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대원사 가는길 봄꽃이 시샘하나
목련이 함박웃음 터트리니
하얀 벗꽃 덩달아 만발
언덕배기 노란 개나리
길따라앞 다퉈 피었고
하늘 덮은 꽃송이 송이
햇살받아 수줍은 백화로
가지마다 흐드러지게 피어
아름다운 긴 꽃 터널을 만들었다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있는 사찰
길 잃어 잘못 찾아온 계절인양
자연의 색을 입은 나뭇잎은
가을을 연상케하고
청아한 새소리에 고요해지는 마음
살랑이는 바람결에 날아온 꽃잎은
머리 위에 예쁜 꽃핀되고
자연이 주는 행복
놓칠세라 꼬ㅡ옥 안아보는
봄을 찾아온 여인의 마음
향일화 2
만물을 소생케하는
아침햇살
그대 좋아라
어두움 깊은 곳
밝혀주니
그대 마냥 좋아라
질퍽한 삶 눈물 거두고
따뜻한 마른자리
그대 아주 좋아라
그대 향한 그리움에
목이 아파도 일편단심
그대 좋아라
어느 날 3
행정 중심 복합도시 가는길
햇님과 흰구름 동행하고
달리는 차창 흔드는 바람소리
같이 가자고 시샘하나
콧노래 응답하며
함께 들어선 세종 특별자치시
신도시답게 깔끔한 청사들
디귿자로 연결된 건축의 신선함
용이 비틀고 오르는 형상인가
편하고 찾기 쉬운 배려가 깃들고
오가는 사람 뜸해 조용한 거리
머지않아 활기찬 거리로 거듭나겠지
49층 플레져 카페서 보는 야경
성곽으로 둘러있는 듯 아름답고
평화로운 성 안의 불빛들은
도시의 꿈과 희망을 꽃 피운다
가시나무 새 4
한 때는
철 없는 우쭐함에
새 인줄 알고 살았었다
언제인가
문득 어긋난 생각에
혼돈이 일기 시작했고
삶을 돌아보니
새가 아니라 가시였나
부모님 생각에 가슴 적셨다
세월에 익은 나이
이제라도 선한 나무되어
그늘 되어 주고 싶어라
제라늄 분양 5
솟아나는 가지들
버거워 긴 숨 내쉬고
그래도 깊은 사랑
품에 안고 견디는 마음
행여나 야윈 가지 없나
살피고 살펴
뼈 속까지 짜내어
튼실하게 채워주니
주인 엄마 찾아와
두 가지 잘라내며
슬퍼마라 더 좋은 환경에서
예쁜꽃 피우며 살 것이니
그런데도 눈물이 고인 것은
한 팔을 도려내는 아픔
어느날 그 상처에 새움 돋아
돌아가는 자연 이치 깨달았단다
물무산 행복 숲 6
상큼한 숲 향기
오르는 산길 어디쯤일까
질퍽질퍽한 화톳길
맨발로 걷는 모습 새롭고
엄마 손 꼭 잡아
흙 속에 묻힌 발 빼내며
꺄르륵꺄르륵 즐거워하는 아이
나도 한 몫 끼어 뒤퉁뒤퉁
눈 마주치며 크게 웃는다
추수 끝난 물댄 논에 우렁 잡으러
맨발로 미끄러져 엉덩방아
어릴적 추억 한 줌 떠올라
덩달아 같이 웃어주고
꼬불꼬불 정겨운 산길
쭉쭉 뻗은 편백나무 숲 명상원
큰 숨 내쉬며 기지개 펴고
싸한 솔향기 그윽한 가족 명상원
생각에 잠겨보는 물무산 행복숲
국립 수목원을 찾아서 7
자연과 어울려 광범위하게 펼쳐진
멋스런 국립 세종 수목원
아름다운 창덕궁 후원을 재현한
역사의 왕들이 쉬어가던 궁궐정원
선비들의 풍류와 자연을 담은
담양 소쇄원 별서정원
장승과 솟대 장독대 등 전통요소
다양한 과실수를 심은 민가정원
발걸음 돌려 열대 온실로의 초대
지구를 한바퀴 도는 듯 신귀한
열대식물 각종 열매가 주렁주렁
바나나는 나무가 아닌 풀이라고
하와이 무궁화는 아침엔 옅은색
낮부터 붉은색으로 새로운 사실
그래서 평생 배우라 했던가
화분에 담은 자연의 축소판 분재원
노랍도록 훌륭한 작품들
작가들의 노고를 느끼면서도
오랜 세월 철사줄에 묶인 생명
비틀고 잘린 가지 얼마나 아팠을까
성공에는 희생이 따르지만
왠지 가슴이 시리다
.바다는 8
작은 물길들 품어 안아
큰 물길 이루니
출렁이는 물결 내 안에 들어와
밀물소리 쏴아쏴아
자연의 노래에 취하고
새벽 바다 붉게 물들인 햇살
찬란한 아침 깨어나
눈부신 태양 솟아 오르니
온 누리 축복이 만연하다
수많은 생명체 끌어안고
때로는 모진 비바람 몰아치는
성난 파도의 절규에도
썰물과 밀물의 리듬위에
다독여 사랑으로 잠재우는
세상을 품은 넓은 가슴
낙락한 즐거움으로
푸른 바다는 오늘도
아름다운 수채화를 그려 놓았다
노인 되니 9
세월이 지고온 무게가
너무 무거워 내려놓으니
터를 잡은 종합병원
허리 무릎 시큰거리고
눈도 침침 귀도 먹먹
늘어만가는 통증
아프다는 소리도 하루 이틀
입에 달고 살면 누가좋아하나
그저 친구되어 사는거지
세대 차이가 빚은 불통은
모르는게 너무 많아
들어도 깜빡깜빡
다시 묻기 민망하고
그래도 어쩌나
답답하니 또 물어야지
왜 같은 질문 하느냐고
새로운 질문 하라는데
너도 늙어보면 알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