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죄인이므로 범죄하지 않고 살아가는 자는 아무도 없다.
모든 인간은 부패한 심정에 구체적 실재인 사악한 죄성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러므로 인간이 시시때때로 죄를 범하는 것은 인간 내면에 있는 사악한 죄가 인간의 행동을 유도해 가기 때문이다.
이에 관하여 사도 바울이 로마 교회에 보내는 편지에서 언급한 바가 있다.
그는 인간이 하나님의 의를 힘입어 의롭다함을 얻었어도 육신으로는 죄를 범한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이르기를,
(롬 7:15, 개정) 내가 행하는 것을 내가 알지 못하노니 곧 내가 원하는 것은 행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미워하는 것을 행함이라
(롬 7:16, 개정) 만일 내가 원하지 아니하는 그것을 행하면 내가 이로써 율법이 선한 것을 시인하노니
(롬 7:17, 개정) 이제는 그것을 행하는 자가 내가 아니요 내 속에 거하는 죄니라
(롬 7:18, 개정) 내 속 곧 내 육신에 선한 것이 거하지 아니하는 줄을 아노니 원함은 내게 있으나 선을 행하는 것은 없노라
(롬 7:19, 개정) 내가 원하는 바 선은 행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원하지 아니하는 바 악을 행하는도다
(롬 7:20, 개정) 만일 내가 원하지 아니하는 그것을 하면 이를 행하는 자는 내가 아니요 내 속에 거하는 죄니라
(롬 7:21, 개정) 그러므로 내가 한 법을 깨달았노니 곧 선을 행하기 원하는 나에게 악이 함께 있는 것이로다
(롬 7:22, 개정) 내 속사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되
(롬 7:23, 개정) 내 지체 속에서 한 다른 법이 내 마음의 법과 싸워 내 지체 속에 있는 죄의 법으로 나를 사로잡는 것을 보는도다
라고 하였다.
다시 말하면, 사도 바울이 자기 내면에 있는 죄의 법이 자기가 원하지 아니하는 행동을 하도록 한다는 범죄의 필연성을 말하여 주고 있다.
누구나 범죄하면서 살 수밖에 업는 인간 가운데 택함을 받은 자는 성령을 통하여 하나님의 부르심을 듣고 중생한다.
그러나 그는 아직 선한 것이 거하지 아니하는 육신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성령으로 거듭나 중생한 자라 할지라도 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다.
따라서 그가 마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섬기고 육신으로는 죄의 법을 섬기게 된다.
그리고 택함을 받기는 하였으나 아직 하나님께 부름을 받지도 못하고 중생함을 받지 못한 자들은 더 말할 나위 업이 죄를 범하면서 죄의 종으로 살아간다.
또한 택함을 받지 못한 자 역시 마찬가지다.
타락한 모든 인간은 택함을 받은 자나 택함을 받지 못한 자 모두 죄의 권세 아래서 죄의 종노릇을 하므로 죄를 범하며 산다.
그런데 인간 스스로는 하나님 아펭서 죄인임을 알지도 못하고 도리어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아서 자기 스스로의 의를 과시한다.
그러면서 하나님을 배반하는 반역 행위를 일삼는다.
그것은 인간들이 스스로 선과 악에 대한 가치판단의 기준이 되어 자기가 좋은대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자기들의 행위가 선하다고 여기므로 죄가 된다는 사실은 전연 느끼지 못하고 자기들 좋은 대로 온갖 죄를 범하여 산다.
여기에 모든 인간의 죄로 죄가 됨을 알게 하는 효능을 가지고 있는 율법의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하여 율법을 주신 것은 죄를 범하면서도 그 행위가 죄가 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자들에게 죄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하시려는 데 목적이 있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한 바와 같이 인간은 타락으로 인하여 창조주 하나님을 기준으로 선과 악에 대한 가치판단을 할 수 있는 순수한 이성을 상실해 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타락한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의 패역한 행위가 하나님 앞에 범죄행위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나 타락한 인간에게는 하나님 중심이 아닌 인간 자기 중심의 타락한 이성기능이 남아 있다.
그래서 타락한 인간은 자기 스스로가 좋다고 여기는 것은 선한 것이고
나쁘다고 여기는 것은 악한 것으로 가치판단을 내려 자기가 좋은 대로 행동하게 되었다.
(삿 17:6) 그 때에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으므로 사람마다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
(삿 21:25, 개정) 그 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이 각기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
그러므로 타락한 인간이 행하는 모든 행위는 하나님의 율법으로 심판하면 모두 범죄로 판정이 된다.
따라서 모세의 율법은 하나님께서 인간 내면에 감추어진 죄를 드러내어 죄인으로 하나님의 공의의 심판 아래 있게 하시는 방편이다.
곧 하나님께서 타락한 모든 인간을 공의의 심판 아래 있게 하시려고 모세를 통하여 명문화된 율법을 명하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