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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수전 조망대에서 내려다본 저동 일대의 여름 풍광. 마치 하늘에 떠올라 바라보는 듯한 장쾌한 조망이 울릉도 곳곳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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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누구나 평안을 원한다. 그 평안에 이르는 가장 좋은 방법이 여행이다. 여행이란 이름으로 삶의 자장(磁場)이 미치지 않는 고요한 풍경 속으로 들어가면 지금껏 보이지 않던 낯설고 새로운 세계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여행이란 자신이라고 믿고 있는 ‘나’로부터의 떠남이고,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현재로부터의 떠남이다. 이 떠남을 통해서만이 온전한 나로 다시 돌아올 수 있다. 여행이야말로 자기 자신을 위해 쓰이는 소중한 시간이기에 마음의 평안을 구한다면 여행을 떠날 일이다.
세상의 모든 길이 바다로 가는 바람 부는 날, 바다 끝에서 동해 먼 바다 외로운 바위섬을 상상하며 떠난 울릉도 여행. 그곳에는 비와 바람과 태양이 빚어낸 신비의 섬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디를 어떻게 돌아보아도 좋은 ‘약(藥)섬’
누구나 가고 싶지만 아무나 갈 수 없는 곳, 해외여행보다 하기 어렵다는 울릉도 여행. 이 울릉도에서도 각별히 뛰어난 비경으로 코스를 엮었다는 ‘울릉도 럭셔리 여행&트레킹’을 월간산 여행 대행사인 아웃도어파트너스와 함께 떠난 것은 세월호 참사의 후유증이 채 가시지 않은 6월 24일이었다.
예로부터 도둑과 공해, 뱀이 없고 바람과 향나무, 미인과 물, 돌이 많아 ‘삼무오다(三無五多)’인 울릉도는 지금부터 2,500만 년 전쯤 신생대 3기와 4기 사이에 화산 분출물로 생겨난 화산섬이다. 전체적 지형은 5각형으로 넓이는 73km2에 이른다. 사방이 온통 뾰족한 산들로 에워싸인 울릉도는 본토 중 가장 가까운 곳인 강원도 삼척의 원덕과는 137km, 배가 많이 다니는 포항과는 217km, 강릉에서는 178km 떨어져 있다.
세월호 사고 이후 관광객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울릉도로 가는 배를 타려는 사람들로 강릉 안목항 대합실은 북적였다. 3시간가량 바다를 달려 닿은 곳은 저동항. 배를 내리니 바다 내음에 시장끼가 확 밀려든다. 시원한 오징어 물회로 시장기를 달래고 신비의 섬 울릉도 비경 트레킹을 시작했다.
차는 이리 휘고 저리 굽은 비탈길을 능숙하게 타고 오른다. 열어 놓은 창틈으로 밀려드는 바닷바람이 싱그럽다.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내수전전망대. 해발 440m의 산봉우리에 자리한 내수전전망대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해가 뜨는 독도 다음으로 빨리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전망대 주차장에서 차를 내려 동백나무와 마가목이 우거진 숲길을 따라 15분쯤 나무계단을 오르면 이내 사방이 확 트인 전망대다. 전망대에 오르면 너른 바다 위로 죽도와 관음도, 그리고 깎새가 많이 살아서 깍새섬으로 불린다는 못생긴 섬이 보이고 조금 전 배를 내린 저동항이 한눈에 들어온다.
새벽엔 제일 먼저 일출을 볼 수 있고, 밤이면 저동어화의 장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지금은 그 어느 것도 볼 수 없는 한낮이지만 그렇다고 아쉬울 것은 없다. 한낮의 풍경도 가슴이 저리도록 아름답다. 이곳에서부터 북면의 석포마을, 섬목에 이르는 7.5km의 산책로는 울릉도 최고의 트레킹 코스로 울릉도 북쪽과 동쪽의 절경을 발아래에 두고 원시림 숲 속을 거닐 수 있는 천혜의 비경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전망대를 내려와 호박식혜로 목을 축인 후 내수전 옛길을 걷는 것으로 비경 트레킹을 시작했다. 내수전 옛길은 울릉도에서 도로가 나지 않은 해안 구간인 전망대 입구~북면 석포 간을 이어가는 편도 2시간 정도 소요되는 십리길이다. 북면 천주리 사람들이 도동으로 넘어올 때 걸어다니던 길로 원시림에 가까운 숲으로 난 길이어서 섬바디꽃과 섬초롱꽃, 개다래와 섬말나리까지 여러 야생화가 말 그대로 지천으로 피어 있으니, 내수전 옛길 트레킹은 곧 야생화 천국으로의 산책이다.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숲은 키 큰 교목들 사이로 고비나 관중 같은 양치식물이 빼곡히 들어차서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채 나무와 나무 사이로 비밀스럽게 길을 열어 보인다.
그 길 중간쯤의 골짜기에 팔각정 쉼터가 있다. 여기서 한 잔의 커피로 목을 축이고 다시 걸음을 내딛는다. 서늘한 숲의 기운이 알맞게 달아오른 몸의 열기를 상큼하게 식혀 주어 조금 더 걷고 싶다 싶을 무렵 신작로가 보이고 산 아래 외딴 집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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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태 전 울릉도에서 부속섬 관음도로 걸쳐진 사장교. 이로써 오랜 세월 간직돼 있던 고도(孤島)의 비경이 일반에 공개되었다.
- 이태 전 비로소 현수교 놓이며 속살 드러낸 관음도
버스를 타고 관음도로 가는 해안도로는 끝없이 펼쳐지는 비경에 벌린 입을 다물 틈이 없다. 입담 좋은 버스 기사 겸 안내인인 최희돈씨의 설명을 들으며 바라보는 풍경들이 모두가 한 폭의 잘 그린 그림이다. 울릉도 최고의 비경으로 꼽히는 삼선암의 전설과 여인의 은밀한 곳을 닮은 천연 터널을 지나 도착한 곳은 섬목. 관음도로 들어가기 위해선 해안 절벽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타야 한다.
관음도는 울릉도에서 세 번째로 큰 부속 섬으로 2012년 길이 140m의 보행전용 현수교가 놓여 손쉽게 들어갈 수 있다. 하늘빛을 닮은 파란 현수교를 건너면 총연장 1km의 순환탐방로와 전망대, 휴게소 등이 있어 천천히 길을 따라 걸으며 삼선암과 죽도 등 수려한 자연경관을 맘껏 즐길 수 있다. 다리를 건너며 내려다보이는 옥색 물빛과 그 물에 발을 담그고 있는 주상절리의 빼어난 풍경이 눈길을 놓아 주지 않는다. 관음도에는 하얀 섬바디가 군락을 이루고 섬초롱꽃이 길목마다 꽃등을 밝히고 있어 내딛는 걸음마다 꽃향기를 밟고 지나는 것 같은 착각마저 일었다.
관음도 비경을 눈에 담고 우리는 저동항으로 가기 위해 페리호에 몸을 실었다. 섬목에서 저동에 이르는 뱃길은 뒤따라오는 갈매기와 내내 함께했다. 하얗게 물이랑을 일구는 배의 뒤를 따라 괭이갈매기떼가 끝없이 따라오고 사람들은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던져 주며 사진 찍느라 부산하다. 배에서 바라보는 해안의 풍경들이 서서히 먹물 같은 어둠을 풀어놓으며 울릉도에 저녁이 찾아든다.
대아리조트는 울릉도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리조트로 어느 객실에서나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천혜의 환경 속에 자리잡고 있다. 울릉도의 첫밤은 그렇게 찾아왔다. 밤바다에 오징어잡이 배가 떠 있었다면 근사한 밤이 되었겠지만 바다는 푸른 어둠에 싸여 있었고 무엇보다 밀물처럼 잠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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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화사한 꽃으로 여름 울릉도는 더 아름답다. 2 울릉도 둘레길 중 가장 유명한 행남해안보도. 아치형의 다리, 등대에서의 광활한 조망 등으로 인기가 높다.
- 그냥 섬이 아닌 섬 독도를 밟다
이튿날 코스는 행남해안도로 트레킹과 독도 탐방. 에메랄드빛 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화산섬만의 아름다운 풍광을 만끽하며 걷는 길은 말을 잊게 만든다. 자연이 빚은 위대한 예술작품을 오감으로 느끼며 걷다 보니 어느덧 소라계단이 천국을 오르는 계단처럼 솟아 있다. 계단을 하나씩 오를 때마다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달라진다. 근경에서 원경까지 눈길 미치는 곳은 모두 절경이다. 계단을 오르니 울울한 숲이 우리를 맞는다.
행남등대로 오르는 길목 벤치에 앉아 잠시 다리쉼을 하며 나는 황인숙의 카페 마리안느를 낭송했다. 그래. 우리는 지금 가장 예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행남등대로 오르는 길은 털머위군락이다. 아직 꽃 피는 철이 아니어서 꽃은 볼 수 없지만 노란 꽃이 무리지어 피어 있는 풍경은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뻐근해 온다. 행남등대에 올라 먼 바다를 조망해 보고 천천히 비탈진 산길을 내려왔다. 대나무숲터널을 빠져나와 다시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걷다 보면 앞의 풍경이 궁금해져 걸음이 빨라지고, 빨리 걷다 보면 지나온 풍경이 절로 아쉬워 나도 모르게 자꾸만 고개를 뒤로 돌리곤 했다. 그렇게 TV 예능프로그램 ‘1박2일’ 촬영지를 알리는 벽화를 지나고 우리는 꿈을 꾸듯 예쁜 바닷길을 걸어 도동항에 도착했다.
선착장 벤치에서 잠시 다리쉼을 하며 걸어온 길들을 가슴에 사려넣고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앉았다. 울릉도의 별미인 홍합밥으로 출출해진 속을 채우고 독도탐방에 나서기 위해서였다.
우리나라의 최동단에 위치한 독도는 그냥 섬이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꼭 가봐야 할 것 같은,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뜨거워지는 섬이 독도가 아니던가. 저동항에서 배를 타고 독도로 향한다. 저동항에서 독도까지는 87.4km. 뱃길로 1시간30분 남짓 걸리는 거리지만 파도가 조금만 사나워져도 접안이 어려워 누구나 쉽게 발 디딜 수 없는 섬이기도 하다. 전생에 나라를 구했거나 3대가 덕을 쌓아야만 입도를 허락한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독도는 쉽게 몸을 내어주지 않는다는데 다행히도 독도는 우리를 받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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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릉도 북부 해안의 상징인 송곳봉과 그 일대의 풍경.
- 배가 선착장으로 다가서자 독도를 지키는 독도수비대가 일렬로 늘어서 거수경례를 한다.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울릉도를 몇 번을 오고도 독도를 밟아보지 못한 사람도 있다는데 대단한 행운이다. 불과 20여 분에 지나지 않는 짧은 시간이지만 부지런히 사진도 찍고 우리의 땅 독도를 느껴보고자 했다. 승선을 재촉하는 뱃고동이 울고 괭이갈매기 떼와 함께 배웅을 하는 경비대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독도를 떠나오는데 나도 모르게 가슴이 뜨거워졌다. 독도를 밟아본 것만으로도 울릉도 여행길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었다.
다음날 아침 식사 후엔 미니버스에 몸을 싣고 서쪽으로 해안 일주도로를 달렸다. 자동차를 타고 가며 감상하는 울릉도 바닷가 풍경은 트레킹하며 바라보는 풍경과는 다르게 다가온다. 끝없이 펼쳐지는 쪽빛 바다와 기기묘묘한 크고 작은 바위들이 끝없이 다가왔다 멀어져 간다.
콘크리트 포장의 해안도로를 달리다가 거북바위가 있는 향목자생지, 송곳모양의 추산(錐山), 곧 송곳봉(430m)을 보고 풍혈(風穴)을 찾아 자연냉장고의 서늘한 기운으로 더위를 식혔다. 사철 내내 영상 5℃를 유지한다는 풍혈의 냉기가 한여름의 더위를 단숨에 씻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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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하 황토구미 (黃土九味). 춘궁기에 이 흙을 먹어보았더니 아홉 가지 맛이 나더라는 전설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 비탈진 산길을 올라 나리분지 전망대에 서니 산중에 너른 분지가 햇살 아래 졸고 있다. 울릉도에서 눈이 제일 많이 내린다는 나리분지는 울릉도의 물 저장고라 한다. 화산 폭발로 생긴 분화구에 화산재가 쌓여 오늘날의 나리분지가 형성된 것이라고 한다. 면적이 약 60만 평에 이른다.
분지를 가로질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신령수까지 원시림 트레킹을 시작했다. 흙길은 보드랍고 울울이 들어찬 교목들이 사방에서 초록의 숲향기를 뿜어낸다. 너도밤나무를 비롯한 섬단풍나무, 섬 고로쇠나무, 섬벚나무 같은 교목들 사이로 간간이 눈에 띄는 노란 섬말나리꽃이 심심한 숲길을 환하게 밝혀 준다. 알봉분지 근처에서는 섬백리향 군락지를 만났다. 그 옛날 바다에서 길을 잃은 뱃사람들의 길잡이가 되어 주었다고 한다. 보랏빛 자잘한 꽃송이들이 뿜어내는 맑은 향기가 초록숲에 싸목싸목 번지는 것만 같았다.
맑은 꽃향기를 맡으며 천천히 걷다 보니 ‘신령수’ 샘터가 보인다. 바위틈에서 새어나오는 샘물로 목을 축이고 족욕탕에 발을 담갔다 얼른 발을 뺐다. 오래 발을 담그기엔 물이 너무 찼다. 잠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며 숲을 거닐다 무심코 돌 하나를 발로 찼더니 마치 공처럼 저만치 날아간다. 부석(浮石)이다. 타버린 화산재가 굳어진 것이란다. 내려오는 길에 투막집과 너와집을 둘러보고 나리분지에서 산채비빔밥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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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예림원 입구. 수국과 산수국, 1200살이 넘었다는 울릉도 최고령의 주목이 눈을 즐겁게 했다. 2 월간산 깃발을 펴들고 독도에 입도했음을 기뻐하는 일행.
- 모퉁이를 돌아설 때마다 새로운 풍경 매혹
식사 후엔 다시 추산으로 나와 바다가 그리워 밖으로 나온 듯한 약사여래대불이 있는 성불사, 가수 이장희가 사는 집 ‘울릉천국’에 들렀다. 아담한 이장희의 집 앞쪽에 넓은 야외공연장이 있고 수련이 있는 연못 위에 이장희와 친분이 있는 세시봉 가수들의 사인이 새겨진 돌들이 자유롭게 세워져 있다. 이장희는 서울 출타 중이다. 울릉도 유일의 문자조각공원인 예림원은 탐스럽게 핀 수국과 산수국, 1,200세가 넘었다는 울릉도 최고령의 주목나무와 더불어 절벽 위 전망데크에서 바라보는 풍광도 일품이다.
한낮의 태양이 설핏 서쪽으로 기울었을 무렵, 동남동녀의 슬픈 전설이 깃든 성하신당이 있는 마을의 고샅길을 지나 향목 옛길을 오른다. 가파른 산길을 한참동안 올라 송림이 우거진 숲으로 들어선 뒤 오르내리길 몇 번이나 했을까. 문득 길이 넓어지고 편평한 길이 이어지는가 싶더니 모노레일 타는 곳이 저만치 보인다.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왔으면 편할 테지만 이렇게 발품을 팔아 올라온 길이 돌아볼수록 뿌듯하고 매력이 넘치는 길이다.
모노레일 하차장에서 태하등대까지 가는 길은 순조롭다. 동백나무와 송림, 그리고 조릿대가 우거진 숲은 한낮인데도 서늘함이 느껴질 만큼 청량하다. 태하등대를 옆에 두고 전망대에 오른다. 저만치 대풍감의 절벽이 바다에 닿아 있고, 반대편으로 바라보이는 바다의 풍경이 탄성을 자아낼 만큼 아름답다.
우리는 바다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올라왔던 길을 버리고 수풀에 덮인 옛길을 더듬어 산을 내려갔다. 사람에게 길을 내주었던 숲은 사람의 발길이 끊기면 다시 길을 지운다. 옛길은 한동안 인적 끊겼던지 억새와 칡넝쿨이 마구 우거져 걸음을 내딛는 일이 조심스럽다. 풀숲을 지나니 해변을 따라 나무데크가 설치되어 있다.
햇살을 받은 철제난간이 녹이 끼어 황금빛으로 빛나는 것이 어느 멋진 성으로 들어가는 비밀통로 같았다. 모퉁이를 돌아설 때마다 나타나는 새로운 풍경들이 잠시도 걸음을 멈출 수 없게 만든다. 나무데크를 다 지날 무렵, 문득 길이 끊긴다. 낙석사고로 골뱅이계단이 파손되어 사고를 염려해 막아 놓은 것이다.
우리는 사잇길로 빠져나와 깎아지른 절벽 아래 붉은 황토가 지층을 이룬 황토구미에 닿았다. 화산섬인 울릉도에서는 황토 나는 곳이 흔치 않아 태하의 옛 이름인 황토구미도 여기에서 유래되었다. 모노레일 승강장이 있는 쉼터에서 팥빙수와 호박식혜를 마시며 더위를 식히고 우리는 울릉도의 일몰을 보기 위해 남양 쪽으로 차를 달렸다. 남양에서의 일몰은 아름다웠다. 바다로 내려앉는 태양의 붉은 기운이 바다를 금빛으로 물들이며 서서히 저녁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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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릉도 해상 명물 중 하나인 코끼리바위.
- 필자 시인, 여행가, 문학기행 길라잡이. 저서 <꽃에게 말을 걸다>, <들꽃편지>. 블로그 blog.joinsmsn.com/whitebee1
월간산 울릉도 트레킹 대행사 아웃도어파트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