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함께 - 김현승의 [가을의 기도]가을에는기도하게 하소서…….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가을에는사랑하게 하소서……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시간을 가꾸게 하소서.가을에는호올로 있게 하소서…….나의 영혼,굽이치는 바다와백합의 골짜기를 지나,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김현승(1913-1975), [가을의 기도]--------------------------가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모든 사물이 수식을 벗고 본래적인 모습으로 돌아가는 시간이지요. 그런데 지금 시인은 세상의 많은 일 중에서 하필 기도와 사랑 그리고 고독을 기원합니다. 그에게 기도란 <낙엽이 지는 때>라는 본질적인 시간에 <가장 겸허한 모국어>로 절대자와 만나는 방식이지요. 사랑은 <오직 한 사람>이라는 타자와의 전적인 관계를 통하여 자신을 完成하고 우주와 합일하는 일이고요. 또한 고독은 철저히 <홀로 있음>을 통하여 자신의 실존을 회복케 하는 상황이 아닐까요? 그리하여 시인은 현존재를 초월하려는 자신의 실존을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로 표상하는 것이지요..... 강물에 떠내려가는 가랑잎처럼 존재망각의 日常性에 휩쓸리고 있는 우리들도, 이 가을에는,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며 한 번쯤 저런 기도를 해 봄이 어떨는지요?이 진 흥 (시인) - 매일신문, 2005/10/29*글 출처 - 구름바다님사이트*꽃 flash 출처 - http://myhome.naver.com/wonyy326
첫댓글 설악산엔 다음주까지가 단풍이 절정일 것 같네요. /애 05-10-21 06:03
애
구름바다님, 와촌의 뒷산엔 단풍이 얼만큼 들었는지요.
설악산엔 이번주와 다음주가 아마도 단풍이 절정일것 같네요.
도보여행을 마치고 오며 보니 단풍이 참 고왔어요.
그 쪽엔 추수는 이제 거의 끝났으리라 생각되네요.
늘 건강하소서.
*
어머니 손가락
이무원
지난 4월 선산에 납골당을 조성하였다
포크레인 기사는 숙련된 솜씨로 파묘를 하고
김 사장은 차근차근 유골을 수습했다
그늘에 집을 지으신 할머니는 곱게 탈골을 하셨는데
가장 양지바른 곳에 자리잡은 할아버지 집에서는 물이 나왔다
등성이 외진 곳에 누워 외로웠을 형수네 집은 흙이 화장품처럼 고왔다
저승에서도 한집 살림을 하시는 아버지 어머니 집은 돌집
아직도 이승에서 입고 가신 옷을 반쯤 걸치고 계셨다
어머니 손을 감싸고 있던 장갑을 벗겼다
도르르,
다섯 개의 동그란 뼈가 공기돌처럼 굴러 나왔다
어머니
불현듯 나는 어머니를 불렀다
용서해 주세요, 어머니
동생이 죽었을 때 목 놓아 우시던 어머니가 보였다
인민군에 끌려간 형 살려달라고 정한수 떠놓고 비시던 모습이 보였다
내 등록금 마련하러 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