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마을기자단 신윤희
중랑마을人이란,
중랑구에서 다년간 활동해온 마을활동가분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마을활동기를 기록하는 마을기록활동입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소개될 다양한 활동들을 기대해주세요 :)
2022년 4월 14일 중랑의사회 오동호 회장을 인터뷰하러 미래 신경과를 찾았다.
진료실로 들어서자 코로나 방역으로 파란색 방호복을 입고 있었다. 때문인지 중랑의사회 역할이 무엇인지 느껴지는 듯 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신경과 전문의 오동호 원장입니다. 2002년도부터 면목역 앞에서 미래 신경과 의원을 하고 있어요. 2014년 중랑의사회 회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중랑의사회 회장은 3년 기간제인데 10대 회장을 하고 3년을 쉬었다가 작년 12대 중랑의사회 회장을 다시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제가 10대 중랑의사회 회장을 맡았을 때 중랑 건강네트워크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Q. 중랑의사회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일단은 중랑구 의사들의 여러 가지 권익을 첫 번째로 하고 있고요, 또한 의사 단체로서 주민들의 건강 문제에 대해서 해야 할 일도 상당히 많죠. 그동안 중랑구 주민들의 건강과 관련해서 신경 썼던 부분들은 만성질환 쪽이었어요.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고혈압, 당뇨 또 그로 인한 합병증으로 뇌졸중, 치매라든지, 그 외에 건강관리와 돌봄의 문제가 이 지역 건강에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을 해서 활동을 했었죠. 그러면서 건강 공동체라는 게 더 조직화 되었지요. 그러다 최근에는 코로나로 인해 지역사회 감염 문제를 크게 다뤄지게 되었어요. 선별 진료소부터 재택 치료, 대면 진료 등 지역 내에서 감염병 관리는 굉장히 촘촘하게 같이 움직여야 되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전문가 단체로서 해야 될 일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현재로서는 감염병 관리 쪽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요.
현재 의사 회원은 한 200명 정도 되고 병의원도 200곳 정도 돼요. 건강 문제는 사실 굉장히 중요한데 사람들은 건강을 부수적인 문제로 생각하는 성향이 있어요. 다만 아팠을 때는 얘기가 달라져요. 그래서 사람들은 평상시 건강 문제에 대체로 무관심하다가 막상 아팠을 적에는 또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성향들이 있거든요. 근데 이제는 달라져야 되는 상황이 됐어요. 누구나 건강할 수 있게 되면, 어떤 불평등의 문제도 개선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사람들은 맨 마지막에 건강 문제를 이야기해요. 가급적이면 건강을 가장 우선시하고 다 같이 건강해지실 수 있는 환경을 만듦으로써 통합적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Q. 건강네트워크 커뮤니티 케어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건강 네트워크를 시작한 것은 [주민 참여형 전문가] 만들기이에요. 건강의 주체는 사실 환자이고 주민이거든요. 병을 치료하는 자로서 의사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맞지만 건강의 주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보통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가 병원 내에서 이루어지다 보니까 아팠을 때만 기준이 돼요. 사실 진료실 안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굉장히 급박하고 폭넓은 건강 문제가 다루어지지 못하고 굉장히 협소하게 다뤄지는 측면이 있어요. 때문에 가급적이면 진료실 밖에서 건강 증진이라든지 예방이라든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좋다고 생각을 해서 커뮤니티 케어를 생각하게 되었죠.
요즘 수명연장이 되었다고 하는데 병치레 하면서 오래 사는 것보다 병치레 없는 건강한 수명 증가가 더 의미가 있죠. 그런 측면에서 하는 것이 더 의료적으로도 효과가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하자니 의사인 우리가 보는 문제랑 주민들이 보는 문제의 관점이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를 알아야 될 것 같아서 만남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고혈압, 당뇨 같은 만성질환 관리에 관해서 다루기 시작했어요. 그것이 [돌봄]이라든지 [지역 주민의 건강 리더]라는 것으로 확대되고 횟수가 늘다 보니까 구체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게 되었죠. 그래서 자기 건강에 대해서 스스로 돌보고, 또 다른 사람들도 돌봐줄 수 있는 [건강리더]를 생각해 보게 되었죠. 이렇게 건강이 더 중요해지는 이유는 행복의 문제에 있어서, 이제는 소유 보다 건강이 더 중요하다는 것에 인식이 생긴 건데 ‘어떻게 하면 좀 더 건강해질 수 있을까’를 의사의 입장뿐만 아니라 환자의 입장에서 같이 소통을 해야지 답이 나오기 때문에 건강 네트워크 커뮤니티 케어를 시작했습니다.
이런 것들이 코로나 이후에는 더 중요해질 것 같아요. 중랑 건강 공동체가 나가는 방향은 이러한 지역 건강 문제에 있어서 지역 주민들과 지역 전문가들이, 지역 단위에서 많이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는 것인데, 아직까지는 건강에 대한 관심도라든지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도가 저는 좀 아쉽다고 생각을 해요. 대부분 너무 바빠 가지고 자기 집 앞, 자기 골목, 자기 동네 대해서 많은 관심을 못 갖는 것 같아요. 한 번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결국은 시간과의 싸움인 거 같아요. 관심을 지속적으로 갖는 사람이 지역사회에 필요해요. 중랑 마을넷 같은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이 꽤 많으신 것 같아요. 그러한 지속 가능성을 갖고서 계속 이질 수 있게 하는 게 시간 싸움이라는 이야기예요. 지역사회에 그런 분들이 많이 계실수록 빠르지는 않더라도 꾸준하게 지역이 발전할 수가 있지요.
Q. 건강 네트워크 커뮤니티 케어를 중랑의사회에서 기획하셨나요?
[커뮤니티 케어]라는 단어는 정부에서 먼저 발표했어요. 원래 중랑의사회가 맨 처음에 한 것은 만성질환관리 사업이었어요. 고혈압, 당뇨와 관련된 비만이라든지 스트레스와 술, 담배의 습관과 환경의 문제를 다루는 게 만성질환 관리 사업이거든요. 그 사업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던 차에 정부에서 커뮤니티 케어란 걸 끄집어낸 건데 이게 연관성이 잘 맞는 거예요. [커뮤니티 케어]는 우리말로 해석하면 [지역사회 통합 돌봄]인데 대표적으로 노인성 질환 케어가 있죠. 노인성 질환이 만성 질환으로부터 발생하는 것이다 보니까 가장 큰 돌봄의 대상이에요. 만성질환이 지역사회 통합 돌봄이 되니까 관련된 단체들이 구체적으로 참여하게 되었죠. 가장 대표적으로 복지 기관들, 그다음에 돌봄 기관들이 참여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건강 네트워크가 된 것이죠.
Q. 중랑의사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보람된 일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조직의 일이 책임이 따르는 일들이고 함께하는 일이다 보니 처음에는 성급하고 화도 나고 하는 상황들이 생기는데 그건 저희 의사단체들뿐만 아니라 어떤 모임에서든 생기지 않을까 싶네요. 근데 시간이 지나니까 소통이 되면서 이해가 되고 좋은 방향으로 나아지더라고요. 이렇게 서로 소통이 되고 오해가 풀리면서 서로 간에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가장 보람이 있는 것 같아요. 알고 보면 일이 문제지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는 것과 무엇보다 일을 만들어 갔다는 보람이 있죠.
Q. 활동하시면서 마을(주민)에 기대하거나 바라는 모습이 있으신가요?
지역사회 공동체가 평화롭게 건강 문제를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몸도 건강하고 마음도 건강해서 서로 간의 소통이 잘되는 마을이 되는 거죠. 원래 자기 몸이 건강해야지 다른 사람에 대해도 인내심이 생기거든요. 일단은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이웃과 소통하며 공유할 수 있는 여력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선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환경 문제도 그렇고요. 누구는 버리고 누구는 치우고, 청소라든지 이런 것들은 어려운 부분이거든요. 사실 지역사회는 굉장한 강점이 있어요. 일단 우리 동네고, 그래서 멀리 안 나가도 되고, 잠깐 편하게 만나서 이야기 나눌 수 있으니까요. 이런 것들을 잘 살려나가면 중랑구가 다른 지역에 비해서 좀 더 앞서 나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Q. 마지막으로 2022년 중랑의사회의 계획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일차의료기관(동네의원)의 만성질환 관리와 지역사회 통합 돌봄 사업을 보다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건강의 문제가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위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더욱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고령화와 만성질환의 증가를 맞이하여 지역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할 분분들이 많습니다. 고혈압과 당뇨, 뇌졸중, 치매 등에 있어서 금연, 금주, 식사, 운동, 스트레스, 위생 관리와 같은 문제가 대표적입니다. 중랑구 내 40여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만성질환 관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만, 좀 더 많은 의료기관에서 더 많은 주민들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습관을 바꾸기 어려운 만큼 보다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여 배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중랑걷기지도]와 [건강캘린더]를 제작 배포하고 있습니다만 중랑구에서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건강프로그램이 더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커뮤니티 케어(지역사회 통합 돌봄 )의 확대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의료사각지대의 해소와 주민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왕진을 확대하고 마을건강리더 양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입니다. 의료와 복지제도가 발전하고 있지만 사각지대의 문제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지역사회에 대한 무관심과 참여의 부족이 개선되지 않고서는 어려운 부분입니다. 감염병 위기처럼 사각지대의 문제는 모두를 위험해 빠뜨릴 수 있습니다. 접근성의 사각지대와 정보의 사각지대를 개선하면 주민 모두의 건강과 행복이 증진될 수도 있습니다. 마을의사 모임을 통해서 왕진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건강리더 교육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만 복지기관과 주민과의 다양한 모임을 통해 지역사회의 연대를 강화하였으면 합니다. 중랑건강공동체와 마을건강위원회, 주민자치회 등의 정례 모임이 큰 힘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과연 코로나 전 시대로 복귀가 가능할지를 물었다. 그에 오동호 원장은 옛날로 돌아갈 필요도 없이 이제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더 건강하고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도록 지역 주민이 지역 전문가들과 함께 주도적으로 노력해야 된다고 했다. 언제나 코로나 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듣자니 더 나은 세상으로 가야 하는 게 맞겠구나 싶었다. 병원을 나서는데 2시 반이 넘어섰다. 진료 마치고 바로 인터뷰를 했기 때문에 오동호 원장의 점심 식사 시간은 지나버렸다. 정작 의료진의 건강은 챙기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쩌면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크고 작은 희생이 따르는 것이 아닐까 싶다.