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관 시인의 본 53 선지식 17차, 25. 병든 국화꽃 앞에서
병든 국화꽃 앞에서
병든 국화꽃 앞에 서서 바라보니
국화꽃은 피눈물을 흘리면서
땅을 치고 우는 바람이 분다,
국화꽃이 피는 10월은 잔인하네
나라를 지키지 못한 것이 있다면
국화꽃을 피우지 못하는 나라
그 나라는 국화꽃을 피우지 못하고
병든 국화꽃이라도 피울 수 있다면
독일군이 프랑스 신부를 몰래 데리고 와서
대원군의 아버지 무덤을 파헤치는 이들
그들에게 죽임을 가한 것이 순교라고
그렇게 말하고 있는 나라에 대하여
찬양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주어진 병든 국화꽃
그날에 피웠던 꽃이 피었다,
병든 국화꽃을 바라보고 있음에
조선이 망한 날에 대한 평을 하고 있는 이들은
그들에게 주어진 것이 있다면 이완용이 등장한다는
그 말을 인정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니
동학 농민들에게 죽임을 가한 부대가
다시 등장한다는 위기다
우금치에 대한 아픔을 밀하고 있지만
우금치에 대하여 진정 모르고 있는 자들
그날에 총으로 무장을 하였던 일본군을
죽창을 든 동학군들의 죽음에 대하여
그리도 모르고 하는 말인가?
우금치에서 죽은 조선의 민중들이
일본군이 총알에 죽어갔다는 사실을
아직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이들은
그들은 정치를 수행하고 있는 이들
그들이 차지하고 있는 이들은 바로
일본군을 찬양하고 있는 이들이다,
그들에게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함은
일본이 핵폭탄에 의하여 미국에 항복한 일본군이
조선의 망국이 아니라 미국이 일본 대신에
일본군이 머문 지역에 미군이 주둔하면서
일본이 자행했던 역사를 모조리 지어버리고 말았다
미군이 지워버린 과거의 역사를 교육하지 않는 정치
그들이 지금도 권력 앞에서 지우는 교육을 하고 있음이다
병든 국화꽃을 가슴에 안고
구름이 내려오는 들판에 앉아
가슴에 손을 얻고 슬피 운다,
울어도 눈물이 나지 않는다,
10월에 피는 국화꽃은 슬프다.
역사를 모르면서 역사를 외치고 있는 이들
그들에게 주어진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코발트 광산에 아직도 끌려올 때 집으로
돌아간다는 언약도 없이 지금도 광산 굴속에 있는
해골을 한 번만이라도 참배했는가?
지금도 집으로 갈 날을 기다리고 있는
그날에 영혼을 잠들게 하자구나.
코발트 광산에서 잠을 자는 이들의 해골
해골을 바라보면서 울었던 그 날의 아픔을
아직도 그들에 대하여 해결하지 못하고 있어
참으로 죄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음이다
나는 그들에게 있어서는 죄인이다
나는 죄인이다
국화꽃을 바라보면서도 눈물이 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나라를 지키지 못한 이들에 의해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고 하니
그들을 촛불로 태워버리자꾸나.
촛불로 태워버리는 날에 병든
국화꽃은 자신에 몸을 지킬 것이니
병든 국화꽃이라도 미소지 우려니
국화 꽃 앞에 서서 너를 바라보니
흙속에서도 흙을 먹는 새가 된다면
얼어붙은 땅에서도 꽃을 피우게 하자
그리하여 나는 독방에서 피 흘리면서 죽어간
영혼들을 부르지 않을 수 없다
영혼이여 어지 눈을 뜨고 일어나
뜨겁게 타는 가슴에 북을 울리게 해다오
지금이라도 그날에 대한 애환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눈을 감을 수 없다는 사실을 그대들은 알고 있느냐
알고 있다면 함부로 그러한 단어를 납발하지 모함을
그대들은 기억하게나 참으로 어러석을 자들이다
어리석은 자들의 망언이다,
10월에 피는 국화는 잔인하다.
나비도 벌도 날아오지 못 하게 하는
자연의 조화를 거역하고 있는 국화
추운 밤에는 더욱 슬프다.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 봄은
오히려 이불을 뒤집어쓰고
가난한 이들은 잔치하지만
추운 밤을 기다려야 하는 노숙자들
그들에게는 희망도 없다.
임진 난 때 경복궁이 불에 타 없어졌음을
알지 못하고 있는 망둥이 같은 자들은
겨울이 오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
겨울이 오면 아무리 아름다운 꽃이라도
자신의 몸을 덜덜 떨어야 하는 몸
그러한 몸이 되는 줄을 모르는구나!
일본이 조선을 침략하지 않았다는 것을
망둥이처럼 숨기고 있는 오늘이다
꽃이 꽃이라고 부르는 국화꽃도
병들어 신음하고 있는 푸른 들판에는
소금밭이 되어도 먹지 못하고 있는 꽃
푸름에 이불을 덮도 자는 노숙자
병든 국화꽃도 난지도에 버리지도 못하는데
행주산성에서 처영 승군의 외침소리도 들리지 않는
밤을 부르는 소리만 허공에 별이 된다,
하늘에 별도 병이 들었나 보다
2022년 10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