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메이저리그 최고 영예의 주인공이 탄생했다. 전미야구기자협회가 5일(이하 한국시간) 발표한 '명예의 전당(Hall of Fame)' 헌액 투표에서 3천안타를 터뜨린 웨이드 보그스와 수비의 귀재 라인 샌버그가 쿠퍼스타운행의 영광을 안았다.
명예의 전당 입성은 말 그대로 하늘의 별따기다. 투표인단은 전미야구기자협회 소속으로 10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 기자들로만 구성되며 이들 중 75%이상을 득표해야 헌액이 가능한 좁은 문이다. 올해도 478세이브로 역대 세이브 랭킹 1위에 올라있는 리 스미스가 38.8%라는 저조한 득표율로 낙방했고, 짐 애보트, 대럴 스트로베리, 잭 맥도웰, 칠리 데이비스 등 내노라하는 스타들이 5%미만의 표를 획득, 후보자격을 영구히 상실했다. 현역 메이저리그 스타들의 명예의 전당 헌액 가능성을 짚어본다.
▲ 당장 은퇴해도 헌액이 유력한 후보들
-그렉 매덕스 : 지난해 통산 300승의 위업을 달성한 매덕스는 통산 2916 탈삼진을 솎아내 올해 메이저리그 사상 13번째로 3000탈삼진에 도전한다. 역사상 300승과 3,0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한 투수는 톰 시버를 포함해 8명에 불과하다.
-배리 본즈 : 스테로이드라는 족쇄만 없다면 역사상 가장 위대한 타자. 7차례 MVP를 차지했고, 홈런 12개만 보태면 베이브 루스(714개)를 뛰어넘게 된다. 단일시즌 최다 홈런(01년 73) 최고 출루율(04년 0.609), 장타율(01년 0.863), OPS(04년 1.422) 기록도 갖고 있다.
-새미 소사 : 6년 연속 40홈런 이상을 기록한 최초의 내셔널리그 선수. 통산 574홈런을 기록, 이부문 역대 7위에 올라있다.
-로저 클레멘스 : 우표 대신 사이영상을 수집하는게 취미인 우리시대의 영웅. 올시즌 역대 최고령으로 통산 7번째 사이영상을 거뭐졌다. 328승(역대 10위), 4317탈삼진(2위)을 기록중이다.
-랜디 존슨 : 246승 128패, 방어율 3.07, 탈삼진 4,161개를 기록했다. 탈삼진은 놀란 라이언, 로저 클레멘스에 이은 메이저리그 역대 3위이자 좌완 중에서는 최고다. 9이닝당 탈삼진은 11.1개로 올타임 1위. 95년 이후 양대리그를 넘나들며 5차례나 투수 최고의 영예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퍼펙트게임은 덤.
-라파엘 팔메이로 : 통산 551홈런을 때려낸 슬러거 팔메이로는 3000안타에 78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500홈런과 3000안타를 동시에 기록한 선수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행크 애런(755홈런 3771안타) 윌리 메이스(660홈런 3283안타) 에디 머리(504홈런 3225안타) 단 세 명뿐이다.
-리키 핸더슨 : 메이저리그 통산 개인 통산 최다득점(2,295점)과 최다도루(1,406개)를 보유한 역사상 최고의 1번타자. 지난해 7월 본즈에 의해 추월당하기 전까지 통산 볼넷(2,190개) 부문에서도 1위를 달렸다.
▲ 쿠퍼스타운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선수들
-알렉스 로드리게스 : 29세에 통산 381홈런을 때려낸 슈퍼스타. 현 페이스라면 30대초반에 500홈런을 돌파. 일찌감치 명예의 전당 한자리를 예약할 가능성이 크다. 골드글러브 2회, MVP 1회 수상에 유격수 단일시즌 최다 홈런 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페드로 마르티네스 : 최소 200경기 이상을 던진 투수 가운데 역대 최고 승률인 0.705를 기록중이다. 마르티네스의 통산 방어율 2.71은 1000이닝 이상을 소화한 현역 투수중 가장 낮은 수치.
-알버트 푸홀스 : '괴물' 푸홀스에게 필요한 것은 현상유지. 메이저리그 최초로 데뷔 이래 4시즌 연속 3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빅리그 첫 4년동안 500타점 이상을 올린 타자는 '전설' 조 디마지오와 테드 윌리엄스 그리고 푸홀스(504타점) 뿐이다.
-매니 라미레즈 : 명예의 전당 보증수표인 500홈런에 110개를 남겨두고 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부문에서 1.010으로 본즈, 토드 헬튼에 이어 현역 3위를 달리고 있다.
-켄 그리피 주니어 : 잦은 부상 탓에 지난 3년간 평균 68.6경기에 출장했으나 통산 501홈런을 기록한 90년대 최고의 타자로 꼽힌다.
-마이크 피아자 : 개인통산 378홈런을 기록한 피아자는 지난해 역대 포수 홈런 부문에서 칼턴 피스크(351홈런)를 따돌리고 이 부문 단독 1위가 됐다.
-이반 로드리게스 : 1992년부터 2001년까지 골드글러브를 10연패했으며 통산 2051안타, 0.306를 기록한 공수겸장 포도대장이다.
-톰 글래빈 : 300승에 단 38승이 남겨두고 있는 체인지업의 마술사.
-블라디미르 게레로 : 약체 몬트리올을 벗어난 첫해 아메리칸리그 MVP를 차지했다. 28세에 벌써 273홈런을 쳤다.
-프래드 맥그리프 : 단 한 시즌도 40홈런 이상을 쳐낸 적이 없고 리그 MVP에 오른 적도 없다. 그러나 이제 7번만 담장을 넘기면 500홈런 고지에 도달한다. 87년부터 지난해까지 17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 88년부터 94년까지는 7년연속 3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토드 헬튼 : 빅리그 8년 통산 타율 0.339, 출루율 0.432, 장타율 0.616, OPS 1.048의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홈구장이 타자들의 천국인 쿠어스필드란 게 흠이다.
-그외 500홈런을 노리는 강타자들 : 게리 셰필드(415개), 짐 토미(423), 카를로스 델가도(336), 프랭크 토마스(436), 제프 배그웰(446) 등
▲ 2% 부족하거나 논란의 대상이 되는 후보들
-커트 실링 : 38세인 실링은 승수에서 마르티네스보다 2승 앞서있지만 마르티네스는 3차례 사이영상과 5차례 방어율 타이틀을 차지했다. 실링은 두 부문에서 한 번도 1위에 오르지 못했다. 통산 184승.
-오마 비스켈 : 통산 타율 0.275, 66홈런의 유격수. 그러나 9차례 골드글러브를 수상했고, 역사상 가장 높은 수비율(0.982)을 자랑한다. '오즈의 마법사' 아지 스미스는 통산 타율 0.262, 28홈런, 793타점에 불과하지만 화려한 유격수 수비 하나로 02년 명예의 전당 회원이 됐다.
-스즈키 이치로 : 지난해 절대 깨지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 한시즌 최다안타 기록(257안타)을 5개나 뛰어넘었다. 225단타로 메이저리그 한시즌 최다 단타 신기록을 추가했고 데뷔 이후 4년동안 924안타로 이 부분 최다안타 신기록도 아울러 수립했다. 그러나 일본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 했다.
-마리아노 리베라, 트레버 호프만 : 마무리투수로 명예의 전당에 오른 투수는 데니스 에커슬리(197승 171패 361세이브), 롤리 핑거스(114승 118패 341세이브) 호이트 윌헬름(143승 122패 227세이브) 단 3명뿐이다. 이들 중 리베라, 호프만 같은 1이닝 전문 마무리투수는 아무도 없다.
-에드가 마르티네스 : 7차례나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에 뽑혔으며 통산 타율 0.312 305홈런 1,244타점 2,205안타 등 눈부신 업적을 쌓았다. 이 가운데 타율 홈런과 타점은 역대 지명타자 가운데 최고기록. 수비 공헌도가 전무한 지명타자란 핸디캡을 안고 있다.
-노마 가르시아파라 : 통산 타율 0.322, 1939년~40년 조 디마지오 이후 처음으로 아메리칸리그 우타자 타격왕 2연를 달성했다. 1009경기에서 1330안타를 기록중이다.
-데릭 지터 : '제국의 리더' 지터는 통산 1734안타를 때려냈다. 그는 3000안타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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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현의 25세까지의 성적은 전설적인 구원투수 롤리 핑거스와 비슷했다. 선발 전환만 없었다면 한국인 최초로 명예의 전당 후보군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을지 모를 일이다.
(출처-스포츠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