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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기0210]

                

 

예배자료

 기독교의 추도예배가 제사보다 소중한 이유

저는 옛날에 명절 때마다 가장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부모님 살아 생전에 효도할 일은 다 제쳐놓고 있다가 돌아가신 다음에 제사 드리느라 야단을 하는 모습입니다. 처음에는 우리 나라 사람들이 유교를 잘 믿어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20대 중반에 공자의 논어를 읽고 그러한 모습은 공자의 참뜻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논어 선진편 11절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어느 날 계로가 제사를 통해 귀신 신 섬기는 일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러나 공자가 말했습니다. "사람도 제대로 섬기지 못하는데 어찌 귀신을 섬길 수 있겠느냐?" 그러자 계로가 한번 더 질문을 했습니다. "감히 묻겠습니다. 죽음이란 무엇입니까?" 공자가 대답했습니다. "삶도 아직 모르는데 어찌 죽음을 알겠느냐?"(季路 問事鬼神 子曰 未能事人 焉能事鬼 敢問死 曰未知生 言知死)

그 장면을 보면 공자는 죽은 다음에 제사를 통해 조상을 섬기라고 말하지 않고 살아 생전에 부모님을 잘 섬길 것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제사에 깊은 의미를 두는 것은 원래 공자의 뜻이 아닙니다. 기독교에도 우리 나라 샤머니즘과 연합된 이상한 기독교가 있듯이 우리 나라 유교도 원래 공자의 사상과는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특히 제사 문제는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 나라 유교의 제사 중시 사상에는 우리 나라의 샤머니즘적인 기복주의적이고 계산적인 성격이 가미되어 있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예들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사람들은 자세히 보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아주 계산적입니다. 부자관계에 있어서도 그런 것 같습니다. 부모들이 돈이 있으면 자녀들 사이에 충성 경쟁이 벌어집니다. 그리고 돌아가실 때쯤이면 그 충성경쟁이 가열됩니다. 일전에 있었던 모 재벌가의 아들들이 아버지에게 충성경쟁을 벌이던 모습을 보십시오.

그런데 반대로 부모들이 돈이 없으면 정말 찬밥 신세입니다. 게다가 생활력까지 떨어져 귀찮은 존재가 되면 구석방으로 내몰립니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그런 식으로 대접받습니다. 그런데 정작 부모가 죽은 다음에는 신기한 일이 벌어집니다. 언제 구석방으로 내몰았느냐는 듯이 다시 죽은 부모에 대해서 열심히 제사를 드립니다.

저도 어렸을 때는 친척집에서 본 그런 모습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논어를 보고 그 이유를 대략 짐작하게 되었습니다. 공자가 제사를 통해 귀신을 섬기는 것을 탐탁치 않게 여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즉 유교에서 조상에게 제사를 드리는 것은 유교의 가장 중요한 전통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후손들의 저의가 깔려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사를 드릴 때 조상의 덕을 기리는 순수한 마음보다는 내면적인 다른 마음, 특별히 2가지 마음이 자기들도 의식하지 못하는 기저에 깔려 있습니다. 하나는 죽어 귀신이 된 조상으로부터 은덕을 입고자 하는 마음과 또 하나는 제사를 통해 세상에서 부모님 말을 듣지 않고 구석방으로 내몬 것에 대해 벌을 피해보겠다는 마음입니다.

그러니까 자세히 보면 조상 제사까지도 자기의 복을 위한 도구로 삼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공자가 "어찌 귀신을 섬길 수가 있느냐?"고 반문한 것이 아닐까요? 이제 참다운 효의 의미를 바로 알아야 하겠습니다. 부모님 돌아가시기 전에 구석방으로 몰아놓고 죽은 후에는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제사상을 차려 놓은 다음에 제사상 앞의 귀신으로 화려하게 부활시키는 것은 참된 의미의 효도가 아닙니다.

이제 여러분들은 판단해 보십시오. 그런 식으로 제사를 드리는 모습과 순수하게 부모의 생전의 삶과 교훈을 기억하고 나누면서 새로운 삶을 다짐하는 추도예배와 어느 것이 좋다고 여기십니까? 우리가 아닌 돌아가신 부모님 입장에서도 추도예배를 원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모님 돌아가신 후에 제사를 통해 부모님을 잘 모시려고 하지 말고 살아생전에 사심 없이 부모님을 기쁘게 하려는 자세가 제일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효도를 하는 문제에서 다음 문제를 항상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첫째, 누구를 위한 효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정말 부모를 위한 것인가, 아니면 나 자신을 위한 것인가 하는 문제에 우리는 정직해야 합니다. 만약 그 효도의 목적이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결코 바람직한 효도가 되지 못할 것입니다.

둘째, 언제 효도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부모님이 물려줄 것이 많을 때 효도 경쟁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정작 부모님이 물려줄 재산이 없을 때 효도하는 것이 더욱 뜻깊은 효도가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 부모님 살아계실 때 효자가 되기를 힘써야지 부모님 돌아가신 다음에 제사를 드린다고 하면서 본격적으로 효자연하며 행세하는 사람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사를 드리는 것보다 기독교의 추도예배가 훨씬 소중하고 의미가 깊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