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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델란드, 스위스, 독일의 독서교육과 한국 독서교육의 비교
1. 주제 설정의 이유
2011년 11월 1일부터 10일간 서울대학교 101기 교육행정지도자과정 해외연수단으로 유럽의 영국, 네델란드, 스위스, 독일 4개국의 초등 교육을 돌아보기 위해 떠났다. 나는 유럽의 도서관 운영과 독서 교육 프로그램의 우수한 점을 배워오겠다는 생각으로 나름대로의 연수 주제를 정하였다.
그래서인지, 이 연수 기간 중에 각 나라 말과 글을 익히며 생각을 키워가는 독서교육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영국만 하더라도 식민지 국가를 처음 만들었을 때 맨 처음 한 일이 영어로 된 성경책을 배표한 일이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만들었을 때 우리 말과 글을 쓰지 못하도록 억압한 정책과 같다. 언어는 정신이므로 속국의 말을 장악하여 정신세계를 그들에게 종속, 지배하려는 의도에서다. 영국은 지금도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까지 에세이 쓰는 시험을 친다. 또, 우리나라처럼 I ․T 산업이 발달하지 못해 인터넷에서 모든 정보를 의존하지 못하는 영향도 있지만 아직도 신문과 책들을 즐겨 읽는다고 한다. 또한 독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독일 후기 대표적인 낭만주의 작곡가인데 그가 뭔헨 대학에 입학해서도 음악이 아닌 미학과 철학을 전공한 지식적 배경이 그의 음악 세계를 표현하는데 기여한 바가 크다 한다. 이렇듯, 정신세계를 넓혀주는데 중요한 일을 하는 독서 교육을 도서관 중심으로 우리 한국과 비교하며 살펴보기로 주제를 한정하였다. 그리고 어떤 프로그램으로 독서 교육을 하고 있는 가의 관심사는, 애플사의 스티븐 잡스가 ‘단순함이란 궁극의 정교함이다.’라는 다자인 철학으로 전 세계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반면, 한국 삼성전자가 단기간에 애플을 추월할 수 있었던 점과 비교된다. 삼성전자는 소수 제품을 집중적으로 생산하는 애플과 달리 다양한 시장에 맞는 넓은 라인업을 갖춰 각 시장에서 요구하는 수요를 고려해 맞춤형 제품을 출시했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통했다는 점을 직시하면서 우리의 독서교육도 개개 학생 수요자에게 맞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점에서 살펴보려고 계획하였다.
Ⅱ. 네델란드, 스위스, 독일의 독서 교육과 한국의 독서교육을 비교
1. 네델란드 bibliotheek amsterdam(공립도서관)
2011년 11월 4일에 bibliotheek amsterdam에 들렀다.
2007년 7월에 1200억원의 비용을 들여 준공했고 장서는 70만권 정도이며 2000개의 잡지가 비치되어 있다. 한국 최고 엘리트를 교육하는 서울대학 도서관 장서는 4만여권이며 한국 최고의 서점 교보문고 장서도 2만 3천권인데 비하면 대규모의 도서관이다. 하지만 한국국립중앙도서관은 장서가 8,374,000권이 넘고 국회도서관도 4,513,300여권이고 정기간행물도 23,570 여종이다. 그러니 이 공립 도서관은 한국국립중앙도서관과 개별 대학 도서관 중간 정도의 규모로 보인다. 이 도서관을 평소에는 5000여명, 주말이면 6~7000명이 이용하는데 도서관을 두 번째 자기네 집으로 생각하고 지낸단다. 종이책 뿐 아니라 전자도서나 DV, 그리고 건축설계 공간, 디자인 공간, 오디오실, 회의장 등 다양한 기능 공간이 할애되어 있다. 한국 성인 위주 도서관의 구조를 보면 열람실, 강의실, 세미나실, 정보화교육실, 교육지원실 등으로 되어 있는데 이 도서관은 특정 작업 공간에 비중을 두고 지어진 것 같다. 도서관이 단순히 책만 읽는 공간이 아님을 말해준다.
2. 스위스 Kindergarten und primars chule Einigen(초등학교)
11월 7일에 Kindergarten und primars chule Einigen을 방문하였다. 아이그 뭉크 융프라산이 바로 바라보이는 곳에 있는 학교다. 손님맞이에 흥분하는 아이들 모습이 살아있어 개인을 통제하지 않고 표현을 자유롭게 키우는 학교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본래 프로겐 마을에서 1750년대에 살았던 페스탈로찌가 강조한 사상 ‘모든 어린이가 교육 받을 권리를 가지고 하나님으로부터 보내졌다’는 생각을 따르며 자연 속에서 재능을 키우고 윤리, 종교, 국가를 우상화시키는 의식은 가르치지 않는단다. 학교는 오로지 어린이만의 공간이요. 가정집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점이 인상 깊다.(서울 남산에도 가정집 모양으로 지은 남산 초등학교가 있긴 하다.) 도서실은 영국처럼 교실 한 칸 정도의 방에 도서나 서가가 빈약하게 꽂혀 있다. 책만 꽃아 둔 서가의 형태이지 인터넷 정보를 이용하거다 다양한 독서 활동을 하도록 구성해둔 공간은 찾아볼 수 없다. 1,2학년은 복식학급이고 3학년, 4학년은 4학급이 있으며 학급당 18~23명으로 교사 15명이 있는 학교라면 소규모 학교라 할 수 있지만 한국 소규모 초등학교 도서실과 비교해봐도 장서가 빈약하고 독서 활동 시스템 또한 빈약하다. 사서교사 비치 유무를 물었더니 없다고 하고 디베이트 토론 교육 등 독서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캐물었더니 마을과 연계해서 책 읽기 교육을 하고 있고 온라인상에서 지도하고 있다고만 했다.
3. 독일 H-Ch. Annersen Schule(초등학교)
11월 8일에 만한에 있는 한스 안데르센 학교를 방문하였다. 학생 280명 교사 26명, 교육자(보조교사) 7명, 1~4학년까지 14학급이고 학반당 24명이 공부하는 학교다. 이 학교는 안데르센 탄생 200주년인 2005년에 개교한 학교라 학교 이름도 안데르센 학교로 지었단다. 학교 도서실에는 안데르센 동화책만 전시해놓은 서가가 따로 있고안데르센 생일인 4월 2일에는 안데르센 동화책 읽기 경연대회를 열었다고 한다. 안데르센 동화, 즉 벌거숭이 임금님, 미운 오리 새끼 등을 조합하여 만든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작품도 눈에 뛴다. 앞서 들른 영국이나 스위스 초등학교에서 교장의 마인드에서는 독서 교육을 중시하는 것이 느껴지지 않았는데 이 학교는 교장이
“읽는다는 것은 평생 해야 하는 교육이고 사람에게 기본이 되는 교육이기 때문에 강조한다.”
고 했다. 그래서 기대를 가지고 특별히 도서실 환경을 살펴보았다. 앞서 두 나라 도서실의 규모처럼 크기도 작고 장서도 역시 빈약하다. 독후 활동할 특별한 공간도 없다. 사서 교사 유무를 물었더니 학교 옆에 시립도서관이 있고 거기서 사서가 나온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봤을 때 도서실에 상주하는 사서는 보이지 않았다. 한국 초등학교 경우에 사서교사가 없으면 학부모 도우미를 활용하여 도서실 업무를 지원해주고 있는데 그런 시스템이 없는 걸 보면 도서실 활용교육은 소홀한 것 같다. 영국, 스위스의 초등학교처럼 비싼 사전류나
4. 독일 KATHE KOLLWITZ GRUND SCHULE(초등학교)
만하임에 있는 교사 12명의 소규모 학교다. 1주일에 산수 5시간, 독일어 6시간, 영어 2시간, 체육 2시간, 미술, 공작 각각 한 시간. 종교 2시간, 지리 3시간이 교육과정이다. 방과후에도 부모들은 자녀를 학원에 보내지 않는단다. 교사들은 2시에 퇴근하며 수업 연구도 집에서 한다고 한다. 도서실 규모 역시 앞서 영국, 스위스, 독일 다른 초등학교처럼 크지 않고 사서교사도 없다. 디베이트 토론 같은 것도 하는가 물었는데 그런 것은 하지 않는다고 하고 독서 교육을 위해 특별히 시간을 할애하지도 않는다고 한다.
Ⅲ . 맺으면서의 제언
유럽의 네델란드, 스위스, 독일의 초등학교 도서실과 독서교육 실태를 돌아본 후 생각나는 것은 미국 대통령 Barack H. Obama의 The President of United State 연설 기사다.
“the challenges of a new century demand more time in the classroom. If they can do that in South Korea, we can do it right here in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한국 교육의 충실도는 미국 대통령이 인정하고 있다. 유럽 연수에서 앞선 독서교육 프로그램을 좀 더 배워오려고 한 욕심은 어쩌면 우리보다 유럽을 교육 선진국으로 착각한 발상에서인 것 같다.
오바마의 말처럼 새로운 세기의 도전은 교실에서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한다. 우리나라 초등학교 도서실 환경이나 맞춤형 독서 프로그램 운영 등의 독서교육 역시 네델란드, 스위스, 독일보다 앞서 가고 있어 장차 우리 어린이들이 겨룰 국제무대에서의 탄탄한 실력대결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크다.
다만, 한 가지 제언하고 싶은 것은 이렇게 뛰어난 우리 교육 제도나 문화를 외국에 홍보하는데도 관심을 기울였으면 하는 점이다.
Goethe-institut Korea(주한독일문화원)에서는 지금, 한국을 비롯하여 일본, 중국 대학생,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자국의 문화를 알리기 위하여 Hallo Dentschland대회를 열고 있다. 경북대학교사범대학 독일어과에 다니고 있는 제자가 그 대회에 참가한다며 독일의 가요, 교육, 동화, 축구 등을 포함해 지도안을 써온 것을 봐주었다. 3차, 2차 대회를 통과한 팀이 1차 최종 선발 대회에서 실제 초등학교에서 수업하는 것을 동영상으로 보고 심사하여 독일에서 열리는 독일 홍보대회 세미나에 참석할 장학금을 지원해주는 대회이다.
그래서 우리 한국의 문화 이미지는 독일에 어느 정도 알려지고 있는지 구글에서 텍스트를 분석한 논문을 살펴보았는데 아주 미미하다. 그렇다면, 주독한국문화원에서는 독일에 우리나라 문화를 알리기 위한 어떤 활동을 하는가 가이드분한테 물었지만 들은 바 없다며 한국인이 경영하는 식당 사장님께 물어보라고 했다. 그 분 역시 현지에 살고 있는 한국 여러 사람들에게 전화로 물어보았지만 그런 행사는 열린 적이 없다고 한다. 궁여지책으로 한국에 돌아와서 주독한국대사관 홈페이지에 들러보았다. 재독 한국인을 위한 역사, 문화를 다룬 교재를 펴냈다는 이야기, 개천절 기념식 행사를 주독한국대사관에서 처음 치렀다는 기사는 있지만 우리나라 문화를 독일에 알리기 위해 활동한 뉴스는 없다.
세계화 시대에 장차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국제무대에서의 위상을 위해서라도 한국 문화와 교육에 대한 홍보 및 문화 사업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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