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 베테랑,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보다(영화를 사랑한 철학자, 들뢰즈)
춘천 cgv에서 암살, 베테랑,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보다
홈스쿨링하는 청소년들과 체험여행으로 춘천 cgv로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휴가가서 암살을 안 본 청소년 셋은 암살을 봅니다.
얼마전에 살아있는 역사교과서로 독서문답을 치열하게 한지라
1933년 일제강점기부터 시작해서 최근에 친일문제를 조망하게 한다는
최동훈 감독의 '암살', 꼭 봐야 합니다.
휴가가서 암살을 본 청소년은 , 류승완 감독의 재벌잡는 이야기라는
'베테랑'을 혼자 봅니다.
우리 부부는 5포세대 이야기라며, 전주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는
안국진 감독이 만든 청소년 불가 영화라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봅니다.
이렇세 세 팀으로 나눠서 영화를 보게 된 것은 또 처음입니다^^
*암살, 베테랑,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영화 세 편을 나눠서 보다
최동훈 감독의 '암살'
청소년들은 역시나 기억에 남는 대사로
안옥윤의 "그래도 알려줘야지. 우리는 계속 싸우고 있다고."를 뽑더군요.
누가 알아주던, 알아 주지 않던 열심히 싸워야 하며,
그러면 언젠가는 내가 노력했음을 알게 될 것이며
내가 저항한 그 대상이 공공의 적임을 알게 될 날을 위해 싸우고 있는 안옥윤에게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홈스쿨링 하는 청소년들이 기억에 남는 장면은
광복후 반민특위에서 독립군 고문형사격인 염석진이 재판을 받을때 친일권력의 도움으로 풀려나고
오히려 애국자가 되는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친일파들이 이렇게 해서 풀려났을 거라며
허무하고 안타까운 이 나라의 현실을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
베테랑을 보고 난 청소년은
자신이 정의롭지 못한 것을 보고 참을 수 없어하는 서도철이 될 수도 있고,
안하무인 유아독존 재벌 3세인 조태오처럼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악이란 그렇게 거대한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도 합니다.
재미있었지만, 동시에
자신과 사회문제에 대해서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준 영화였다고 하네요.
안국진 감독의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일본의 사토리세대는 원하는 게 없는 세대라는 뜻인데요,
한국에서 5포 세대는 연애, 결혼, 출산, 내집마련, 인간관계를 포기한 세대를 말한답니다.
한국에서 성실하게 일해서 내집마련을 하려고 했던
주인공 정수남은 걷잡을 수 없는 생계밀착형 살인행각을 할 수 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릅니다.
청소년 관람불가로 잔혹한 장면이 있다고 해서
우리 부부만 봤습니다.
정수남은 열여섯살에 심각한 선택의 고민에 빠졌다는데,
인근 공장으로 가서 여공이 되는냐, 상업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엘리트가 되느냐의
선택의 기로에서 엘리트가 되기로 했다는 대사가 제 머릿속에 맴돕니다.
여공과 엘리트....
*영화를 사랑한 철학자, 들뢰즈
'차이와 반복'의 철학자 질 들뢰즈 (네이버 이미지 캡쳐)
요즘 '들뢰즈, 유동의 철학'이라는 책을 무척 흥미진지하게 읽고 있습니다.
영화를 간섭하거나, 비판하거나, 무시한 철학자들도 많았다는데요.
들뢰즈는 영화를 무척 사랑한 철학자였다고 합니다.
미셀푸코는 들뢰즈는 영화에 지나치에 마음을 빼앗겼다고 말할 정도였구요,
'시네마 1 이미지-운동'
'시네마 2 이미지-시간'라는 책을 들뢰즈가 쓸 정도로 영화광이었고 합니다.
영화는 시간과 운동의 관계를 이미지로 보여주면서
우리로 하여금 성찰하게 해주는 사고기계의 역할을 한다고 했습니다.
영화를 사유하는 것이 세상을 사유하는 것이며,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 우리는 세상의 철학자가 된다고 들뢰즈가 말했답니다.
씨네필이라는 블로거의 글을 읽고 들뢰즈의 영화사랑을 더욱 이해하게 되었답니다^^
홈스쿨링하는 청소년은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영화 시청후 일기를 씁니다.
다른 블로거들의 영화평도 읽고, 영화평론가의 글도 읽으면서
들뢰즈의 말대로 작은 철학자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저도 좋은 영화를 보고 나면, 세상에 대한 사고가 확장되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성실하게 일하면 실성하게 된다는 영화 카피도 강력했구요.
요즘, 임금피크제니, 노동혁신이니 신문기사로 연일 오르내리는데
조만간 경제적인 독립을 앞두고 있는 자식을 둔 부모로서
우리 젊은 세대들의 세상에 대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홈스쿨링하는 아이들이 선택한 부페 쿠우쿠우에서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식사를 합니다. 가능하면 둘씩 앉아서 대화를 하라고 합니다.
영화 이야기, 공부이야기를 했다네요^^
첫댓글 항상 영화소비만 해오며 살아왔었는데,
어느덧 영화감상을 하게 되고 이를 통해 현실세계에서 느끼지 못했던
더 많은 것들에 대해 느끼고 있습니다.
저도 영화광인데요ㅎ 영화를 보고 나면 정말 온갖 생각이 마구마구 듭니다.
그리고 영화를 봄으로써 알게되는 사실들도 있고요.
이렇게 우리는 그 어려운 철학에 한 발자국씩 다가가고 있군요.
저도 영화를 소비만 했지 영화에 대해서 잘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풀꽃와서 영화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느껴보고....
영화가 소비 대상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게 하거나 감동을 주는 좋은 것 같아요.
이번 암살 영화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줘서 좋았어요.ㅎㅎ
영화에서 배울 점이 있다는 것을 모르기 전까지는 소비만 해왔습니다. 찾아보니 영화 암살에 대해서는 여러 사람들이 다양한 후기를 썼던데 베테랑은 대부분 유쾌통쾌한 시간을 보냈다고 써있는 글만 대부분이더군요. 평소 어려워하던 철학도 이렇게 쉽게 배울 수 있어 좋았습니다.
영화를 보더라도 사유와 성찰을 하지 않는다면 안되겠군요.재미로만 봐왔지 성찰이나 사유를 해본적이 없었는데..너무 재미로만 보지 않을려고요
잘 ~ 읽었습니다. 그리고 꼼꼼하게 해 주신 체험정산 고맙습니다. 유지맘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