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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새해를 맞으며
시간은 쉼없이 흐르고 있습니다. 밤낮을 하루로 따져 365날이 되면 해가 바뀌는 것으로 만든 것이 태양력입니다. 인간은 논리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감성적인 동물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인간이 정해놓은 1년의 마지막 시간을 아쉬워하고, 새로이 맞는 시간을 들떤 기분으로 환호를 합니다. 사실 지공나이가 되고부터는 가는 시간을 붙들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필자도 지난 11월에 어쩔 수 없는 나이 계산법으로 지하철을 공짜로 타는 '시니어패스'카드를 만들어 다니고 있습니다. 지하철을 많이 이용하는 편인지라 한달 교통요금이 5만원에서 만원으로 줄어들었습니다. 한편으로 돈이 덜드니 좋기도 하지만 완전히 노인 취급을 받는 기분은 그다지 좋지는 못하더군요.
한해가 저물고 기축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면 미국에서 비롯된 금융위기가 전세계를 공포의 소용돌이로 몰았습니다. 다가오 는 해에도 그 영향이 우리경제를 무섭게 강타할 거라고들 합니다. 젊은이들이 가장 걱정입니다. 직장을 구하지 못한 졸업반 학생들, 혹 자리를 잃게 될까 전전긍긍하는 젊은이들이 주위에 너무나 많습니다. 우리는 다행히도 10년간의 좌파정권을 끝내고 가슴벅찬 MB정권이 시작되었지만 아직 기대에 못미 쳐 답답하기만 합니다. "여기가 국회냐?" 라는 신조어가 유행하듯이 너무나 실망스런 정치인들의 작 태에 그저 눈을 감아버리고 싶습니다. 아무쪼록 새해는 실망스런 사회는 끝나고 희망을 걸 수 있는 나라가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매년 필자는 년말연시를 동해안이나 남해안으로 가서 새로 떠오르는 일출을 보면서 한해의 새로운 각오를 다지곤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신년에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무리한 산행 때문인지 무릎이 좋지않아 당분간 높은 산은 피하고 있어서 입니다. 그래서 연말연시를 조용히 가족과 함께 집에서 보내기로 했습니다.
얼마전 '아침마당'이라는 프로에 송해씨를 비롯하여 이시형박사,엄앵란씨,최불암씨 등이 나와서 인 생만사에 대한 얘기들을 했습니다. 보물상자에서 세가지 보물을 꺼내놓고 얘기를 나누더군요. 그 첫째 보물이 가족이었습니다. 두번째 보물은 건강, 그리고 마지막 보물은 희망이었습니다. 과연 최고의 보물로 잘도 뽑았구나 하고 공감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 개인도 이 세가지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가족'-- 이 보다 더 진한 관계가 있을까요? 聖人이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모든 인간은 자기 가족에게 절대적인 애정을 주게 되지요. 피라는 혈족관계 때문만은 아닐겁니다. 평생을 함께 하기 때문에 더없이 큰 사랑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요? 필자에게는 지난 8월에 첫 손자가 생겼습니다. 이제 4개월이 된 잘 생긴 손자가 눈에 아른그려 메마른 가슴에 따뜻한 사랑이 샘솟기 시작했습니다. 자식자랑과 마누라 자랑은 팔불출이라지만 손자 자랑은 아무도 못말린다고 합니다. 남들이 핸드폰에 손주 사진을 넣고 다닐때 왜 저렇게 별나 게 구나 싶었는데 별수없이 필자도 오지도 않은 전화기를 자꾸 열게 됩니다. 거기에 보고싶은 예쁜 손자 얼굴이 있으니까요--아직은 재롱도 부리지 못하지만 곧 귀여운 재롱에 기쁨이 열배로 커 지겠 지요. 한편으로는 너무 과년한 딸이 시집도 안가고 있어 시름이 깊어집니다. 언젠가는 짝이 나타날 거라고 위로들을 하지만 부모 마음이란 어디 그렇게 푸근하게 기다리는 느긋함이 있을 수 있습니까? 제발 새해에는 가족관계에서 새로운 기쁜 일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건강'-- 어떤 모임에도 우리 나이에는 모든 화제가 건강입니다. 주위에 보면 부모 나이에 치매노인 이나 기동이 어려운 노인이 많습니다. 정신과 육체가 조화를 이루며 같이 늙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주위 친구들 모두 공통적인 것이 있습니다. 정신이 예전같지 않다는 말을 너무도 많이 합니다. 기억력도 떨어져 심지어 친구 이름도 생각 안날 때가 많지요. 혹 치매 초기가 아닌가 싶어 걱정까지 하면서-- 고스톱이나 바둑이 치매예방에 좋다고 역설하는 친구도 있으니 여하튼 머리를 많이 쓰는 것은 분명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암이나 혈관질환,심장질환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우리 몸은 관리하기에 따라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고 합니다. 늙어서 특히 수족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하니 많이 걷고 움직이는 것은 필수가 아니겠습니까. 필자는 등산과 여행을 좋아해서 다리운동은 많다고 생각되는데 팔운동이 부족하여 오십견도 양쪽 팔에 다 경험하였고,신체 검진 때마다 상체가 약하다 는 말을 듣습니다. 몇년전부터 생각했지만 아직 실천을 못하고 있는데 새해에는 '아령'을 하나 구해서 안방에서 팔운동 을 해야겠다는 스스로의 자그마한 약속을 해 봅니다. 무릎이 조금 나아지면 무리하지 않는 법위내에 서 장거리 산행도 재개할 생각이고요. 산행을 하면 사진촬영과 산행기를 쓰는 작업이 필수적으로 따 르게 됩니다. 이 또한 일상의 즐거움의 하나 이니까요.
'희망'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라 언제나 꿈을 가지고 살아 갑니다. 너무 허황된 꿈은 실천이 안되지만 실현 가능한 작은 계획들을 하나하나 이루어가는 즐거움은 더할 수 없는 행복입니다. 한해를 맞이하면서 누구나 이루고 싶은 소망을 가져봅니다. 올해는 소띠해입니다. 묵묵히 일하고 봉사하는 소처럼 친구들에 배려와 봉사로 다가서겠습니다. 사삼회는 좀더 많은 친구들이 모여 웃음과 즐거운 만남의 장이 되어야겠고,금요 논어반 친구들과 청 해모임 친구들과도 더 긴밀한 유대를 맺고 싶습니다. 새로 개설한 군성11 카페도 카페지기 역할을 제 대로 봉사하야야겠지요. LG사랑방 산악회는 회장자리를 물려주고 마음이 다소 홀가분해졌지만 사진 으로 봉사를 더욱 높이겠습니다. 개인적인 산악회모임에도 빨리 무릎을 회복하여 가능한한 많이 참 가하여 산행기로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산행과 여행 외에도 틈틈이 책을 많이 읽고, 하고싶던 중국어 공부도 시작하고 싶고-- 말이 앞서는 것 같아 조심스럽지만, 이 새아침에 작고 소박한 소망과 다짐을 해 봅니다.
조금전 제야의 종이 울렸습니다. 새해에는 보다 건강하고 행복된 날이 되시길 바라면서 어지러운 글을 정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09년 원단 김 수 철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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