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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쉿! 봐봐, 움직이잖아 꿈틀꿈틀 개똥쑥 같은 그늘에서 초록 햇살을 품고 가는 애벌레야
/ 서동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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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불같이 화난 얼굴 팝콘 같은 매화꽃이야 붉으락푸르락 올라온 꽃봉오리 아그데아그데 툭 터질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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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등
딱정벌레 등껍질 같은 연등이 법당 앞마당에 일렬로 걸려 있다 박새 한 마리 강중강중 징검다리 삼아 건너간 속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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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떡눈에 젖은 나뭇잎이 땅바닥에 딱 붙어 있다 사악사악 아침마다 빗자루로 주워 담는다 간밤에 꾼 꿈이 부대 자루처럼 불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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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눈이 펑펑 쏟아진 날 스테인리스 거치대에 자물쇠로 꽉 묶인 자전거 팔랑개비 같은 바퀴가 달리지 못해서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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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진과 시 잘 보고갑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