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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뇌
고독이 밀려오는 밤. 휘영청 달빛 사라지고 가을비 젓신 대지위로 비구름 뒤덮으니 천체망원경 무용지물이로세. 어두운 암흑세계 만생이 고요하거니 들판에서 방긋 웃던 국화꽃은 이밤중 무얼할꼬,,, 서리내릴 날도 얼마 안 남았건만, 김장배추 밭두렁에 다소곳이 여물었네. 고독이 밀려오는 밤. 찬란한 별빛 사라지고, 을씨년스런 바람소리 몰려오니 , 아파트 불빛 하나둘 꺼지기 시작하네. 고요한 깊은 심해가 되어버린 도시. 요란스러운 모기도 사라지고 더없이 고요한 도시. 고독을 모르던 타향살이.. 가을밤은 왜 이리도 길꼬,, 빨래줄 양말은 축 늘어졌고, 씽크데에는 젓가락,숟가락 나뒹구네. 냉장고소리 요란할 시 시계 초침소리에 잠못이루네. 고독이 밀려오는 밤. 귀뚜라미 소리 아니들리고 반딧불 사라지니 가로등 불빛 별빛을 가리네.우물터 아낙네 사라지고 개울가 개구쟁이 사라졌네. 고독에 방황하는 가을 밤. 타지의 자취방에서 가족의 얼굴과 체온이 그립다. 무엇이 나를 가족과 생이별하고 타향에서 홀로 고독에 쌓이게 할까. 무엇이 나를 쓸쓸한 고아로 만들었을까. 고독이 밀려오는 밤. 나는 기억한다. 지독한 고독과 싸우며 지독한 외로움과 싸우며 나는 지금 내가 평생 꿈꾸던 초원위의 보금자리를 하나,둘 완성하고 있다고,, 나의 보금자리.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보금자리. 그것을 완성하기 위해 나는 해탈번뇌의 중생이 된 것이다.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는 나만의 세계를 완성하기 위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집을 짓기 위해 허공에 연필로 낙서하고 지우며 눈물나는 고독과 싸우며 이 긴밤을 지새우고 있는 것이다. 그 끝은 어디메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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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향 살 이
망부석에 걸터앉아 한양 간 님 그리워본다. 기약없이 떠난 서운함에 눈물지세거니, 남북이산가족 상봉 뉴스 남 얘기로세. 한양이 넓다하리오. 어찌 한양에서 박서방 찾으리오. 남대문 시장 돌맹이 던져도 박서방 맞을시니 님은 어디에 있으리오. 우리 님은 한양에서 어찌 지내리오. 우리 님은 한양에서 무엇하리오. 가을 지나 겨울 다가오건만 우리 님은 어찌 한양에서 있으리오. 삭막한 도시에서. 무정한 도시에서 님은 어찌 산단 말이오. 한양에서 돌아오시오.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시오. 아지랑이 피는 들판으로 돌아오시오. 하얀 눈꽃이 피는 산천으로 돌아오시오. 그리고 얼마후 알았네. 님은 고향에 있었고 내가 고향을 떠났다는 것을,,,
익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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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과 글
글을 쓰고 눈물지으니 가관이로세. 심청전 이별곡도 아니오. 춘향전 이도령 사별곡도 아니거니 어찌 눈물 흘리꼬,, 글을 씀에. 글을 읽음에, 글을 감성함에, 글을 어울림에, 감히 이야기한다. 글은 언어이다. 누구한테 쓰는 편지처럼, 홀로 쓰는 일기처럼, 글은 순수하다. 말은 허공에 맴도는 허상이요. 그러나 글은 형체를 알아볼수 있는 실체이다. 만약 소설가, 수필가가 글을 아니쓰고 음성으로 녹음하여 글을 발표한다면 어쩔시고. 아이러니하게 전부 허공에 맴도는 담배연기처럼 상질감 없이 단어나열이 허공에 사라질 것이다. 글은 나의 흔적이자 증거이다. 글은 나의 집념이자 내심이다. 글은 나의 진실이요 유서이다. 글을 쓰길 등안시하고 말로 찌껄이는 자. 그는 언제든지 변심할 수 있고 허실에 편중될 수 있다. 글,, 우리가 하루중 떠드는 수많은 대화중,, 그 몇자를 기록함에 왜 그리 등안시 할꼬,, 아뿔세라. 말을 앞서는 사람과 말없이 글과 시로 표현한 그 옛적 조상들의 유구한 시조들을 이해함에 우리가 시조를 암기함에 무엇할꼬,, 우린 글을 못읽고 쓰는 문맹가처럼 하루종일 아니 평생 말만 찌껄이다 사라질거늘,,,,, |
콘 도 미 니 엄
설악산 현대콘도. 울산바위 넉넉하고 미시령줄기 동해바다로 곤두박질 . 그 중턱에 잇는 현대설악콘도. 제주 서귀포시 해녀 노래자락 울리는 바닷자락에 어울린 풍림켄실텅 리조트. 보따리 싸들고 우린 종종 콘도에 가서 저녁 해먹고, 고기구워먹으며 도심에서 스트레스 풀고 간다. 울진의 덕구온천, 단양의대명콘도, 수안보의 한화리조트, 지이산 일성콘도, 화순의 금호콘도, 우린 지인끼리 ,가족끼리 삼삼오오 모여 합숙훈련을 받고 온다. 이것이 인생사는 유일한 즐거움이라고,,, 경주 한국콘도, 양평 한화콘도, 통영 금호리조트 우린 평상시 어울릴 수 없는 공간으로 초대받는다. 그리고 다시 도심으로 돌아오길 거부한다. 나는 오늘 콘도로 이사갔다. 넉넉함이 있고, 자연과 슆게 어울리고, 누구나 자유롭게 살수 있는 곳. 나는 오늘 집을 떠나 콘도에 숙박한다. 콘도이름은 익산에 소재한 “띠아모원룸 403호 ”
익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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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읽 기
울긋불긋 색동저고리. 가을복장으로 적격이오... 붉그스레 여문 연시. 노인장 틀리 없이도 드시네. 가을인양 단풍지니 늦은 장마비 가뭄에 여린 대지 젹셔주니 오아시스 신기루 사라진다. 마신 추억 소주잔에 버리고, 버린 상처 세월로 요기한다. 오는이 뻔하건만 , 가는이 모르쇠하고, 사별속에 상주한테 큰절하며 홍어회에 소주한잔 걸치고 통곡하며 후회한다. 죽음의 고뇌속에 삶의 행복 희석되고 , 가물어진 고인 가을낙옆 되었구려. 가련한 빗줄기속 물방울 하나 건지건만 세상 건진양 우쭐하네. 새벽안개 음해함에 버린 시야 건지고 돋보기 다시 본다. 멋드러진 세상속에 르네상스 추구하며 버린 청춘 어드메뇨 행복추구 기준점 없거니 시시각각 불행하다. 생수 숟가락 들고 다니며 자기땅 자랑하고, 칫솔들고 화장실가고 밥상들고 도박판가네. 화장실 가려 식당가고 식당나와 절간가네. 우린 지금 무엇이 가을인지 알지 못하네. 무엇이 행복인지 알지 못하네. 무엇이 삶인지 알지못하네. 다만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시계의 시바늘,분바늘만 보고, 달력만 보고, 게절만 보고 인생을 본다는 것.. 우리 모두 100m 달리기 선수의 시계 초바늘 0.1 초를 쳐다보며 달려 보세나. 그리고 이야기 하세나. “ 나는 0.01초로 우승을 놓쳤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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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 니 바 퀴
톱니바퀴 돌아간다. 톱니바퀴 돌아간다. 만물을 움직이는 톱니바퀴. 자동차 변속기어의 톱니바퀴 자동차 4바퀴를 돌리며 아스팔트 활보하고, 배의 스크르 톱니바퀴 덕분에 물위에서 유람하고, 방앗간의 공장 작동물체들 톱니바퀴로 에너지 연결을 시도한다. 비행기,트랙터,자전거,탱크,방조제 갑문,에스켈레이터, 케이블카,콘도라,브라인드 심지어 로렉스 손목시계도 자그마한 톱니바퀴로 작동되고 있었다. 서로 뒤엉키면서 조합을 이루는 톱니바퀴. 수만번,수억번을 회전하여도 제자리에서 주위의 모든 것에 생명을 불어주는 톱니바퀴. 누구의 도움을 받아 그 누구에게 도움을 충실히 전달하는 톱니바퀴. 그것을 창작하고 작동시킨 인간들은 누구의 도움을 받고도 전달하지 않고 누구의 사랑을 받고도 전달하지 않고 누구의 기쁨을 받고도 전달하지 않으니 우리는 하찮은 기계부속품인 “톱니바퀴” 보다 못한 족속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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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잇 살
나이 셈함에 이마 주름 패이거니 나무 나이테로세. 드섬드섬 표출되는 아랫배주름 비계덩어리 돼지 삼겹살 이러니 더덕더덕 살찐 돼지 종자로세. 나잇살. 나잇살. 단어치고는 노센스요. 표현치고는 애교스럽다. 나이먹음에 나무의 나이테처럼 늘어진 뱃살. 축늘어진 눈가밑 지방살. 팽팽한 이마. 머리카락 멸종과 더불어 깊은계곡 패이거니 나이살에 무엇이 쌓이리요. 아이코,,, 우리가 보는 나잇살은 뱃가에 늘어진 비계덩어리가 아니네. 우리가 느끼는 나잇살은 이마에 패인 주름살이 아니네. 나잇살. 우리가 늙어짐에 알게 되는 나잇살은 바로 얊팍해진 입가의 살이였고, 더없이 두툼해진 귓가의 살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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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잠
버린 자식 찾으려 길 나서네. 가버린 자식 만나러 버스터미널 가네. 없어진 자식 그리워 롯데월드 가보네. 가련한 자식 걱정으로 통장만 메만지네. 보고픈 자식 추억에 앨범사진 뒤적이네. 자식 돐사진 쳐다보며 손녀 옹아리 영상 뒤적이네. 사라진 자식 그리워 핸드폰 메만지네. 식탁에 빈자리 많기 식탁의자 치워버리네. 텅빈 방한칸 허전함에 싱글침대에 누워보네. 못만날 자식 보고파 피아노 매각하네. 서운한 자식 쇠고기 한접 사올까 대문밖 쳐다보네. 험한 세상에 휘둘린 자식 걱정에 소주 한잔 걸치네. 아쉬운 자식 전화 올시라 전화통 들고 사네. 하물며 가는 세월속에 내 자식은 찬란한 도심의 한구석에서 무엇하며 살꼬. 내 자식은 추운 겨울이 오건만 옷이나 따스이 입고 다닐꼬,, 그때 카톡이 오네. 나는 부리나케 카톡을 클릭하네. 기다리던 자식한테 카톡이 왔네. 내 둘째딸(며느리)한테서 카톡이 왔네. 손녀 정민이의 동영상이.. 예쁘게 자라나는 손녀의 정다감이 속보처럼 전해오네. 하얀피부, 갓난아기 태고의 목소리, 해맑은 눈동자,평온한 웃음. 나는 걱정이 또 생겼다네 아들,딸 자식이 아닌 갓 백일지난 손녀 걱정으로,, 깊은 가을밤 잠못이루고 있다네. |
흰 색
눈덩이 짖눌러 소나무가지 부러지네. 한겨울 푸른 청송 눈발에 휘날리며 가을 낙옆인양 생을 다하네. 침엽수 가는 잎사귀 서리밑에 어울리고 엄동설한 견뎌내려 송진으로 치장하네. 활엽수 낙옆짐에 유유자적 봄꽃 시샘 하더니 , 눈꽃으로 화려하게 수놓고 나뭇가지 꺽이고 마네. 눈이 내린 어제. 서리내린 새벽인양 온천지 하얀천으로 뒤덮히고 삼라만상 색체 없는 무색. 채도 없는 무광으로 빛난다. 온세상 수놓은 많은 색채들이 모두 한 색채로 어울린다. 검은 색의 아스팔트도 , 자동차의 색깔도 ,푸른 잔디도, 보리밭도, 길거리에 나뒹구는 낙옆도, 우리들이 입은 옷색깔도 모두 흰색으로 변하였다. 흑과백의 진실처럼 , 화려한 색채로 변색된 세상을 하얀색으로 덮어버린다. 하얀색은 애지당초 지구상에 없었다. 태양의 색채도 빨주노초파남보로 하얀색은 없었다. 암흑의 바다도, 정월 대보름달도, 푸른잔디도 ,붉은 저녁노을도, 봄꽃으로 어울린 들판도, 단풍으로 물든 가을산도 흰색은 없었다. 우린 흰색을 사용하지 않는다. 우린 흰색을 존재하지 않는 투명한 색채로 생각한다. 우린 하얀 소복입은 처자나 하얀면사포,하얀색의 내의 아님 하얀와이샤츠에서 나름대로 자신의 순백함을 주장한다. 하얀색. 인공적 아닌 자연에서 흰색은 몇몇 봄꽃이왼 찾아볼 수가 없다. 우린 생각해 본다. 색의 바탕인 흰색. 무채의 흰빛. 그것은 추디추운 겨울 우리곁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모든 만생이 삶의 고뇌에서 오갈시 나타나는 흰색. 그것은 눈이고 눈꽃이고 서리였다. 한겨울 고통속에 보이는 사하라사막의 오아시스같은 하얀 눈꽃. 우리가 어울려 사는 세월중에 흰색을 볼때는 세상에서 제일 추울때였다. 마치 우리가 생과사에서 오가는 고통속에서 느낄 순수한 색체는 세상의 바탕인 “ 흰색”이라는 것을. 우린 알게 된다. 봄꽃의 포근함도. 여름의 푸르름도. 가을의 화려함도.
무색의 흰색이 주는 청순함에는 견줄 수 없는 것이다.
‘눈“ “눈” 눈내리는 한겨울 온천지가 하얀색으로 변한 들판을 볼시에는 깊은 뇌리속에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온화함과 편안함을 느끼고 만다.
순간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우리는 백의민족(白衣民族)의 후손이 아닌 백심민족(白心民族)의 후손임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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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통 기 간
어둠속에 커텐을 친다. 음악 심취코져 리시버를 귀에 꽂는다. 냉장고 뒤적이다 유통기간 확인하며 꽁치 통조림 꺼집어낸다. 가버린 세월 추수리니 사라진 이들 흔적이 옷깃에 여민다. 친구도,친지도,어르신도,연에인도,코메디언도,정치인도 모두 흘러간 세월속에 사라져 버렸다. 비가 내려 무지개 광활하니 우리들의 무지개는 비가 오기전 빛났다. 하물며 스쳐간 수많은 사람들. 일평생 한민족의 과반수를 만났다하여도 과언은 아닐 듯.. 지하철이든,식당이든,고속도로건,극장이건,시장이건 우린 한민족 모두를 만나고 있었다. 다만 서로 아는척 않할뿐,, 우린 틀림없이 한민족 과반수 이상을 만난 것이다. 가보세. 유통기간 지난 통조림 먹으며 리시버 꽂고 홀로 음악을 들으며 가보세. 흘러가는 세월속에 누구를 만나건 지나가는 길거리에서 누구를 스쳐가건 우린 틀림없이 만날 것이네. 민족의 과반수를 만날지언정 가족과 친구와 지인들의 선별은 자의건 타의건 선택된 우리들의 침전물이거니 유통기간 지난 통조림 먹으며 어울려 보세. 그들도 모두 유통기간 지난 통조림을 먹고 있었다네. 우린 그렇게 살아 왔었다네. 유통기간 지난 통조림을 먹으며 유통기간 없는 인연을 기대하며 서로 부둥케 안고 의지하며 살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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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언
부모 버린 세월 하루가 지났거니 님그리워 헤맨 세월 이틀이 지났구려. 자식 보고파 어울린 세월. 사흘이 지나거니 안해 사모하니 나흘이 지나구려,,,
동백꽃 남았거니 강진 백련사 동백꽃 다산 정약용 역사에 기리네. 부모 버린 자식 청개구리 모른체 하고 자식 버린 부모 서초동 선술집에서 술한잔 걸치네. 부자지간 유별나고 ,모녀지간 시샘할 시 자식자랑 내 이야기요, 부모이야기 남이야기 하듯 하네. 모난 인생. 내 육신 아닐시니 모름세 하네. 무던한 인생. 길거리 무덤 비석이름 쳐다보며, 옆집 대문 문패보며 누가 살았는지 누가 죽었는지 누가 보모인지 누가 자식인지 순서 가름에 헤매고 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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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덩 어 리
사라진 혜성따라 흘러간 세월이여. 달빛에 숨은 암흑이 덧없이 편안하거니 구름과 달과 실랑이 할 시 헤성의 운명이 서낭당 돌덩이 보다 못하구려. 은하수 바다에 보석박혀 있었거니, 심해 보물섬 찾던 탐욕자들 사다리 타고 보석 찾으려 하네. 가물어진 가로등 불빛. 취객 안식처 되거니 혜성같은 우리 인생 어는이 만나러 땅속으로 꼬구라 지려하네. 떨어지네. 떨어지네. 님이 있는 그곳에 대지를 젓시는 빗방울은 아닐지언정 혜성처럼 불타 땅속으로 사라지네. 어는이 찾아 불타버린 인생. 대지에 산산조각난 육신 잔해 널리건만, 그곳에는 빗방울보다 더한 대지의 흔적이 남았네. 혜성이 되어보세. 혜성이 되어보세. 밤하늘에 어울린 숙명다한 돌덩어리. 차디찬 돌덩이가 환한 불꽃을 희날리며 대지로 낙하하며 생(生)을 다하거니,,,
우린 생각해 본다. 밤하늘 돌덩이도 생(生)을 멸할시 아름다운 빛을 발하거니,, 추후 우리가 멸(滅)할시 서낭당 돌덩이 보다 못한 밤하늘의 돌덩이보다 못한 생을 마감하려 하는 것은 아닐는지,,,, |
포 복
총알이 머리위 오가는 전쟁터에서 신음하는 전우찾아 위생병 들판을 기어다니네. 현대판 왕좌의 내시들 통치자 눈치보며 넥타이 정장 입고 통치자 발밑 엉엉 기어다니네. 갑을 사회논리에 부합커니 갑의 횡포에 절절매며 대리점들 노틀담의 곱추 되어보네. 정규직 구호함에 구속되는 비정규직 구치소 전과자 양성하고, 비정규직 일순간 노예로 전락하네. 추상의 님 그리워 꿈속에서 사모하며 무릎꿇고 사연던지네. 죄인 아닌 죄인. 통치자 아닌 통치자. 착가 아닌 착각. 정복 아닌 정복. 패배 아닌 패배. 노예 아닌 노예. 주인 아닌 주인이 만연하고, 고호의 자화상처럼 한순간을 위해 우린 모두 고호가 자신의 귀를 자르듯 미쳐버린지 모른다. 인간 아닌 음욕한 고등짐승이 도시에 가득하니 술잔 기운소리에 귀멀고 비명소리에 탄식할 뿐이다. 오늘도 산중에는 목탁소리 메아리치고, 골목길에는 예수님 찾는 찬송가 즐비할 시 밀림 속 되어버린 약육강식의 도시. 그중에 우리 손녀가 오늘 엉엉 기기 시작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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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동 무
꽃바랜 잎사귀에 눈꽃맺히네. 낙옆 사라진 오솔길. 겨울비 내리며 들짐승 사라지네. 한여름 태양 그리워 겨울비 우산들고 양지 찾아 다니네. 길 찾아 더난 길. 세월 따라 떠난 세월. 추억 따라 어울린 추억. 하염없는 여정길에 우연히 말동무와 어울려본다. 봄꽃속의 아지랑이 헤아리며 여름폭염 산자락 바위에서 산들바람 쬐이며, 가을들판 낙옆주우며 말동무와 기나긴 여정을 보내며 겨울비를 맞아본다. 우산없이 거닐 수 없는 낭만이 사라지고, 어드메쯤 올법한 겨울이 다가 온 것이다. 말동무는 이야기 한다. ‘ 여보 내년에도 화사한 봄꽃들이 들판에 만개하겠지,,“ 도란도란 도란도란. 홀로가는 겨울길 말동무와 떠들며 길을 거니네. 나무그늘옆 우두커니 서있는 장승보고 인사하고, 한숨 쉴법한 정자에서 발뻗어본다. 가는길 오르다가 내리며 지팡이 디뎌본다. 물길따라 어울린 여정. 구름따라 어울린 세월. 바람따라 어울린 추억. 지루한 여정. 따분한 여정. 초겨울 비내리매 천생으로 말동무 만나 춥지 않았으니 그 말동무는 바로 내 “ 안해 ” 였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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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구 마 밭
고구마밭에 소똥냄새 그윽할 시 바람결에 나부낀 씨앗 한톨 품고 만다. 늙은신 농부 괭이질하며 물도랑 여미고, 지푸라기 태우며 밭두렁 거닌다. 보리이삭 넌지시 벼이삭 흉내내며 들판에 자리잡고 밭일군 자리에 고구마 열매 두렁두렁 여민다. 가물어진 밭에는 고구마 잎사귀 너덜하고, 캐다만 고구마 잔해 드섬드섬 널려있다. 이웃집 김장배추 밭두렁에 나뒹구고, 서리발 내린 밭에는 거름밑전 든든하다. 감나무 열매 까치가 잔치 벌리고 은행나무 열매 고약한 냄새 풍기며 찬밥신세다. 깨타작 소리 요란하고, 깻잎사귀 고기쌈에 고귀하다. 가물어진 옥수수 사람손 만지기 제격이요, 늘어진 고추들 색채 변하기 바쁘다. 연꽃같은 배추들 들판에 솓구치고, 씨레기 맨단 무우들 땅속에 머리박고 있다. 사는 세월. 재래시장 같은 밭두렁. 논수산물시장 같은 밭두렁. 어느날. 고구마밭에 즐비하던 고구마들은 영영 볼 수 없게 되었다.
( 고구마밭에서 집을 지으며,, 익산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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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음
나풀나풀 발걸음 멈춘곳 어딘가? 쉬어가니 꿈속이요 일어서니 허상이다. 가우뚱 삿대질 해보고 무르춤해질시 허리춤 졸라맨다. 가뿐가뿐 발걸음 멈춘곳 어딘가? 눈가의 미소 머금고 슬픔이 넘치는 곳에서 넉두리 말섞어 지껄여 본다. 기우뚱 기우뚱 발걸음 지팡이 들고 멈춰본다. 폐차장 옆 요양병원 재활 불가능한 어르신들 문전성시로다. 뚜벅뚜벅 발걸음 걸어본다. 다리품 가볍고 손에 엉킨 체온들 좀비인척 아닌척 떼로 몰려다닌다. 으스렁 으스렁 발걸음 띄어본다. 견제하며 누구주위 두리번거린다. 사뿐사뿐 발걸음 움직인다. 허공에 휘노는 나비처럼 꽃망울 향기에 취해본다. 껑충껑충 발걸음 뛰어본다. 부모 그리워 부리나케 자동차 버리고 길거리 뛰어 부모님 찾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발걸음이 없어졌다. 세상만사 성취하였는지 발걸음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발걸음은 꿈속에서 헤매고 있었으니까... ( 우린 두발로 걸으며 자동차타고 비행기 타며 그것도 모자라 꿈속에 서 세상을 거닐다 사라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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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초심 (首丘初心)
수렛바퀴 굴러가니 소달구지 한숨쉰다. 쳇바퀴 도는 세월속에 흩어진 갈대 바람결에 나부끼고 머리카락 덩달아 나부낀다. 잊혀진 고향찾아 길거리 배회하니 가로수밑에 할미꽃 즐비하다. 단편소설 여주인공 사모하고, 영화속 연인 시샘할 때 우리들 이야기 하여본다. 세월속 타임머신 타고 과거로 갈 수 있다면,,, 고래잡으러 배띄우는 젊은 청춘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플라밍 낚시대 들고 맑디 맑은 시냇가에서 낚시대를 던질 수 있다면,, 우린 기억해 본다. 망각으로 소진된 뇌세포에 알코올로 찌든 몸뚱아리에 버틸 수 있는 힘이 있다면,, “ 수구초심 (首丘初心) ” 여우가 죽을 때 자기가 살던 굴을 향해 머리를 쳐다보며 죽는다는 사자성어. 우린 감히 이야기 해본다. 우리 모두 수구초심 (首丘初心) 하여보세. 우리 모두 여우가 되어보세. 자기가 살던 굴을 향해 머리를 돌려 죽는 여우처럼,, 자기가 그리워 하는 사람들 향해 머리 한번 돌려보세.. 수구초심 (首丘初心) 어느날 친구들이 얼굴 맞대며 여우처럼 서로 마주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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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크리스마스.
아침 안개 뿌였다. 차도위 차량들 으레짐작으로 길거리 기어다니고, 대문앞 삽삽이 멍멍짖어대며 흑백눈동자 가물댄다. 보름달이 뜨는 한가위도 아니거니 이브날은 추석 한가위 같다. 한겨울 새벽 안개 자욱하고, 보름달이 청풍명월하니 이브날 캐롤송 아니 들리고, 길거리 자선냄비에 동전만 수북하다. 싼타할배 도둑질 하러 다니고, 흰수염 할아버지 KFC 후라이드 모조품이구려. 하얀눈이 괴멸하고 지진으로 흔들리는 세상. 가름지는 작대 법정에 있었거니 ,자식 학대 짐승들이 배우겠다. 동학혁명 신분제 폐기했거니 노예 아닌 상놈들 세상에 만연하다. 가물어진 정치판 . 얼굴에 기름기 흐르는 정치인들 누구를 위한다고 정치한다네. 향락에 찌든 로마제국 같은 밤이 이어지고, 폼페이 최후의 날처럼 세상은 물질로 가득하다. 길떠난 낙오자들 도시속에 숨어있고, 정보욕에 들뜬 음탕자들은 지하에서 양주먹네. 붕괴된 조국이 어디요. 붕괴된 세상 어디요. 파멸된 삿갓쓴 양반들 사극에서 볼법하다. 동짓날 팥죽 아니먹고,이브날 외식하기 바쁘다. 거꾸로 가는 세상. 폼페이 최후의 날. 우린 누구를 찬양하며 천국 아닌 대지에서 천국을 흉내낸다. 천국으로 오인하고 살고 있는 세상. 이브날. 종교의 창시자 생일전날 우린 아우성친다. 평상시 종교에 관심도 없던 그들이 이브날 어둑더 아우성 친다. 아이러니하게도 친구 생일날 초대된것처럼. 아니 자기 생일인양 길거리에서 샼페인 떠트리며 한밤을 지새고 만다.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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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산 벌
충남 연산. 황산벌 들판 드넓구나. 계백장군과 김유신장군 말밥굽소리 요란하다. 처절한 절규소리 들려오고, 공자책자 던져버린 젊은이들 줄그은 땅덩어리에 자기 영토 운운하며 짐승이 되여버린다. 조국이란 미명아래 가족이란 명분아래 젊은이들은 낯설은 사람들과 생사를 다툰다, 괭과리 치고, 나팔불며 북치는 골짜기에 까마귀 소리 요란하다. 생존자가 많은 편이 승리하는 게임. 서열다툼이 아니다. 짐승들의 영역 다툼처럼 물어뜯고 핡키며 무자비한 야수의 본능처럼 움직인다, 태양이 비춰지고 바람이 숨결 불어주니 죽은자 생존자 걱정하고, 생존자 죽은자 공경한다.
삼라만상 구름따라 구속되고, 패륜아 즐비한 현실. 자식을 부정하고, 가족을 몰살하고, 친구를 파괴한 파렴치 범들이 세상에 만개하니 그들은 완연한 범법자들이다.
황상벌,,, 충남 연산의 황산벌 싸움이 오늘도 재현되고 있다. 역사의 웅장함도 없이 그들은 자신들의 처절한 역사를 만들고 있는지 모른다. 자신만 존재하는 황상벌 전투. 자신만의 황산벌 전투. 자신만의 계백장군. 자신만의 김유신 장군. 자신만의 승리를 만끽하려 할 것이다. 그리고 후회 할 것이다. 이기건 지건. 계백장군이 되건 김유신 장군이 되건 ,, 백제가 되건 , 신라가 되건,, 그들은 수많은 초면자들을 난도질하고 죽여야 하는 범법자가 되야 하니까,,,
오늘도 도심은 황산벌 들판 이로세..
크리스마스날 익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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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상
저녁나절 불켜진 마을을 쳐다본다. 전신주에 몰려있던 까마귀떼들. 어디론가 사라지고 을씨년스런 전신줄만 바람에 흔들린다. 가물어진 햇살이 사라지니 초라한 달빛 처량하게 느껴진다. 호떡집에 초롱불 펄럭이고, 군고마장수 드럼통에 고구마 맛갈스레 굽고 있다. 잎사귀 버린 나뭇가지들 대머리 드리우며 뻐죽이 서있고 물소리 사라진 개울에는 겨울잠 자는 양 고요하기만 하다. 찹쌀떡 장수 어디있노. 메밀묵 파는 장수 어디있노. 가로등에 비춰지는 초라한 나뭇가지들 나체 드리우고, 퍼들덕 거린 장닭들 한겨울 두날개에 계란 품고 있다. 논두렁에 어우린 수많은 곡식들 사라지고, 밭두렁에 어우린 수많은 채소들 사라진 대지에 하얀 서리 드리운다. 도심의 적막감이 드리운 밤. 길거리 취객들 고향 찾아 가는 밤. 미친 듯 헤맨 길거리 어둠속에 사라지고, 끝에 머문 성당의 성마리아상 한겨울 추위 견딘다. 말없이 헤맨 하루여,, 힘없이 헤맨 일주일이여,, 열정으로 어울린 한달이여,, 허울없이 어울린 한해이여,, 나는 올 한 해를 생각해본다. 마음으로 간직한 자식을 출가시키고, 사랑으로 태어난 손녀를 맞이한다. 만생이 사멸된 공간속에 잉태하고 있는 자연의 봄향기. 나는 한 겨울에 봄의 향기를 느껴본다. 등언저리 긁어준 안해의 손톱이 그립다. 봄꽃에 숨어 사진 찍어 달라는 안해의 환한 얼굴이 그립다. 아이쇼핑 가자며 예쁜 옷 입은 마네킹 보고 멈춘 안해의 발걸음이 그립다. 모든 시작은 안해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모든 것은 안해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안해로부터 얻은 세상. 손녀를 보고 후손을 안을 수 있는 것. “제2의 인생” “제3의 인생” 그 시작은 이제부터 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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셈 하 기
1400km. 두바퀴 타고 달려본다. 60cm. 손녀 키한번 재어본다. 1800제곱미터. 민국땅 개간하니 올해 내가 거둔 가계부로세. 침울한 눈동자 드리우며 1440분 세며 하루를 보낸다. 86400초 세며 하루를 보낸다. 58세 헤아리니 21,170일. 시간으로 헤아리니 508,808시간이고, 분으로 헤아리니 30,474,800분 이로세. 초로 셈하니 1,829,088,000초로세. 십팔억 이천이백만번의 맥박이 오늘도 뛰고 있다. 하루에 어울리는 86,404초. 일초. 일분. 하루. 한달. 그중 하루중에 어울린 86,400초. 셈하지 않고 가는 하루. 그숫자 일원 동전 셈하듯 하루 헤아리는자 어디에 있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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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신 년
병신년. 찬란한 햇살이 쏟아진다. 을미년 그림자가 사라지고 화사한 겨울이 매화꽃을 감싸며 봄인양 설레인다. 생존자들 나이셈하기 어수선하고, 죽은자들 나이셈 다시한다. 소나무 솔잎사이 나이테 만들기 바쁘고, 대나무 밑자락 송죽들 가는 잎사귀 쫑긋하고 나이셈에 으씨댄다. 고나리 한 살 먹음 으쓱이고 들판거닐며 연인찾아 헤맨다. 심해 바닷거북 나이셈 잊었는지 셈함에 관심없고, 겨울잠자는 곰들은 한해초 밤이로세. 가는 세월 잊었거니 산바람에 휘날리는 구름이로세. 오는 세월 모르거니 문경세재 오르는 나그네로세. 깊은 사랑 불빛에 융화되고 아픈 미움 천불계곡 메아리에 뭍혀진다. 소실적 배운 아라비아 숫자놀이에 진친 우리들. 매일 어울리는 숫자놀이. 매일 상기되는 아라비아숫자. 나이 모르는 태양은 영원불멸 우리를 비추건만 삼라만생들만 요란스럽다. 셈없이 지세는 거북이 나이를 누가 셈하고, 길거리 상고대 주목들 누가 년령 물어보리오. 가는 세월. 시침따라 흘러가고 오는 세월 추억으로 삶을 지니 호주머니 동전세듯 세월 간직한 은행금고 어디없뇨,, 병신년. 년도 이름 괘이하나 뜻깊은 한해를 시작함에 우리 모두 기억하세.. 2015년 을미년 새해를,, 2014년 갑오년 새해를,,, |
태 고 의 잉 태
일그러진 초상 . 붕대에 얽혀진듯한 새 생명 용트림이 누구의 도움없이 진행된다. 미완성 초상은 초기작품 스케치 조각가 흉상처럼 헌잡하였고, 일그러진 얼굴은 자화상을 구도한 화가의 밑그림에 불과하다. 어는이 조각하리오. 어는이 붓들고 완성하리오. 세상 누구 태고의 흐름을 기억하리오. 세상 누구 후세의 애절함을 기억하리오. 사멸되려는 나의 육신이 재생되고 있다. 아물어진 나의 패고를 부활하고 있다, 나의 육신이 재생되고 있었다. 새침머리 헤아리는 안해의 겨울에 봄꽃이 피고 있었다. 짙은 암흑속 세상사람 이야기 들으며, 때론 꽃향기를 맡으며, 때론 눈소리를 들으며, 나와 안해의 육신이 한겨울 부활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딸네미한테 물어본다. “ 딸네미 예정일이 언제여요?” “ 올 4월 중순경 이에요.” “ 네 ” |
만두[饅頭]
밀가루 겉반죽에 야채 고기 다져서 속에 집어넣고 찜통에 쩌멱거니, 육수에 끓여 가래떡 넣고 먹는 떡만두국 별미일세. 구정 명절. 제사상 어울리는 떡만두국. 한 살 먹으메 가족 새해기원 밥상이로세. 쌀로 만든 떡국에 밀가루 반죽에 야채,돼지고기 넣은 만두. 조상얼 심언하고 농비어천가 상투쓴 농부들 깃발에 나부끼거니 어찌 새해첫날에 밀가루로 만든 만두국 조상에 언질하리오. “ 만두[饅頭]” 우리가 음력설 가족친지들과 어울려 먹는 만둣국. 조상님 제사상에 숟가락 꽂히고 자리잡은 만둣국. “ 천하지대본” 추석때 떠들어 대며 수확도 못한 밀가루 음식에 “만두”를 새해 제사상에 공납한다. 우린 삼천리 금수강산에 재배하지도 않은 밀가루로 만든 “ 만두”를 먹으며 새해 인사를 한다. “ 만두[饅頭]” 한자풀이하면 “ 기만한 머리” 이다. 우린 새해에 기만한 머리를 먹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 우린 구정 새해에 밀가루로 만든 만두를 먹으며“ 천하지대본” 지껄이며 조상님에게 제사 지낸 것이다. 신토불이 음식재료가 아닌 밀가루로 만든 “ 만두”를,, “ 만두” 그 근원은 어디뇨,, 중국 춘추전국시대 제갈량이 하늘에 제사키위해 사람의 머리를 모방하여 제사를 지내니 “만수 (饅首)‘라 하였거니 추후 하늘을 속여 제를 올린 “ 만두[饅頭]”를 빗대여 , 우리들 머리라 빗대으니 제갈량의 “만수 (饅首)”가 오늘 민국 명절 제사상에 상전이구려,, 누굴 속인 제갈량의 만두가 민국 새해 만찬이라니 오호 통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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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 텐
커텐을 친다. 유일한 잠망경 창가에 눈가리개 한다. 커텐을 친다. 햇살 가리개 아니하고 햇살 없어짐에 눈가리개 대신 커텐을 친다. 형광등 불밝히고 식탁에 촛불 너풀대게 한다. 커텐을 친다. 밀페된 공간의 감옥 아닌 독방이 현실의 체험방이 된다. 커텐을 친다. 달빛 그림자 체념하고 별빛 소리 들려올시 이불속 같은 암흑을 방한켠 만들어 본다. 커텐을 친다. 이웃집 간난아기 소리 아니들리고, 건너집 불빛이 아니 보이고, 가로등 지킴이 사라진다. 커텐을 친다. 창가에 사라진 풍경들. 창가에 어울린 소리들. 모든 것이 꿈속인양 아련하게 느껴진다. 커텐을 친다. 마음의 커텐을 친다. 이웃집 불빛 거추장스러워 앞집 아줌씨 허스키목소리 역겨워 커텐을 친다. 커텐을 친다. 독백 찌껄이며 담소이야기 무시한다. 커텐을 친다. 현관문 차단하고 암흑속에 독방체험 하여본다. 커텐을 친다. 마음속에 사라진 영혼 찾고져 영화관 스크린 재생하며 옛고향 심취한다. 커텐을 친다. 멀어진 과거속의 나를 찾아 현실속의 흑백 바둑돌 가르며, 장기판 청홍색 메만지며 나의 승리를 기원한다. 커텐을 친다. 마음의 커텐을 친다. 증오의 커텐을 친다. 시기의 커텐을 친다. 절망의 커텐을 친다.
그 다음날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커텐을 걷고 만다. 따스한 햇살이 만개하니 자신도 모르게 커텐을걷고 만다. 커텐. 한밤중암흑이 완연하건만, 더 깊은 암흑속에서 방황하다 아침나절 우리는 커텐을 걷으며 밀폐된 공간인 커텐속에서 벗어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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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회
길거리 거닐다 쇼윈도우 쳐다본다. 미소 마네킹 우두커니 나를 쳐다본다. 백화점 들어서니 둥그런 테들은 모자 걸친 처자 마네킹이 말을 하며 인사한다. 길거리 거닐다 빌딩 간판 쳐다본다. * *제과점, ° ° 마트, ◇ ◇병원. 저녁나절 집에 초인벨 누르거니 그 흔한 내이름 걸린 문패하나 없구려. 길거리 거닐다 가로등 쳐다본다. 저녁나절 길거리를 휘놓는 등불이 간격을 두고 불빛을 수 놓건만, 내 생일 케잌 촛불은 보이질 않는구려. 길거리 거닐다 행인 얼굴 쳐다본다. 웃는 얼굴, 미소 짓는 얼굴, 대화하는 얼굴, 생각하는 얼굴, 방황하는 얼굴, 무표정한 얼굴, 저녁나절 집에 와서 거울속에 나를 쳐다보니 구렛나루 무성한 갱두목 얼굴이구려,, 길거리 거닐다 바닥 쳐다보니 발자국 어수선하게 얽혀있고, 식당에서 내 신발 찾다 술이 다깨네. 길거리 거닐다 하늘 쳐다보니 북두칠성 아니보이고 고층아파트 불빛에 눈이 멀 지경이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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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부
가는 눈 뜨고 허공을 쳐다본다. 님 있는 곳 찾아 부리나케 오니 님은 없구려. 한겨울 따스한 차한잔 마시러 마실 갔을꼬. 이웃집 아낙네 수다 들으러 갔거니 공허한 마음에 빈집을 쳐다본다. 님의 숟가락 수저통에 숨어있고, 님의 밥그릇 덩그러니 밥통옆에 놓여있다. 님의 은잔(술잔)은 와인옆에 놓여있고, 님의 여행사진 온집안에 넘쳐난다. 님의 신발은 현관앞에 즐비하고, 님의 옷은 옷걸이에 걸쳐있네. 님의 가모는 돼지통 위에 앉아있고, 님의 화장품 거울앞에 즐비하다. 나는 과부집에 몰래 들어온 것이다. 나는 여인집에 묵묵히 침입하여 과부가 오기를 기다린다. 과부는 오지 않았다. 저녁시간인 오후 7시가 되어도, 설거지 시간인 오후 8시가 되어도, 밤참을 먹을 오후10시가 지나도 과부는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무심코 과부에게 전화를 걸어본다. 전화벨은 울리나 받질 않는다. 어디있을꼬,,, 추디춘 한겨울 한밤중,, 어디에 있을꼬, 무심코 티브이를 틀어본다. 재미없는 오락프로에 티브이를 끈다. 옷장의 문을 열어본다. 거기에는 누가 사준 낯익은 옷들이 즐비하였다. 무엇이여,, 이옷들은 어디서 본듯한 옷들인데.. 맞아. 과부랑 십년전에 남이섬에서 같이 찍은 옷인데. 나는 시계를 쳐다보며 잠을 잔다. 얼마나 잤을꼬,, “ 여보 이렇게 자면 어떻해요. 양말이라도 벗고 자던가요,,“ 무심코 잠에서 깬다. 순간 내 앞에는 일주일 된 과부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 여기서 “ 일주일 된 과부”는 내 안해임. 내가 출장갔다 일주일만에 왔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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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 화
묵화. 벼루에서 걷어낸 검은색채 붓으로 시한편 필적한다. 한지위에 난초 한 잎 그려본다. 눈속에 뭍힌 산천초야 거닐다 대나무 마디 그려보고, 잎사귀 푸름청정 검은색으로 표식한다. 김홍도,신윤복의 사시사철 꽃색채 없이 바위틈새 소나무 구구절절하다. 구름 거니는 학들의 날개짓 눈에 잡힐듯하고, 여물먹는 송아지 콧잔등 입김 요란하다. 초가집 도리에서 서까래 이어지고 볏짚의 이엉 볏짚으로 엉켜지니 집한켠 굴뚝연기에 사라진다. 밭두렁 거니는 소달구지 음메소리 들려오고, 산골짜기 바위사이 물한켠 내동댕이치니 폭포유수 별빛이다. 산새들 나무사이 오가고, 꽃사슴 자식찾느라 산을 헤맨다. 누구의 초상화 그려지고 범법자 숨기 바쁘다. 묵화. 화려한 색채에 익숙한 우린 동양화라 칭하메 붓으로 그린 묵화를 잊어버린다. “사군자 [四君子]” 매화,난초,국화,대나무. 군자 덕과 학식을 갖추 자를 일컫는 사군자. “사군자 [四君子]” 대나무의 강인함과 난초의 향기와 고귀함. 매화의 지존과 국화의 향기를 어찌 화려한 색채가 아닌 검은 단색인 묵화로 표현 했을꼬,, 묵화에는 우리가 익숙한 화려한 색채가 아닌 자연태고의 숭고함과 진리가 숨어있는 것은 아닐런지 사군자 [四君子]의 묵화를 보며 지금 우리가 어울리는 세상을 쳐다본다. 세상은 태고의 우주공간인 검정색을 잊고 살고 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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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식 찾 기
갸름한 눈동자 눈꺼풀속에 숨어있고, 검정색 머리카락 바람결에 휘날린다. 가냘픈 입술에는 언어구사 하염없고, 팔다리 인형처럼 구부정할시 목덜미 끄덕인다. 열발가락 움직이다 열손가락 멈칫한다. 비죽한 귓가 문소리에 쫑긋하고. 해맑은 눈동자 세상의 천국 쳐다본다. 어깨쭉지 두팔 잡느냐 바쁘고, 골반뼈 두다리 잡느냐 바쁘다. 너털한 웃음 만소하니 깡충깡충 뛰며 들썩이고, 모름쇠 낯선이 지킴이(개)처럼 짖지 못하고 눈물 흘리며 두려워하네. 두팔던져 감싸안으니 따스한 체온이 난로처럼 느껴진다. 두손으로 얼굴 메만지니 백옥인양 청렴 하기만 하다. 두발로 지탱하는 직립의 후손인양 일어서길 원하거니 설잠자다 안아달라 한다. 아기의 꿈이 이루어 진다. 아기의 몽상이 현실화 된다. 아기의 사랑이 실현된다. 그리고 부모의 꿈이 이루어 진다. 부모의 몽상이 현실화 된다. 부모의 사랑이 실현된다. 그리고 아가는 수십억 인간에서 부모를 찾아내고 부모는 수천억 아니 수십조 인간중에서 자식을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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