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6. 설날 세배와 덕담 (범띠, 토끼 띠)
이번에는 범띠들이 대왕님께 세배를 올린다.
범띠 장은 백결(百結) 선생이다.
본명은 박문량(朴文良)으로 서기 414년 갑인(甲寅)생이다. 박제상의 아들이며 몹시 가난하여 옷을 백 군데나 기워 입었기 때문에 백결 선생(百結)이라 불리었다. 거문고를 타면서 세상의 근심을 잊곤 하였다. 섣달 그믐날 아내가 이웃집 떡방아 소리를 부러워하자, 떡방아 대신에 아내에게 들려준 소리가 낙천악(樂天樂)이다.
범띠에는 서희, 묘청, 보조국사, 최만리, 하위지, 김질, 조광조, 연산군, 정북창, 황진이, 조헌, 김시민, 정태화, 이완, 정약전, 전봉준, 안창호, 최남선, 나윤규, 김소월, 정지용, 유관순이 보였다.
범띠에 나윤규, 김소월, 정지용, 유관순이 모두 1902년 임인(壬寅)생 띠동갑네들이다.
우리가 알고 있기에는 범띠는 장군들이 많이 나올 줄 알았는데 서희·이완·조헌·김시민·전봉준을 제외하고는 호랑이 같은 장군이 별로 없었다. 여성 가운데 황진이와 유관순이 범띠다.
참고적으로 우리나라 유명한 장군들을 띠별로 보면 쥐띠에는 정충신·원균·곽재우·김일성, 소띠에는 궁예·남이·정충신, 토끼띠에는 김유신·왕건·이징옥·김책, 용띠에는 최영, 뱀띠에는 이시백·박정희·오진우, 말띠에는 신립·임경업, 원숭이띠에는 강감찬·윤봉길, 닭띠에는 계백·왕건, 개띠에는 고주몽·광개토왕·윤관·김종서·정기룡·한신, 돼지띠에 연개소문·견훤·이성계·이괄이다. 호랑이띠에는 장군들이 별로 없었고 오히려 개띠에서 장군들이 많아 나타났으며, 조선시대 28명 임금님 중 범띠가 1분도 없었다.
범띠들은 대왕 앞에서 두 손을 높이들이고 호랑이 모습으로
“어흥!”
하고 큰소리로 표호 했다.
대왕이 덕담을 한다.
“ 하나님께서 범을 보고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은 모습이나 눈동자나 목소리가 범상하여 ’범상하다;‘ 하시고 『범』이라고 이름하였느니라.”
하시면서.
“우뢰와 번개와 불빛을 가졌으니 푸른 옷을 입고, 동북 간방을 지키며, 발명가, 공무원, 학자, 교육가 동양 사상을 목성지물(木性之物)을 잘 개발하도록 하라.”
범띠 정충신이 묻기를.
“새해에 교훈이 될 만한 가르침을 주소서!?"
대왕이 말씀하신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산다는 말은 무슨 말인가?”
"아무리 위험한 지경에서도 정신을 똑똑히 차리고 침착하게 행동하면 빠져나올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럼 하계의 중생들이 정신을 똑똑히 차리고 있는가?”
“............................”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말은? "
"철모르고 아무에게나 함부로 힘을 쓰며 덤비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우리나라는 하룻강아지가 아니라 바로 호랑이니라.”
하시고,
“백두산호랑이 수련을 받으면 얼마나 무서운 호랑이로 탄생되는지 스스로 알 것이다.”
하시며서, 『어흥(御興)』이란 글을 써주셨다.
어흥 이란 글을 해석하면 다스릴 어(御) 흥할 흥(興)으로 ‘다스려 흥하도록 하라’는 뜻이라 한다.
다음에는 토끼띠가 세배하려 왔다.
토끼띠 장은 왕건이다. 왕건(王建877~943)은 정묘생(丁卯생)으로 궁예의 부하로 활약하다가 918년 부하들의 추대로 송도에 도읍을 정하고 고려를 세웠다. 이어 분열된 후삼국을 통일하였다. 불교를 국교로 삼았으며, 북진 정책을 써서 서북면을 개척하고 여진족을 무찌르는 등 고려 왕조의 터전을 굳건히 하였다.
토끼띠에는 왕건, 김부식, 안향, 무학, 황희, 정탁, 김문기, 이징옥, 김시습, 주세봉, 한석봉, 강항, 사도세자, 박규수, 김삿갓, 허련, 지석영, 한용운, 안중근, 김마리아, 김책이 보였다.
토끼띠들은 쥐나 소나 범처럼 소리를 칠 수 없었다.
그래서 두 손으로 귀를 잡고 깡충깡충 뛰었다.
대왕은 매우 만족하시며 말씀하시기를,
“하나님께서 토끼 이름을 지으실 때 '토실토실 귀엽다' 하여 앞의 글자를 따서 『토귀』라고 했는데 발음이 강성화 되어 토끼가 됐느니라.”
하시고,
“너희들은 부드러움을 갖추고 있으니 유연성이 있는 문학이나 통신, 운반, 전달, 유통, 섬유업 수공업, 침구사, 원예업, 임업, 정보국, 외교업 등 부드러운 분야를 발전시켜라.”
하시니라.
토끼띠 대표가 대왕에게 묻기를.
“새해에 교훈이 될 만한 가르침을 주소서!"
대왕이 토사구팽(兎死狗烹) 고사를 들어 말한다.
“새 사냥이 끝나면 좋은 활도 감추어지고 토끼사냥을 마치면 충실했던 사냥개도 잡아먹는다. 천하가 평정되고 나니 나도 팽 당하는구 한(漢)나라 개국공신 한신(韓信)이가 유방을 원망하며 한탄하는 말이도다."
토사구팽 진리를 평소부터 알고 처신을 하라고 당부를 하시니라.
토끼들이 세배를 마치고 나오자 이번에는 용띠 순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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