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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반갑다 친구들~ (4) |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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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난 정릉 4 동 포도원 너머에 있는 산골짜기에 위치한 무허가 판자촌에서 살았는데 당시 사람들은 그곳을 산동네 라고 불렀어...
처음 그곳에 이사 와서는 미아리 고개 가기 전에 있는 숭덕초등학교에 다녔는데 집에서 걸어 다녔지.무려 걸어서 한시간 반 이상이나 걸리는 아주 먼길이었어..비오는 날 같은날은 차길을 따라 걷는 우리들이 불쌍해 보였던지 버스안내양들이 공짜로 차에 태워 주기도 했지..
이렇게 원거리 통학을 하다가 청덕초등학교로 5학년 이학기에 전학을 가게 되었지..덕분에 통학 시간도 많이 단축 되었고..
초등학교 시절에는 내 기억에는 부모님으로 부터 공부하란 소리를 한마디도 못들은것 같아..시골에서 농사만 짓다가 가진것 없이 서울로 상경하신 분들이라 하루 먹고 살기도 힘들었던지라 아마 그런것 까지도 신경 쓸 겨를도 없었을 거야..덕분에 초등학교 시절에는 딱히 공부했던 기억이 없어..그래도 한글도 알고 구구단도 알았고,사칙연산 정도는 할줄 알았으니 아주 멍청하진 않았던것 같다,,ㅎㅎ,,당시엔 6학년이 되어서도 심지어 한글도 모르는 애들이 반에 몇명씩은 있었거든...
공부 얘기가 나오니 생각 나는게 있는데,6학년때 반에서 산수 시험을 봤는데 글쎄 내가 덜컥 100점을 맞았던 거야..초등학교 시절 통털어서 100점 맞은건 그때가 처음 이었는데 평소 내 실력을 대충 알고 있는 애들이 내가 부정 시험을 봤다고 우겨대는 바람에 아주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난 정말 맹세코 컨닝 같은건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거든..
내 짝이었던 신재훈 이라는 친구가 공부를 잘하는 편이었는데 그 친구것을 커닝했다고 어린이 회의 시간에 정식 이슈로 제기 되어서 재훈이가 절대 그런일 없었노라고 적극 해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다른 친구들이 물고 늘어 지는지 아주 혼났다,,그래서 그런지 그때의 기억이 잊혀지지 않는 구나..반회장 이름이 김종성이었던것 같은데 이담에라도 이글 보면 난 절대 커닝 안했으니 억울함좀 풀어 주길 바란다,ㅎㅎㅎ
재훈이랑은 아마 반에서 거의 유일하게 친하게 지낸 친구 였던것 같았다.우리집이 가난하다고 스스로 생각해서인지 당시의 나는 어떤 열등감에 시달렸던것 같은데 재훈이가 그래도 나를 많이 위로도 해주고 어른스럽게 격려를 해주어서 많이 고마웠었어...
난 가정 형편상 중학교에 진학을 못했었는데 그때 그 많은 반 친구들 중에서 5~6명 정도가 나처럼 상급학교에 진학을 못하게 되어서 칠판 앞으로 일렬로 서 있던 기억이 난다..너무 창피하고 화도 많이 나서 정말이지 죽고만 싶었어..졸업을 앞두고 몇달전에 오랜 투병 생활 끝에 돌아 가신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많이 들었고 말이야..
그렇게 칠판앞에 힘없이 서있다가 자리로 돌아온 나를 보고 재훈이가 해준 말이 있는데 "지금은 힘들더라도 이다음에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꼭 다시 만나자" 라고 해 주었어..너무나 그 말이 고마워서 속으로 꼭 그렇게 하겠노라고 다짐을 했었지..
그후 난 소위 공돌이가 되어서 여러 공장을 전전 하면서도 재훈이랑 나누었던 다짐을 늘 생각했었는데 우연히 검정고시를 통해서 중.고교 과정을 마칠수 있다는 말을 듣고 낮에 일을 하는 한편으로 밤에 공부를 하여 중.고교 과정을 마칠수 있었어..내 자신이 자랑스러워서 그리고 재훈이랑 했던 다짐의 일부를 달성했다는 뿌듯함으로 재훈이를 만나기 위해서 졸업후 몇년만에 학교를 두번이나 찾아 갔는데 찾지를 못해서 아주 서운했었어..
현재의 나는 물론 평범한 직장인이며 소시민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지금의 내가 있기 까지는 재훈이의 보이지 않는 힘이 많은 도움을 주었던것 같아서 지금도 꼭 보고 싶어서 알럽스쿨에 오게 되었던 거야..아직 그 친구는 찾지 못했지만 그래도 여러 친구들을 볼수 있게 되어서 많이 기뻤다...기회가 되어서 오프라인에서 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공간을 통해서는 서로 인사도 하고 간단한 근황도 알고 지내면 좋을것 같다..
다들 만나서 반가웠고,,특히 5학년때 한반이었던 강석화란 이름 보게 되어서 더욱 반가웠다. 같은 서울 하늘 아래 있으면 언제 소주나 한잔 하기로 하자....
현세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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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호 (woolee62) |
세채야! 난 너를 믿는다. 그리고 재훈이도 꼭 만나길 바란다. | (2003-12-23 11:56) |
홍숙경 (zoseldnfqh) |
그래,, 나도 찾아보도록 노력할께~ 내가 중매는 못해도 친구찾기는 잘하거든,, ^^* | (2003-12-23 11:56) |
이영범 (speechlab) |
정말 진한 감동이 드는 글이다. 글세. 이름만으로는 알아보기 힘들것 같은데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가 싶단다.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것에 대해 경의를 표하고 그리고 네가 찾는 친구 꼭 찾기 바래... 건강하렴. | (2003-12-23 19:26) |
강석화 (hide0401) |
정말 한번 만나보고 싶다. 지금 아이들이 그때 돈이 없어 중학교에 가지 못했던 친구들이 있었다고 하면 믿을까? 형이랑 구두닦이 하느라 학교 못온 친구들이 있었다고 하면 이해할까? | (2003-12-25 04: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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