소요될 것 같아 생략하겠습니다만 모든 분들이 저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훌륭한 능력과 인품을 갖추고 계십니다. 상대적으로 저는 워낙 아는 것이 짧고 덕이 부족하다보니 그 동안 본의 아니게 여러분들께 누를 끼친 적도 많았고 신세를 많이 졌다는 생각에 감사한 마음에 앞서 죄송할 따름입니다. 넓은 아량으로 양해 부탁드립니다.
반평생을 교직에 몸 담고 지내는 동안 한 자리에만 안주하면서 제 능력의 한계때문에 보다 더 높은 꿈은 펼치지 못했지만 그래도 大過없이 교직을 마무리 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집니다. 이제 저는 우물한 개구리처럼 살다가 바깥세상으로 이거하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됩니다만 그간 맺어온 여러분의 끈끈한 정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끝으로 귀 가정에 애경사가 있을 시에는 꼭 연락 주시어 哀樂을 같이 나눌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귀댁에 항상 건강과 행운이 같이 하시기를 기원하면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2008년 2월 19일
나인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